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추가 질문받은 박지성, “아무 말 안 하는 건 한국 축구 배제하는 것”
"선수단 어느 정도 당황하고 있을지 예상돼"
"실력 뽐낼 수 있는 환경 만들어주지 못해 미안함 커"
12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MMCA 플레이 주니어 풋살’ 행사 후 취재진과 만난 박지성 전북현대 디렉터는 이같이 말하며 자진해서 취재진의 추가 질문을 받았다.
최근 대한민국 축구는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한 뒤 차기 사령탑 찾기에 나섰으나 소득 없이 5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그러던 지난 7일 대한축구협회는 울산HD를 이끌던 홍명보 감독을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현직 K리그 감독을 빼 온 상황에 자국 리그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는 비판과 절차적 정당성에 의문을 품는 시선이 이어졌다. 감독 선임을 결정한 이임생 협회 기술총괄이사와 홍 감독이 연달아 견해를 밝혔으나 의혹을 더 증폭되기만 했다.
그는 내부인이 아니기에 자세한 내막을 모른다면서도 “진실은 안에 있는 사람들이 알 것이고 왜 이런 결과,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 대한 이유는 해명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라고 말했다.
지속해서 사퇴 압박을 받는 정몽규 회장을 향해서도 “외부 압력으로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진 모르겠다”라면서도 “회장님께서 스스로 선택하셔야 하는 상황인 건 분명하다”라고 결단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감독 선임 번복 여부는 협회와 홍명보 감독의 몫”이라면서 “이 분위기에서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은 있다”라고 말했다.
박지성이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는 후배들과 한국 축구를 위해서였다. 박지성은 책임감에 따른 입장 표명이냐는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박지성이라는 전 선수가 갖고 있는 한국 축구에 대한 책임감”이라며 “아무런 일을 안 하는 상황도 아니고 언론을 맞닥뜨리는 상황에서 아무 말도 안 하는 건 한국 축구를 배제하는 것과 같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말한다고 뭔가 바뀔 거란 기대는 없으나 그럼에도 제 생각은 전달해야 하지 않나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감독 선임 과정을 비판한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 박주호에 대해서도 “본인 의견이 100% 되는 건 아니지만 일이 절차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누가 있어도 있을 필요가 없다는 무력감을 크게 느꼈을 것”이라며 “행정 절차가 투명하지 않으면 좋은 인재를 활용하지 못하고 제물로 써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게 안타깝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박지성은 후배들에게 미안함이 크다며 “선배로서 조금이라도 좋은 환경에서 실력을 뽐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어야 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축구했던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어느 정도 영향력을 보였다면 이렇게까지 되진 않았을까”라면서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좋은 선수가 있는 시기를 뒷받침할 수 없는 상황이 축구인뿐만 아니라 팬들도 가장 아쉬워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허윤수 (yunspor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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