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검찰 "신학림, 김만배 인터뷰 보도 종용"…공소장 적시

박선정 기자 2024. 7. 13.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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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미뤄지자 "구성원으로서 책임지겠다"
인터뷰 뒤 "李, 언제든 연락 달라" 메시지
검찰, '1억6500만원' 책값 주장에 "가치 낮아"
신학림 측 "김씨와 대가 관계로 인터뷰 안해"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허위 인터뷰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왼쪽) 씨와 전 언론노조위원장 신학림 씨가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4.06.20.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박선정 최서진 기자 = 검찰이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을 허위 인터뷰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하면서 신 전 위원장이 뉴스타파 대표와 기자에게 '김만배 인터뷰' 녹음파일을 어떤 형태로든 보도할 것을 종용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13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지난 8일 신 전 위원장을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배임 수·증재, 청탁금지법 위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공소장에 담았다.

검찰은 신 전 위원장이 2022년 2월 하순께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에게 2021년 9월15일 실시된 인터뷰의 녹음파일을 보도해야 한다고 보고했고, 김 대표와 한상진 뉴스타파 기자는 수차례에 걸쳐 보도 여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보도 여부 결정이 나지 않자 신 전 위원장은 보도 하루 전인 2022년 3월5일 한 기자에게 텔레그램으로 '오늘과 내일 진행할 추가 취재의 성공 여부와 별개로 나는 어떤 형태로든지 김만배 인터뷰 녹음파일을 보도를 했으면 한다. 보도되지 못한다면 나는 뉴스타파 구성원으로서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지겠다', '녹취록뿐만 아니라 녹음파일까지 들어보셨을 테니 느낌이 다를 것이다'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

검찰은 해당 인터뷰 내용이 허위라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신 전 위원장이 뉴스타파에서 김만배 인터뷰 녹음파일을 보도할 것을 종용했다고 봤다.

검찰은 신 전 위원장이 김씨 앞에서 인터뷰를 녹음했다는 점, 인터뷰 나흘 뒤인 2021년 9월19일 김씨와 조우형씨의 통화 내용을 스피커폰으로 들었다는 점을 들어 김씨와 허위 보도를 공모했다고 판단했다. 당시 조씨는 윤 대통령을 만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인터뷰가 이뤄진 후인 2021년 12월7일 신 전 위원장은 민주당 의원을 통해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간접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신 전 위원장은 이 후보에게 전달할 목적으로 A의원의 연락처로 "이 후보께서 어제 저녁 A의원과 통화하실 때 제가 A의원과 저녁을 먹으면서 대선을 분석하며 걱정을 하고 있었다", "대선 승리에 어려움이 있다면 언제든지 나에게 전화 등 연락을 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송했다.

검찰은 그가 같은 해 2월25일과 3월4일 이 대표에게 대선후보 TV토론회와 연설과 관련해 응원과 조언 메시지를 보내는 등 "이 후보의 당선을 위해 계속하여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신 전 위원장이 김씨로부터 받은 1억6500만원을 자신의 저서 '혼맥지도'에 대한 책값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도 해당 책자가 "교환 가치가 현저히 낮다"고 판단했다.

해당 책자는 제작비가 질당 약 100만원 안팎으로 저작권조차 등록되지 않은 데다, 언제든 파일을 출력해 엮어 제본할 수 있단 취지다.

공소장에는 신 전 위원장이 '혼맥지도'를 언론노조 활동 등을 함께해 친분이 있던 이에게 무상으로 교부한 정황도 담겼다.

신 전 위원장은 2022년 8월19일 자신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씨가 속한 SNS 채팅방에 문씨가 '혼맥지도' 책자 사진을 찍어 올리자 이를 빌미로 정기현 전 국립중앙의료원장에 1억5000만원의 책값을 달라고 요구하는 등 공갈 혐의도 적용됐다.

한편 신 전 위원장 법률대리인 조영선 변호사는 지난 12일 입장문을 내고 "신학림은 김만배와 어떤 대가 관계로 허위 인터뷰를 한 바 없다"며 "누구를 당선시키거나 지지하려고 했다는 것은 언론과 검찰의 명백한 허위 프레임일 뿐"이라고 재차 혐의를 부인했다.

'혼맥지도'에 대해서도 "김씨 또한 혼맥지도의 가치를 인정하고 구입한 것이고, 검찰이 바라는 인터뷰 대가라거나 프레임 전환의 대가는 더더욱 아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un@newsis.com, westj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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