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검사탄핵 與추천 변호사 해임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상범,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정청래 위원장을 향해 의사진행 발언을 요구하고 있다./뉴스1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손준성·이정섭 검사의 탄핵 심판에서 여당 몫으로 추천된 국회 측 법률대리인을 해임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손·이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21대 국회였던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정치권에 따르면 정 위원장은 최근 손·이 검사의 탄핵 심판에서 국회 측을 대리한 김용관 변호사에게 해촉을 통보하자, 김 변호사는 사임했다. 이로써 탄핵 심판의 국회 측 변호사는 야권이 추천한 김유정 변호사만 남게 됐다.

탄핵소추안이 본회의에서 의결되면 법사위원장이 탄핵 심판의 검사 역할을 하는 탄핵소추위원을 맡는다. 법사위원장은 통상 법률대리인단을 꾸려 탄핵 심판에 참여하는데, 당시 위원장을 맡고 있던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여당이 추천한 김용관 변호사와 야당이 추천한 김유정 변호사를 법률대리인단으로 선정했다.

정 위원장이 김용관 변호사를 해임한 것은 그가 탄핵 심판에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탄핵에 반대해 온 여당이 추천한 변호사가 탄핵 심판을 제대로 이끌 수 있겠나”라며 “변호사를 교체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김용관 변호사 후임을 선임하는 데 착수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정 위원장이 독불장군식 폭압만을 일삼는다”고 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도읍 당시 법사위원장은 법률대리인단 선정이 위원장의 고유 권한임에도 민주당 요청을 받아 야당 추천 변호인을 포함해 법률대리인단을 구성했다”고 했다. 유 의원은 “공정하고 형평성 있는 변론을 위해 자신의 권한을 양보한 김 전 위원장과 달리 정 위원장은 여당 추천 변호인만을 찍어 해촉했다”며 “우원식 국회의장은 김용관 변호사에 대한 해임 통보를 무효화하라”고 했다.

다만 이런 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6월 당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으로 선출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방송법 개정안 본회의 직회부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청구 사건의 국회 과방위측 변호인을 해임한 바 있다. 직전 과방위원장인 정청래 위원장 체제에서 국회 과방위원장 측 법률 대리인으로 선임된 법무법인을 해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