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극성인 '질병의 왕'…등푸른생선이 독? [한 장으로 보는 건강]

매년 여름이면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풍(痛風)'이 발작해 병원에 실려 오는 환자가 급증합니다. 무더위를 식히려 시원한 맥주를 많이 마시거나, 땀을 많이 흘려 탈수가 유발되면 통풍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운동할 때 먹는 단백질 보충제, 닭가슴살 같은 육식성 식단이 대표적인데요. 이런 식단을 지속하면 요산 수치를 높여 통풍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 요산 수치가 높아진 상태에서 수분 부족이 올 정도로 지나치게 운동해도 통풍 발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통풍은 '요산'이라는 물질이 우리 몸 관절이나 다른 조직에 과다하게 쌓여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요산은 보통 혈액에 녹아 콩팥을 통해 대소변으로 빠져나가야 하는데, 너무 많아지면 녹지 못한 채 바늘 모양의 작은 크리스털인 '요산 결정체'가 됩니다. 이는 몸속 모든 장기에 쌓일 수 있는데, 염증 반응을 일으켜 극심한 관절통을 유발합니다. 통풍성 관절염은 그 통증이 너무 심해 예로부터 '질병의 왕'이라고 불렸을 정도입니다.

요산은 단백질 중 하나인 '퓨린(Purine)'이라는 물질이 대소변을 통해 몸 밖으로 배설될 때 변환되는 마지막 대사물입니다. 음식물의 섭취와 세포 대사 과정에서 저절로 몸에서 만들어집니다. 퓨린은 주로 육류(내장류)나 등푸른생선, 맥주(효모), 베이컨, 과일주스, 액상과당이 포함된 탄산음료 등에 많이 들어있습니다.

통풍 환자는 평소 식단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일반적인 한국인의 식단으로는 혈중 요산 수치가 크게 변화하지 않으므로 다이어트에 얽매일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약물 치료에도 혈중 요산이 잘 떨어지지 않는 사람 △관절염이 자주 재발하는 사람 △과식하면 바로 관절염 급성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 등은 통풍 고위험군입니다. 이런 사람은 퓨린이 많이 든 음식을 조심해야 합니다.

술은 금하는 게 원칙입니다. 술은 혈중 요산의 합성을 늘리고,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과정도 억제해 급성 발작을 일으킬 위험을 높입니다. 술 중에서도 맥주는 퓨린이 많아 요산이 현저하게 많아지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Tip. 통풍 환자를 위한 권장 vs 비권장 식품
먹어도 돼요
: 계란, 치즈, 우유, 곡류(오트밀·전곡 제외), 빵, 대부분 야채, 과일, 설탕

과식은 피해요
: 고기류, 가금류, 생선, 조개, 콩, 시금치, 버섯, 아스파라거스

피하세요
: 내장(심장·간·지라·신장·혀·뇌 등), 육즙, 거위, 정어리, 청어, 멸치, 고등어, 메주, 효모, 베이컨

글=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도움말=김성수 강릉아산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