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동상 닦고, 백악관 파괴 게임해”... 北어린이 캠프 경험담 보니

이혜진 기자 2024. 7. 13.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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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러시아 남성이 9년 전 북한의 여름 캠프에 참가했던 경험을 공유했다. /CNN 보도화면 캡처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김일성 동상을 닦았다. 백악관을 파괴하는 컴퓨터 게임도 했다.” 한 러시아 남성이 9년 전 10대 시절 북한의 여름 캠프에 참가했던 경험을 공유했다.

11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러시아 국적으로 현재 북미에서 유학중인 유리 프롤로프(25)는 고등학생이던 2015년 2주간 북한의 송도원 국제 어린이 캠프에 참가했다. 북한에 대한 관심은 TV다큐멘터리에서 시작됐고, 러시아의 소셜미디어 브콘탁테 내 ‘북한과의 연대’ 그룹을 통해 캠프 참가 기회를 얻었다. 캠프 비용은 약 500달러(약 68만원)로 교통·숙박·식사 비용 등 15일간 모든 비용이 포함된 금액이었다. 프롤로프는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다른 참가자와 함께 북한으로 떠났다.

캠프에는 라오스, 나이지리아, 탄자니아, 중국 등 다양한 국가의 어린이들이 참가했지만, 북한 어린이 참가자들은 마지막 날에만 만날 수 있었다. 캠프는 해변 소풍과 모래성 쌓기 대회 등의 평범한 활동으로 구성됐지만, 매일 아침 오전 6시 김일성과 김정일의 동상을 청소하거나 백악관을 파괴하는 컴퓨터 게임을 하는 활동도 있었다. 프롤로프가 컴퓨터 게임을 하던 북한 어린이 참가자에게 “누구를 쏘고 있느냐”고 묻자, 이들이 “우리의 원수 미국인”이라고 답했다고 그는 떠올렸다.

엄격히 통제된 환경과 빡빡한 일정도 프롤로프를 힘들게 했다. 아플 때도 이른 아침 운동을 빠질 수 없었고, 매일 쌀, 감자, 빵으로 식사를 때워 체중까지 5kg가량 줄었다. 캠프에서 돌아온 후 햄버거를 잔뜩 시켜 먹었다고 한다.

그는 캠프 기간 끊임없이 감시받았고 선전 활동에 참여해야 했지만, 이듬해에도 북한의 여름 캠프에 참여했다. 프롤로프는 “과학이나 신식 건물 등 많은 것들이 꾸며낸 것 같았다. 어린아이에게도 설득력이 없었다”면서도 “완전히 끔찍하기만 한 경험은 아니었다. 대부분은 그저 지루했다. 인터넷을 못 하는 것을 제외하곤 러시아의 어린이 캠프 같았다”고 말했다.

올해 2월 100명의 러시아 관광객이 2019년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등 러시아인의 북한 관광이 재개됐다. 러시아 친정부 청소년 단체 ‘첫 번째 운동’은 북한의 초청을 받아 이달 24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러시아 어린이들을 북한 송도원 여름 캠프에 보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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