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자 사진까지 그대로···유명 화장품 회사 웹사이트 '복붙'한 변리사 항소심서도 집유

징역 6월·집유 2년, 사회봉사 80시간

[서울경제]

유명 화장품 회사의 공식 홈페이지와 유사한 웹사이트를 만들어 모방 제품을 판매한 변리사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2-2부 이현우 부장판사는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 및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변리사 A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했다. A씨가 대표로 있는 주식회사 B 역시 그대로 벌금 700만 원에 처했다.

피고인은 “저작권법위반의 점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며 1심 선고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항소는 모두 이유가 없다”며 기각 판결을 내렸다.

A씨는 지난 2019년 3월부터 11월까지 피해자 D회사의 공식 웹사이트와 유사한 주소의 홈페이지를 제작해 D회사의 메이크업 리무버 제품을 모방한 상품을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해당 홈페이지에 D회사 창립자가 제품을 만들게 된 계기, 창립자 사진 등을 그대로 복제해 전시함으로써 일반 소비자로 하여금 D회사의 제품을 피고인의 제품인 것처럼 오인케 하는 방법으로 상품을 판매했다(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 이같은 방법으로 D회사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기도 했다(저작권법 위반).

1심 재판부는 A씨가 변리사로서 지식재산권 보호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범행을 저지른 점, 모방품을 판매하기 위해 제3자로부터 구매한 수량이 상당하다는 점, 피해자 회사의 상표권과 유사한 상표권을 국외에서 등록하였거나 국내에서 등록을 시도한 점 등을 따져봤을 때 죄책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피해자 회사가 합의를 통해 피고인들의 처벌을 원하고 있지 않다는 점, A씨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는 점 등을 양형 시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정다은 기자 downr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