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밑바닥 ‘블랙 어벤저스’…“이건 마블 영화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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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래퍼가 '히어로 드라마'를 만들었다.
자신의 정체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강한 비트의 힙합 음악이 드라마를 관통한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갑자기 초능력이 생기면서 벌어지는 히어로물, 지난달 2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국 드라마 '슈퍼셀'이다.
드라마에서 히어로 5명이 초능력을 갖게 되는 이유를 이 '겸상 적혈구 빈혈증'이 다시 변이를 일으킨 것으로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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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1위 ‘슈퍼셀’ 6부작
흑인 래퍼가 ‘히어로 드라마’를 만들었다. 자신이 살았던 영국 런던 남부를 배경으로 직접 대본을 쓰고 제작했다. 그랬더니 지금 넷플릭스 전체 순위 1위다. 그의 이름은 앤드루 온우볼루. 래퍼 랩맨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강한 비트의 힙합 음악이 드라마를 관통한다. 주인공들은 돈, 권력, 존경을 외치지만, 기득권에 대한 비판과 저항 의지도 엿보인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갑자기 초능력이 생기면서 벌어지는 히어로물, 지난달 2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국 드라마 ‘슈퍼셀’이다.
택배기사 마이클은 배달하다가 갱단을 마주친다. 그 순간 ‘몇분 뒤 미래’를 보게 되고 덕분에 위기에서 탈출한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에 당황하던 중에 또 한번 미래로 가게 되는데 거기서 더 놀라운 장면을 목격한다. 자신을 포함한 흑인 5명이 각자 다른 초능력으로 ‘검은 후드를 쓴 사람들’에 맞서 싸우고 있다. 그곳에 있던 ‘미래의 나’는 마이클에게 두가지를 알려준다. 여자친구가 죽는 날짜와 초능력을 가진 동료 4명의 이름이다. ‘미래의 나’는 ‘지금의 나’에게 부탁한다. “반드시 이 4명을 찾아 미래를 바꾸고 여자친구를 살려라.”
비슷한 시간, 다른 4명에게도 초능력이 나타난다. 흑인이고 런던 남부에 산다는 것 외에는 공통점이 없다. 다만 모두 현실이 팍팍하다. 마약상과 갱단, 차별받는 간호사와 번번이 취업에 실패하는 전과자. 그래서 이들은 자신들에게 초능력이 생겼을 때 이렇게 말한다. “이건 마블 만화가 아니라고, 왜냐하면 우리 인생은 그냥 시궁창이잖아.”
처음에는 초능력에 적응하지 못해 당황하지만 조금씩 통제가 가능해지면서 ‘잃을 게 없는’ 사람들은 힘을 활용해 나쁜 일을 꾸민다. 이들을 찾아낸 마이클이 힘을 모으자고 설득해도 서로 믿지 못한다. 초능력을 사용할수록 이들을 추적하는 ‘후드를 쓴 사람들’도 접근해 온다.
드라마에는 ‘겸상 적혈구 빈혈증’이라는 병이 자주 등장한다. 동그란 모양의 적혈구가 낫 모양으로 변이가 생기는 유전병이다. 아프리카계 흑인에게만 발병하고 500명 중 한명에게 발생하는 흔한 병이지만 특별한 치료법은 없다. 인간의 몸이 말라리아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생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드라마에서 히어로 5명이 초능력을 갖게 되는 이유를 이 ‘겸상 적혈구 빈혈증’이 다시 변이를 일으킨 것으로 설명한다. 그래서 초능력을 가진 사람은 모두 흑인이다. ‘검은 어벤져스’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그렇다면 이들을 추적하는 자들은 누구일까?
영국 사회의 여러 문제를 담고 있지만, 우리에게도 많은 질문을 던진다. 범죄는 단지 개인의 일탈인가, 구조적 모순인가. 강한 처벌과 통제만으로 더 나은 사회가 가능한가. 다수를 위해 소수는 어디까지 희생해야 하는가. 그리고 가장 근본적인 질문. 각자 주어진 위치에서 규범을 지키며 ‘더 노력’하면 정말 행복한 삶은 가능할까. 혹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더 큰 부를 누릴 수 있도록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총 6부작인 드라마는 각 에피소드 소제목이 히어로 5명의 이름이고, 최종회만 드라마 제목인 ‘슈퍼셀’이다. 5명의 인생 이야기를 한편씩 풀어가면서 마지막에 이들이 모두 모여 힘을 모은다. 다음 시즌을 위한 완벽한 엔딩이다. 거대한 세계관을 가진, 또 하나의 멋진 히어로물의 새로운 출발을 함께하자.
씨제이이엔엠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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