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석 항공권 사서 라운지 혜택 즐기고 취소 '33번'…꼼수 공무원 수사

/사진=뉴시스

일등석 항공권을 구매 후 공항 출국장에서 전용 라운지만 이용하고, 항공권을 취소하는 행위를 반복한 공무원 A씨가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13일 뉴스1에 따르면 인천지검은 사기와 업무방해 등 혐의로 산업통상자원부 소속 공무원 A씨를 수사 중이다.

A씨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3차례에 걸쳐 대한항공 일등석 항공권을 구입, 관련 혜택만 이용한 뒤 항공권을 취소하는 등 수법으로 항공사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대한항공 측에 따르면 A씨는 실제 사용 예정인 항공권으로 출국 심사를 통과한 뒤 면세구역에서 일등석 항공권을 추가 구입했다. 이후 A씨는 일등석 이용객 전용 라운지만 이용한 뒤 일등석 항공권을 취소하는 행위를 반복했다.

항공사는 "일등석의 경우 항공권 취소 수수료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A씨가 이를 악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한항공은 A씨 사례 때문에 일등석 취소 수수료 규정과 50만원가량의 라운지 위약금 규정을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 사건을 담당했던 관할 경찰서는 A씨를 불송치했다. 하지만 대한항공 측의 이의제기에 따라, 현재 인천지검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A씨 외에도 이 같은 악용 사례가 있어, 조사 과정에서 적발했다"며 "이는 소비자 권리 보호를 위해 항공권 구입 당일 취소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제도를 악용해 고의·상습적으로 항공사에 재산상 손해를 입히고 업무방해를 초래한 것"이라고 했다.

채태병 기자 ctb@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