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당구선수로 행복하다면…” 韓당구 미래주역 키우는 ‘당구대디’ 건윤이 아빠의 바람

황국성 MK빌리어드 기자(ceo@mkbn.co.kr) 2024. 7. 13.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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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대디] ①고교1 건윤이 아빠 김법모 씨
힘들 때 당구 즐기던 동호인, 수지 25점
초등 6학년때 건윤이 처음 당구장 데려가
“제대로 배우자”오태준 조명우 등에게서 레슨
양구 태백에 호치민까지 5년간 대회장 동행
당구 유망주 건윤이와 아빠 김법모 씨. 김씨는 가끔 당구를 즐기는 동호인이자 ‘당구대디’다. 건윤이가 초등학교6학년때 당구장에 처음 데려갔는데, 당구를 재밌어 하자 체계적으로 레슨을 받게하는 등 전폭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다. “건윤이가 장차 당구선수로서 행복했으면…” 아버지의 바람이다. (사진=건윤이 아빠)
김행직 조명우 이미래 등 현재 한국당구 정상에 있는 스타선수들은 일찌감치 신동과 천재 소리를 들으며 성장해왔다. 또한 그전 세대 선수와 달리 어려서부터 체계적으로 당구를 배우는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모두 뒤에서 든든히 받쳐주는 아버지 열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들은 요즘 어린 선수들에겐 성공모델이다. 부모 생각도 다르지않다. 당구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당구계 환경도 많이 바뀌었다. 따라서 아이가 당구에 소질이 있고 즐긴다면 당구선수로 성장하는 걸 적극 밀어주고 있다. 아이들에게 쳬계적인 레슨을 받게 하고, 국내외 당구대회장에는 아이와 동행하며 여러 경험을 쌓게한다. 아직 아이들이 어리기 때문에 생업을 하면서도 코치이자 매니저, 운전기사 등 다역을 맡는다. 김건윤(부산동래고부설방통고1) 김도현(부천상동고부설방통고1) 김대현(시흥대흥중2) 양승모(인천예송중3) 이환희(구미금오초6) 등 미래 한국당구 주역을 꿈꾸는 선수들의 뒤에는 이처럼 열성적인 아빠, 즉 ‘당구대디’가 있다. 이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부산서 개인사업을 하는 건윤이 아빠 김법모 씨(46)는 일이 잘 안풀리거나 힘들 때 머리를 식힐 겸 당구장을 찾곤했다. 당구수지는 25점. 신정주(PBA) 선수 아버지가 운영하는 부산 JNJ당구클럽의 ‘빅볼’ 당구동호회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아들 건윤(부산동래고부설방통고1)이 당구 치는걸 챙기는게 중요한 일과가 됐다. “건윤이가 초등학교 6학년(2019년)때 일겁니다. 제가 다니던 당구장에 처음 데리고 갔는데 한번 쳐보게 했더니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운전기사, 코치, 매니저 ‘1인 다역’
당구에 대한 인식, 당구환경 바뀌어
“아이가 당구선수로서 행복했으면”
뜻밖에 건윤이가 당구를 재밌어 하는걸 보고 몇 번 더 당구클럽에 데리고 갔다. 건윤이가 취미로 당구를 즐기더라도 기왕이면 제대로 배우는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건윤이를 당구선수로?’ 처음에는 그런 생각까지는 하지 않았다. 건윤이가 당구를 처음 쳐보고 나서 두 달 후인 6학년 여름(7월)부터 정식 레슨을 받게 했다. 스승은 신정주 선수의 아버지이자 JNJ당구클럽을 운영하는 신민수 씨였다.
2023년 3월 강원도 양구에서 열린 제11회 국토정중앙배 전국당구대회 고등부에서 우승한 건윤이(오른쪽). 건윤이가 고등부대회에 첫 출전해서 거둔 우승이다. (사진=대한당구연맹)
건윤(부산동래고부설방통고 1)이는 체계적인 교육과 꾸준한 연습으로 실력이 급상승, 지난 3월 아시아캐롬선수권 U-22(22세 이하)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사진=대한당구연맹)
공부와 당구를 병행해야 해서 레슨은 밤에 받았다. “학원까지 마치고 저녁 7~8시쯤 당구장에 가서 밤 12시까지 4~5시간씩 연습했습니다.” 매일 이렇게 했는데도 건윤이는 힘들거나 싫은 내색없이 열심히 했다. 아버지로서 대견했고, 주변에서 칭찬이 자자했다. “이제 초등학교 6학년인데 이렇게 잘하고 열심히 할 수 있나?” 그런 칭찬에 건윤이는 더 당구연습에 매진했다.
건윤이는 지난 3월 부산당구연맹 정기평가전에서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 기염을 토했다. 사진은 부산정기평가전 우승 후 부산당구연맹 조광욱 회장과 기념촬영한 건윤이. (사진=부산당구연맹)
신민수 씨에게는 초등학교 6학년부터 중학교3학년 중반까지 3년 동안 배웠고, 아버지는 건윤이가 배운 자세와 스트로크, 멘탈 등이 틀어지지 않도록 곁에서 지켜봤다. 중학교 3학년 후반 무렵, 건윤이 실력이 향상되면서 전문적인 선수의 레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2023 12월 유스챔피언쉽 고등부 우승 후 동생이랑 함께 찍은 사진. (사진=건윤이 아빠)
오태준(PBA) 선수에게서 6개월 가량 레슨을 받았고, 그 뒤로 김민석 조명우 정예성(이상 대한당구연맹) 선수에게서도 배웠다. 또한 부산 개금 H빌리어드에서 최성원(PBA) 선수와 함께 공을 치며 많은걸 배우고 있다. 선수 면면을 알 수 있듯이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에게서 체계적으로 배워가며 건윤이 실력이 쑥쑥 성장했다.
2023 제18회 대한체육회장배 전국당구대회 공동 3위 입상 후 포즈를 취한 건윤이와 건윤이 아빠. (사진=대한당구연맹)
이는 성적으로 직결됐다. 건윤이는 중학교 2학년때인 2022년 3월 제10회 국토정중앙배 중등부 우승을 시작으로 3년동안 전국대회와 부산연맹 평가전을 포함, 여섯 차례나 정상에 올랐다. 2022년에는 3개 중등부 전국대회 우승을 석권, 2023년 대한당구연맹 신년하례회에서 중등부 우수상을 받았다. 특히 지난 2월에는 정예성 박정우 손준혁 등과 함께 아시아캐롬선수권 U-22(22세 이하)국가대표로 선발, 출전하기도 했다.

현재 건윤이는 ‘주중 개인훈련-주말 실전게임’ 방식으로 연습한다. 아직 배우고 익힐 나이이기 때문에 평일에는 그 동안 배운걸 반복해서 연습하고, 주말에 실전게임으로 익히는 패턴이다. 아버지 김법모 씨는 “전에는 하루 10~12시간씩 당구장에 있다면 개인훈련과 실전게임을 반반씩 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평일과 주말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즉, 주5일(월~금)동안 하루 8~10시간씩 개인훈련을 하고, 주말에는 동호회 회원이나 선수들과 실전 게임을 한다.

건윤이의 대회 출전이 많아질수록 덩달아서 아버지도 바빠졌다. 양구, 남원, 태백, 안동, 고성 등 국내는 물론 호치민까지 아이와 동행했다.

지난 5월 안동 전국당구대회장에서의 건윤이와 건윤이 아빠. (사진=건윤이 아빠)
“지난 5월 남원 전국당구선수권까지 5년 동안 건윤이가 참가한 대회는 단 한번도 빠짐없이 대회장에 함께 갔습니다.” 호치민3쿠션월드컵은 2023년부터 올해까지 2년 연속 다녀왔다. “아무래도 아이가 어리니까 대회장에 가면 제가 감독이자 코치, 매니저이지요. 아마 다른 당구선수 부모도 똑같을 겁니다.”

부모로서 당구선수인 아이의 장래에 대한 걱정은 없을까. “건윤이가 초등학교 6학년때 막 당구를 시작할 무렵에는 당구선수에 대한 미래가 너무 어두웠고 PBA도 생기기 전이라 아이가 당구선수가 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 그럼에도 건윤이가 어렸지만 당구를 좋아하고 너무 하고 싶어해서 당구를 가르쳤다.

지금은 당구 선수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고, 당구계 상황도 많이 달라졌다. 아버지는 건윤이가 어떤 당구선수가 되길 바랄까. “무엇보다 건윤이가 당구선수로서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한 실력은 조금 부족하더라도 인성과 예의 등 기본을 갖추고 당구를 진심으로 대하는 당구선수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황국성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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