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하이픈, 세계관의 진심이 만들어 낸 희귀한 음악 영역

아이즈 ize 한수진(칼럼니스트) 2024. 7. 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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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엔하이픈(ENHYPEN)은 앨범 시리즈를 통해 서사적이고 상징적인 테마를 전개해왔다.

이들의 앨범 시리즈는 '소년'을 화자로 성장, 변화, 사랑 등 다양한 심리적 갈등을 탐구한다.

세계관에 진심이 만들어 낸 엔하이픈의 디스코그래피는 희귀한 음악 영역을 확립한다.

이들의 이야기를 빠르게 쫓을 순 없지만 은은하게 젖어드는 몰입의 체화, 그게 엔하이픈이 만들어낸 희귀한 음악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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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한수진(칼럼니스트)

사진=빌리프랩

그룹 엔하이픈(ENHYPEN)은 앨범 시리즈를 통해 서사적이고 상징적인 테마를 전개해왔다. 이들의 앨범 시리즈는 '소년'을 화자로 성장, 변화, 사랑 등 다양한 심리적 갈등을 탐구한다. 엔하이픈의 '소년'은 희망하고 기뻐하며, 도취되고 혼란을 겪으며, 방황하고 소망한다. 그러다 '너'라는 새로운 대상을 만나 세상과 다시 부닥치고 또 나아간다. 세계관에 진심이 만들어 낸 엔하이픈의 디스코그래피는 희귀한 음악 영역을 확립한다. 

엔하이픈은 경계를 넘어서는 순간의 성장을 겪고('BORDER'), 복잡하고 모순된 세계를 만나 휘둘리다 이내 벗어나며('DIMENSION'), 동세대와의 연결을 위해 자아를 강화하고('MANIFESTO'), '너'라는 새로운 인물과의 만남으로 희생과 포용('BLOOD')을 배웠다. 그리고 지난 12일 발매한 정규 2집을 통해 'ROMANCE' 시리즈를 새롭게 선보이며 사랑으로 서사를 뻗어냈다. 장황하게 보이는 이들의 서사는 사실 누구나 겪는 실제 삶에 기반한다. 때문에 노래에 녹인 이들의 서사는 공감 안에 머문다. 이들의 이야기를 빠르게 쫓을 순 없지만 은은하게 젖어드는 몰입의 체화, 그게 엔하이픈이 만들어낸 희귀한 음악 영역이다.

엔하이픈의 정규 2집 'ROMANCE : UNTOLD' 선 주문량은 220만장이다. 진즉 밀리언셀러를 달성했던 이들은 가장 최신작에서 첫 더블 밀리언셀러 타이틀을 얻으며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많은 이들에게 이들의 이야기가 점점 사랑받고 있다는 증거다. 그리고 이는 음악적 완성도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일이다. 아티스트의 본질은 음악과 퍼포먼스다. 세계관이 힘을 가지려면 근본인 음악의 완성도가 중요하다. 

엔하이픈은 세계관을 다소 장황하게 전개하는 대신에 음악으로 직관적인 대중적 멜로디를 쌓아왔다. 'Sweet Venom'이나 'Bite Me'는 첫 마디부터 귀에 명쾌하게 꽂히면서 전반적인 멜로디가 중독적이다. 2~3번 들으면 후렴구가 입에 착 붙는다. 퍼포먼스는 무게감 있는 템포를 살려 매 파트가 역동적이다. 절제된 합과 다채로운 동선은 듣는 것에서 보는 것으로 전율을 전이한다.  

사진=빌리프랩

이들의 따끈따끈한 정규 2집 타이틀곡 'XO'도 마찬가지다. 사랑을 주제로 한 만큼 이전보다 더 말랑하게 멜로디를 꾸려 대중과의 접점을 좁혔다. 엔하이픈의 노래치고는 밝은 편인데 그래서 요즘 가요계 추세와도 결이 맞다. 이와 동시에 기존의 파워와 에너지는 놓치지 않았다. 'ROMANCE'라는 사랑과 결부된 새 시리즈에 발맞춰 자연스럽게 변화한 모습이다. 그래서 이들의 음악적 변화는 유행에 편승한 것처럼 보이지 않고 힘을 얻는다. 진심으로 쌓아 올린 세계관을 이번 앨범으로 잘 활용했다. 

특히 이번 앨범으로 12분 분량의 단편 영화까지 제작해 세계관을 향한 진심의 끝을 보여줬다. 영화는 판타지 액션 장르이고, 뱀파이어로 분한 일곱 멤버들이 세상과 격돌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영화의 메가폰은 영화 '몸값', '콜', '발레리나' 등을 연출한 이충현 감독이 잡았다. 누아르에 특화된 이 감독의 연출은 엔하이픈의 세계관과 잘 융화되며 팬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세계관을 향한 이들의 진심은 결국 새로운 시도로 이어지며 그룹의 희귀함을 강화했다. 그리고 이 진심은 이들의 이야기가 어디까지 확장될지 커다란 궁금증을 안기며 앞으로를 더 기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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