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MORE]은행이 알려주지 않는 '특판적금'의 비밀
만기 1년 아닌 '2개월'…납입한도도 낮아
최대금리 위한 '우대금리' 조건 충족해야
간혹 은행들이 고금리 상품을 한정판매 한다며 가입을 유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내걸다 보니 유명 가수 콘서트 티켓이 매진되는 것 마냥 순식간에 '완판'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만기가 도래해 통장을 확인해보면 처음 기대했던 것보다 손 안에 받아든 이자가 적다고 느낀 적이 있을 텐데요. 금융회사가 자세히 말해주지 않는 '특판'의 비밀을 알아봅니다.
금리 20%짜리 적금…알고보니 내 손안에 이자 '5만원'
최근 대구은행이 iM뱅크로 사명을 바꾸면서 최대 연 20%의 금리를 주는 적금상품을 내놨습니다.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며 고객을 끌어 모으겠다는 전략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자는 생각보다 적었습니다. 최대 기대할 수 있는 이자 총액은 약 5만원 정도였습니다. 연 20% 금리 적금에서 기대할 수 있는 이자 총액이 5만원이라니 뭔가 아이러니하죠.
이는 해당 상품의 납입한도, 만기가 일반적인 적금상품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통상 적금 상품은 납입한도에 크게 제한을 두지 않습니다. 일부 은행의 상품은 매달 300만원까지 납입이 가능하죠. 그런데 이 상품은 매일 납입은 가능하지만 납입 가능 금액이 5만원이었습니다. 공휴일도 납입이 가능하니 한달을 30일로 봤을때 월 150만원 가량 적금에 넣을 수 있다는 얘기네요.
'월 150만원이면 많은 수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이 상품의 만기는 60일입니다. 두달동안만 납입이 가능하다는 얘기죠. 결국 두달간 넣은 최대 300만원에 대해 연 20%의 금리를 주겠다는 얘기입니다.
여기서 하나 더 짚고 가야 할 부분이 '두달 간' 넣은 돈에 대한 이자를 지급할 때 기준이 되는 금리는 '연' 기준으로 제시했다는 겁니다. 두달 밖에 넣지 않았으니 당연히 '연 20%(일 복리 적용)' 금리도 두달의 기준에 맞춰 다시 환산해야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최대 이자 수익은 5만137원입니다.
일반적인 적금 상품을 통해 총 이자 수익 5만137원을 얻은 경우와 비교하면 해당 상품의 '진짜' 금리를 가늠할 수 있을 겁니다. 총 납입금액 300만원을 일년간 납부했다고 할 경우 월 납입금액은 25만원인데요. 매달 25만원씩 적금을 들었을때 이자수익이 5만137원이라면 금리는 약 연 3.1%를 적용한 셈입니다.
결국 연 20%의 금리라고 혹했지만 통상적으로 계산해보면 연 3.1%의 수준의 금리 정도를 받는다는 얘기죠.
사실 이러한 은행들의 마케팅은 빈번합니다. 연간 제공 최대 금리를 '높게' 설정하지만 만기를 3개월, 6개월 등으로 짧게 잡아 실제 지급하는 이자액을 낮게 설정하는 겁니다. 만기가 길다면 납입한도 금액을 낮춰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이자를 낮추는 식입니다.
'최대금리' 나는 대상 아닐수 있다
만기도 통상의 상품과 같이 1년이고 납입한도도 넉넉한데 금리까지 높은 상품이 나왔다고 가정할게요. 그렇다면 이 상품의 금리를 '온전히' 다 받을 수 있을까요? 이는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은행들은 상품을 홍보하면서 '최대금리'를 앞세우죠. 하지만 모두에게 이런 금리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기본제공 금리를 설정하고 그 위에 우대금리라는 항목으로 여러가지 조건을 요구합니다.
최근 신한은행은 최대 연간 7.7%의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상품을 내놨습니다. 이 상품은 매월 최대 30만원까지 납입이 가능하고 만기도 1년으로 일반적인 '적금'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다만 최대 금리 7.7%를 받기가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닙니다. 기본금리는 4.2%인데 우대금리로 3.5%를 제공합니다. 이 우대금리를 받으려면 일단 직전 1년동안 신한은행 예금, 적금, 주택청약상품을 보유하지 않았어야 합니다. 다시말해 신한은행과 한번이라도 거래했다면 7.7%금리는 꿈꿀 수 없다는 얘기죠.
이와 비슷한 사례로 적금 가입 시 계열 카드 회사나 체크카드 월간 사용금액 조건이 붙는 경우도 있습니다. 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돈을 써야 하는 상황인 셈이죠.
물론 특판 상품은 훌륭한 재테크 상품이지만, 실제로 이 우대금리 조건을 모두 충족할 지는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시중은행뿐 아니라 간혹 길을 가다 새마을금고, 농협같은 상호금융회사가 고금리 특판 상품을 내거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역시 특판 상품의 고금리 혜택을 모두 누리기 위해서는 보험가입, 신용카드 발급 등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비대면 시대가 되면서 예적금 가입이 무척 쉬워졌습니다. 하지만 현명한 재테크를 위해서는 예적금 상품의 조건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돈MORE(돈모아)'는 시시각각 변하는 금융시장에서 돈을 아끼고 모을 수 있는 재테크 정보를 소개합니다. 비즈워치 금융부의 주말 코너입니다.
이경남 (lk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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