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테이프 붙인 차 도로서 목격”…알리·테무 이어 이번엔 中전기차 공습 [박민기의 월드버스]

박민기 기자(mkp@mk.co.kr) 2024. 7. 1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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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글로벌 1·3·4·5위 싹쓸이
미국·유럽, 47% ‘관세폭탄’ 부과하자
관세장벽 낮은 한국시장으로 눈돌려
비야디·지리 등 전기차 국내 출시 임박
중국 전기자동차 기업 비야디(BYD)의 전기차들이 브라질 수출행 선박에 실리기 전 주차돼 있는 모습 [사진 출처 = 로이터 연합뉴스]
전 세계 패권을 노리는 중국산 전기자동차의 성장 속도가 매섭습니다. 중국 1위 비야디(BYD)를 필두로 중국 전기차 기업들은 자국을 넘어 해외시장으로의 영향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 유럽,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최대 경쟁자로 떠오른 비야디는 올해 1~5월 글로벌 전기차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등에 따르면 비야디는 해당 기간 점유율 20.9%를 달성하며 ‘1등 왕관’을 머리에 올렸습니다. 해당 기록은 전년 동기 대비 22% 성장한 수치로, 전체 점유율 20%를 넘은 기업은 비야디가 유일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2위 테슬라의 점유율은 11.1%로 3.7%포인트 하락했습니다.

글로벌시장에서 전기차를 향한 수요는 특히 유럽에서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비야디는 47만7773대를 팔아치우며 1위를 기록했습니다. 2위 테슬라(21만9056대)를 제외하고 3~5위 모두 중국 전기차 기업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들 4개 기업의 유럽시장 점유율은 46%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관련 업계에서는 조만간 비야디가 순수 전기차 경쟁에서도 굳건한 전기차 1위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2027년까지 중국이 글로벌시장에서 순수 배터리 전기차(BEV) 판매 비중의 50%를 차지하고, 2030년에는 북미와 유럽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순수 전기차를 판매하게 될 거라는 계산입니다.

중국산 전기차의 성공 가도에 미국과 유럽에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소비자들의 수요를 등에 업은 중국산 전기차가 무차별 수출을 통해 전 세계 시장을 교란시키기 시작하면서 각국 전기차 기업 발등에 불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유럽이 자국 기업 등 보호를 위해 최근 꺼내든 카드는 ‘관세 폭탄’입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중국산 전기차 잠정 상계관세율을 17.4~37.6%로 결정하고 이를 5일(현지시간)부터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잠정 상계관세는 EU가 기존에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하던 관세 10%에 추가로 적용됩니다. 경우에 따라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최종 관세율이 최대 47.6%까지 치솟을 수 있는 것입니다.

상계관세는 중국 기업이 아니어도 중국 현지에 공장을 두고 EU로 전기차를 수출하는 기업이면 똑같이 적용됩니다. EU는 우선 오는 11월까지 약 4개월 동안 상계관세를 부과한 뒤 27개 회원국의 투표를 거쳐 이를 앞으로 5년간 확정관세로 전환할 것인지 등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국제자동차박람회에 전시된 비야디(BYD)의 전기 콘셉트카 [사진 출처 = 로이터 연합뉴스]
유럽에 앞서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현행 25%에서 지난 5월 100%로 4배 인상했습니다. 미국과 EU의 ‘중국산 전기차 목줄 죄기’가 시작되면서 중국 기업들은 생존을 위한 새로운 활로 모색에 나섰습니다.

중국 전기차 기업들 입장에서 가장 매력적인 신흥시장으로는 한국이 꼽힙니다. 한국시장에서도 전기차를 향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국내에는 아직 미국이나 유럽처럼 관세 폭탄 등의 높은 장벽이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한국은 10인승 미만의 중국산 전기차에 8%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 간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 때문이지만, 이처럼 미국과 EU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의 관세가 중국산 전기차의 한국시장 진입을 장려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실제로 중국산 전기차의 한국 침공 수위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기차 산업 패권을 노리는 비야디는 신형 승용차 출시 예고 등을 통해 한국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국내 딜러사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인 비야디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나설 거라는 전망에 힘이 실립니다.

가장 먼저 판매될 차종으로는 전기세단 모델인 ‘씰’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국내에서 위장테이프를 부착한 상태로 시험주행을 진행 중인 씰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중국 지리자동차도 이르면 오는 2026년 한국시장에 자사 첫 프리미엄 전기차를 선보인다는 계획입니다. 전 세계에 중국산 전기차를 수출하겠다는 계획의 일환으로 현재 현대자동차·기아가 움켜쥐고 있는 한국시장에도 본격 출사표를 던지겠다는 것입니다.

지난 5월 미국에 상장한 지리의 고급 전기차 브랜드 ‘지커 인텔리전트 테크놀로지 홀딩스’는 내년 말까지 서울과 경기 등에 전기차 쇼룸을 열고 2026년 1분기부터 본격적인 인도를 시작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에 가장 먼저 선보일 차종으로 거론되는 ‘지커001’ 모델은 한 번 충전으로 최대 620㎞를 주행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중국산 전기차 중에서는 비야디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알려져 있지만, 지리 역시 한국시장에서 완전히 생소한 브랜드는 아닙니다. 지리는 2022년 친환경 자동차 모델 개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르노코리아 지분의 34%를 매입한 바 있습니다. 지리는 또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을 위해 한국 SK그룹과 파트너십을 맺었고, 포스코인터내셔널과도 국내 상용차 판매 및 서비스 등을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매일 쫓기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알면 알수록 더 좋은 국제사회 소식. 전 세계가 주목하는 한 주의 가장 핫한 이슈만 골라 전해드립니다. 단 5분 투자로 그 주의 대화를 주도하는 ‘인싸’가 될 수 있습니다. 읽기만 하세요. 정리는 제가 해드릴게요. 박민기의 월드버스(World+Universe)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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