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몰랐다" 전강위가 놓친 제시 마치, "캐나다? 이보다 행복할 수 없다"... 아쉬움은 팬들의 몫
[인터풋볼] 박윤서 기자 = 전력강화위원회(이하 전강위)가 놓친 제시 마치 감독이 캐나다 대표팀에 애정을 드러냈다.
글로벌 매체 'ESPN'은 13일(한국시간) "미국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인 마치 감독은 미국 대표팀 감독을 맡는 데에 관심이 없다고 주장했다"라고 보도했다. 그레그 버홀터 감독이 코파 아메리카 2024 부진으로 경질된 이후 공석이 된 미국 대표팀 감독. 돌풍을 일으킨 마치 감독이 후보로 올랐으나 이를 일축했다.
매체에 따르면 마치 감독은 "나는 이 직장(캐나다 대표팀 감독)을 그만두지 않을 것이다. 미국 대표팀에 관심이 없다. 솔직히 말해서 조직에 큰 변화가 없다면, 나는 앞으로도 그 일에 관심이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여기서 정말 행복하다. 이 조직의 리더들과 일하는 것, 이 팀(캐나다 대표팀)과 일하는 것이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마치 감독은 이번 코파 2024에서 캐나다 대표팀의 돌풍을 이끌었다. 5월 캐나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마치 감독은 짧은 시간 내에 자신의 팀을 만들었다. 팀을 이끌 시간이 부족했음에도 두 번의 친선전만 치르고 곧바로 코파에 돌입했다.
친선전 2연전 결과는 최악이었다. 첫 경기 네덜란드전 0-4로 대패했고, 프랑스와 0-0으로 비겼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유력한 우승 후보였던 프랑스와 비긴 것은 고무적이었으나 네덜란드전 대패가 충격이 컸다.
그럼에도 마치 감독은 실망하지 않고 코파 준비에 나섰다. 조별리그 첫 경기 아르헨티나전에서는 0-2로 패배했으나 2차전 페루를 1-0으로 잡았다. 약팀과의 경기에서 확실히 승점을 가져왔고, 3차전 우승 후보 칠레와 0-0으로 비겼다. 칠레는 코파 우승만 두 번이 있는 강팀이다.
8강에 오른 마치 감독은 경기를 1-1로 비겼고, 승부차기 혈투 끝에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비록 4강에서 또다시 만난 아르헨티나에 0-2로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으나 캐나다 대표팀으로서는 최고의 성적이었다. 코파 첫 출전에서 4강 성과를 이뤄낸 것은 모든 국민을 열광케할 만 했다. 더군다나 마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 두 달만에 일어난 일이라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것도 사실이다.
마치 감독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이후 5개월 동안 공석이었던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 후보이기도 했다. 라이프치히 감독 시절 황희찬을 이끌었던 경험이 있고,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프리미어리그 감독 경험이 있는 마치 감독은 유력한 차기 대표팀 감독 후보였다.
그러나 임시 감독 두 번을 거친 뒤 최종 선임된 인물은 홍명보 전 울산 HD 감독이었다. 이임생 기술이사가 집 앞까지 찾아가 설득했고, 홍명보 감독은 고심 끝에 이를 수락했다.
감독 선임을 주도했던 전력강화위원회 박주호 위원이 자신의 SNS 채널 '캡틴 파추호 Captain PaChuHO'에서 감독 선임 과정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박주호는 직접 마치 감독과 접촉해 마치 감독 선임을 상당히 기대한 것으로 보였다. 직접 대화를 나눈 박주호는 "한다고 이야기를 한 상태였다. 나는 한국이다. 다른 데도 있지만 한국이다. 당연히 어느 정도 서로의 접점을 맞추면 잘 될 줄 알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마치 감독이 캐나다 대표팀을 이끌고 코파 2024에서 거둔 좋은 성적을 보고서는 "더 좋아질 가능성이 컸다"라고 말하며 아쉬움을 표했다.
충격적인 발언도 있었다. 박주호는 "추가로 얘기하면, 마치 감독을 추천했을 때 다들 별로 그렇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마치 감독이 누군지 모르는 분들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전강위 위원들이 박주호에게 마치 감독에 대해서 물었고, 박주호가 이를 대신 답변하는 듯한 그림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강위 위원 중 한 명일 뿐인 박주호가 이를 주도하면서 마치 감독을 추천하기에는 부담이 있었다.
결국 마치 감독은 한국 대표팀 감독이 되지 못했고, 캐나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캐나다를 이끌고 단 두 달 만에 코파 첫 출전, 4강이라는 성과를 내고 있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는 팀이다. 한국 대표팀과 짙게 연결됐었던 만큼,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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