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선발 잡은 5선발' 백정현 "타자들이 승리 만들었다", 삼성의 '퍼펙트 선발진 완성'
백정현(37·삼성 라이온즈)이 삼성 선발진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다. 복귀 후 3경기에서 패배 없이 2승, 모두 5이닝 이상을 책임지며 최강 5선발의 위용을 뽐냈다.
백정현은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5이닝 동안 88구를 던지며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4탈삼진 4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팀 타선이 초반부터 집중력을 발휘하며 6-4로 앞선 상황에서 6회부터 공을 넘기고 물러난 백정현은 불펜진이 리드를 지켜내 시즌 2번째 승리를 챙겼다.
시즌 초반 2경기 등판했으나 종아리 부상 여파로 오랫 동안 쉬어갔다. 지난달 23일에서야 복귀했다. 그 사이 삼성은 많은 선발 후보군을 테스트했지만 이렇다 할 선수를 찾아내지 못했다.
원태인-코너 시볼드-데니 레예스에 올 시즌 선발로 연착륙한 좌완 이승현까지 탄탄한 선발진을 갖추고 있었으나 마땅한 5선발의 부재는 삼성의 부족한 2%였다.
시작이 좋지는 않았다. 2사에서 김영웅의 송구 실책으로 헨리 라모스를 출루시켰고 양의지에게 볼넷을 내준 뒤 김재환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이때 우익수 이성규의 홈 송구 실책까지 나와 2점을 내주며 시작했다.
1회에 이어 타선이 2회에도 득점에 성공했지만 2회말 강승호에게 볼넷, 박준영에게 1타점 3루타를 맞았다. 2-3.
3회말 라모스에게 던진 체인지업을 통타당해 동점 솔로포를 맞았지만 김재환과 양석환을 낙차 큰 슬라이더와 바깥쪽 절묘하게 제구된 포심 패스트볼로 삼진 아웃으로 돌려세웠다.
4회초 타선이 2점을 더 보탰고 더 이상은 흔들리지 않았다. 12구로 깔끔히 4회를 막아냈고 5회 양의지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4타자 만에 이닝을 마쳤다.
6-4로 앞선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선두 타자 양석환에게 볼넷을 내준 뒤 최지광에게 공을 넘겼다. 안타를 내준 최지광은 김기연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에 몰리고도 탈삼진 2개로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88구 중 최고 141㎞, 평균 138㎞의 포심 패스트볼을 43구, 체인지업(평균 124㎞) 15구, 커브(평균 117㎞) 13구, 슬라이더(평균 127㎞) 13구, 싱커(평균 132㎞) 4구를 고루 뿌렸다. 결코 돋보이지 않는 구속에도 과감한 투구와 안정적인 제구를 바탕으로 팀의 연승을 견인했다.
그럼에도 백정현은 만족하지 않았다. "초반부터 경기를 어렵게 한 것 같다. 실투, 역투 모두 많았다. 제구가 좋지 못했다"며 "그래도 선발투수 역할을 다하기 위해 긴 이닝을 던지려고 노력했고 야수들의 호수비와 뒤에 나온 (최)지광이가 잘 마무리해 준 덕분에 추가 실점 없이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형이자 선배로서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고 공을 돌렸다.
타선에 대한 고마움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오늘 타자들이 팀 승리를 만들었고, 덕분에 승리 투수가 된 것 같다"며 "다음 경기에는 오늘 경기보다 더 긴 이닝, 최소 실점으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전반기를 5연패로 마무리했고 그 과정에서 타선의 침체가 두드러졌다. 후반기를 앞두고 코칭스태프에 대폭 변화를 줬고 그 효과 덕인지 삼성은 3연승을 달렸다. 특히 타선은 3경기에서 35안타 30득점을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10득점을 해낸 셈. 확실한 안정감을 갖춘 선발진과 다시 살아난 타선의 활약 속에 9승 1패로 앞서 있는 두산과의 남은 시리즈 2경기에서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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