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당선인 "핵무기 추구않는다"…미·이란 관계 복원될까
현지 영자 기고문서 대외정책 '일성'…러중과 협력 강화 재확인
나토 끝난 직후 서방에 메시지 발신
오는 30일(현지시간) 취임하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당선인은 미국의 압박에 반응하지 않겠다면서 중러와의 협력 강화 의지를 밝혔다. 다만 이란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미국 등 서방을 향해 현 갈등 상태의 책임은 약속을 파기한 서방에 있다고 날을 세우면서도 대화의 문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페제시키안 당선인은 12일 현지 영자신문인 테헤란 타임스에 '새로운 세계에 보내는 나의 메시지'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글에서 이러한 내용 등을 담은 대외정책 구상을 밝혔다.
이러한 메시지는 공교롭게 미국 주도의 서방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워싱턴 정상회의를 통해 결속을 도모한 직후 발신됐다.
중도·개혁파로, 오는 30일 취임하는 페제시키안 당선인은 그동안 서방과의 관계 정상화, 이란 핵합의(JCPOA) 복원 등을 공약으로 내세왔다는 점에서 그가 어떠한 대미 메시지를 일성으로 내놓을지가 주목을 받아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당선인은 기고글에서 "미국은 현실을 인식하고, 이란이 압박에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페제시키안 당선인은 미국을 향해 "우리는 2015년 선의로 JCPOA에 가입했고 의무를 완전히 이행했다"며 "그러나 미국은 순전히 국내 분쟁과 복수심에 의해 협정을 불법적으로 탈퇴, 우리 경제에 수천억 달러의 피해를 주고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역외에서 일방적인 제재 부과로 이란 국민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죽음, 파괴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또 "이란의 국방 교리는 핵무기를 포함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싶다"며 "미국은 과거의 오판에서 교훈을 얻어 그에 따라 정책을 조정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의사결정자들은 지역 국가들을 서로 대립시키는 정책이 성공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현실을 받아들이고 지금과 같은 긴장을 악화시키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이날 이란의 화학 무기 연구·개발에 관여한 하키만 샤르그 연구회사를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이는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를 위한 미 행정명령 13382호에 따른 것이다.
페제시키안 당선인은 유럽을 향해서도 "2018년 미국이 JCPOA를 탈퇴하자 이란과 은행 거래 보장, 대이란 투자 촉진 등 11가지 약속을 했지만 이를 모두 어겼고, 지금은 일방적으로 이란이 JCPOA에 따른 모든 의무를 이행할 것이라는 부당한 기대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조작된 위기'와 '자만적인 도덕적 우월주의'가 오랫동안 유럽과 이란의 관계를 괴롭혀왔다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실책에도 불구하고 나는 상호 존중 및 동등한 기반의 원칙에 입각, 우리의 관계를 올바른 경로로 돌려놓기 위한 건설적 대화를 유럽 국가들과 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페제시키안 당선인은 "이란 국민은 우리의 권리와 위엄, 역내 및 전세계에서 응당한 우리의 역할을 계속 고수하면서 국제 무대에서 건설적인 관여(대화)를 힘차게 추구하라는 강력한 권한을 내게 맡겼다"고 서방 등과의 대화 입장을 재확인했다.
페제시키안 당선인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는 "어려운 시기에도 변함없이 우리 곁에 있었다"며 "우리는 이러한 우호를 매우 소중히 여긴다"고 언급했다.
그는 중국과 맺은 '25년 협력 로드맵'에 대해 '포괄적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향한 중요한 이정표라 평가하고 중국과 더욱 광범위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에 대해서도 '이란의 중요한 전략적 동맹국이자 이웃국'이라 부르며 양국 협력 확대·강화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브릭스(BRICS), 상하이협력기구(SCO),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 같은 틀 내에서 러시아와의 양자·다자간 협력을 계속해서 우선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러시아의 구상을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페제시키안 당선인은 자신의 정부에서 이웃국과의 관계 강화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며, 한 국가가 패권을 추구하는 지역이 아닌 '강한 지역'을 건설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자지구의 영구 휴전 달성을 위한 협력을 이웃 아랍국가들에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이 1948년 대량학살 협약을 위반했다며 이를 관계 정상화로 보답해선 안된다고 주문했다. 정래연기자 fodus020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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