“모르겠네요 그건” 꽃범호도 몰랐던 KIA 28세 외인 좌완의 ‘은밀한 이동’…알고 보니 허무해? 스마트해[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모르겠네요 그건.”
MBC스포츠플러스는 지난 11일 잠실 LG 트윈스-KIA 타이거즈전을 중계하면서 KIA 왼손투수 캠 알드레드가 구종 별로 투수판을 밟는 위치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알드레드가 투수판을 다르게 밟는 모습을 비교해 생중계에 내보냈다.
김선우 해설위원은 알드레드가 타자가 아닌 구종에 따라 투수판을 밟는 위치를 조금씩 바꾸는 것 같다면서, 상당히 영리한 투수라고 극찬했다. 실제 그럴 듯한 이유도 있었다. 우타자 송찬의를 두 차례 상대했는데, 첫 타석에선 1루쪽을 밟고 주로 바깥쪽 체인지업을 구사했다. 그런데 두 번째 타석에선 3루 쪽을 밟고 주로 몸쪽 슬라이더를 구사했다.
김선우 위원의 근거는, 좌완 알드레드가 슬라이더를 구사하기 위해 3루 쪽 투수판이 아닌 1루 쪽을 깊숙하게 밟고 던지면 각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실제 디셉션이 좋고, 크로스스텝을 밟는 알드레드는 이른바 ‘대각선 투구’를 한다. 우타자 기준 몸쪽으로 박아 버리는 느낌의 슬라이더를 구사하기 위해 1루쪽을 밟고 던지면, 상대적으로 타자가 공을 좀 더 보는 시간을 약간 더 가질 수 있다.
이범호 감독도 알드레드가 경기 도중 투수판을 밟는 위치를 바꾼다는 사실은 몰랐다. 12일 인천 SSG랜더스전을 앞두고 언제부터 그랬는지 물어보자 “모르겠어요 그건. 한번 물어봐야 할 것 같다. 항상 중간을 밟고 던졌는데, 상황에 맞게 본인이 생각을 잘한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런데 이후 KIA 관계자의 설명이 좀 허무했다. 본인에게 확인한 결과 투수판에 뭔가 눌려 있는 자국이 있으면 그걸 피해서 던진다고. 전략적인 위치 변화는 전혀 아니라는 얘기다. 어쨌든 3루 쪽을 밟든, 1루 쪽을 밟든 잘 던지면 그만이다. 아무래도 3루 쪽을 밟고 던질 때 슬라이더 위력이 배가되는 건 사실이다.
이범호 감독은 “알드레드가 너무 좋은 피칭을 해줬다. (김)태군이가 좋은 리드를 해주면서 알드레드가 최고의 공을 던질 수 있게 해줬다. LG를 상대로 두 번 잘 던졌고, 삼성을 상대로도 잘 던졌다. 강하게 던졌다가, 약하게 던졌다가, 꼬면서 승부를 할 때도 있다. 강약조절이 좋다. 1구, 1구 최선을 다해 던지는 모습이다. 영리한 모습을 좋게 봤다”라고 했다.
이날 알드레드는 6⅔이닝 1피안타 9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KBO리그 데뷔 후 최고의 투구를 했다. 윌 크로우의 부상 대체로 들어와 6경기서 2승1패 평균자책점 3.45. 이젠 정식 외국인선수가 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이범호 감독은 “어제 같은 피칭은 쉽게 나올 수 없는 피칭이긴 하다. 그래도 앞으로 그런 피칭을 보여줄 수 있는 상황이 또 생기지 않을까요”라고 했다. 에이스 제임스 네일의 행보가 조금 처지는 상황서 알드레드의 재발견은 KIA에 참 반갑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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