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님 잔소리에 남들은 무던한데, 왜 나만 전전긍긍…‘예민 보스’ 자가 진단 해보면 이유 안다?

2024. 7. 1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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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나는 왜 남들보다 쉽게 지칠까’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나는 얼마나 예민한 사람일까?
다음 23개 항목 중에 '그렇다'가 13개 이상이면 HSP일 가능성이 높다.
초예민성 연구 권위자 일레인 아론이 개발한 검사표.
1. 나는 주위에 있는 미묘한 것들을 인식하는 것 같다.

2. 다른 사람들의 기분에 영향받는다.


3. 통증에 매우 민감하다.


4. 바쁘게 보낸 날은 침대나 어두운 방 또는 혼자 있을 수 있는 장소로 숨어 들어가 자극을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


5. 카페인에 특히 민감하다.


6. 밝은 빛, 강한 냄새, 사이렌 소리 같은 것들에 의해 쉽게 피곤해진다.


7. 풍요롭고 복잡한 내면세계를 지니고 있다.


8. 큰 소리에 불편해진다.


9. 미술이나 음악에 깊이 감동한다.


10. 양심적이다.


11. 깜짝깜짝 놀란다.


12.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일을 해야 할 때 당황한다.


13. 사람들이 불편해할 때 어떻게 하면 좀 더 편안하게 해줄 수 있는지 안다.


14. 사람들이 한 번에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면 짜증이 난다.


15. 실수를 저지르거나 뭔가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16. 폭력적인 영화와 TV 장면을 애써 피한다.


17. 주변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 때 긴장한다.


18. 배가 아주 고프면 강한 내부 반응이 일어나면서 주의 집중이 안 되고 기분 또한 저하된다.


19. 생활의 변화에 의해 동요된다.


20. 섬세하고 미묘한 향기, 맛, 소리, 예술작품을 감상하고 즐긴다.


21. 내 생활을 정돈해서 소란스럽거나 당황하게 되는 상황을 피하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


22. 경쟁해야 한다거나 무슨 일을 할 때 누가 지켜보고 있으면 불안하거나 소심해져 평소보다 훨씬 못한다.


23. 어렸을 때 부모님과 선생님들은 내가 민감하거나 숫기가 없다고 생각했다.

일터에서 예민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별것도 아닌 것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목소리를 높이며 짜증을 내는 부류의 사람들이다. 그들은 은연중에 ‘나 지금 화났어’, ‘나 지금 굉장히 예민해’라고 만천하에 오픈한다. 자신의 안위를 위해 예민함을 하나의 도구로 사용하는 사람들, 즉 “유사 예민자”들이다.

반면, 진짜 예민한 사람은 이처럼 잔뜩 가시를 세운 채 예민함을 드러내는 사람이 아니라 겉보기에 무던해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심리전문가 최재훈 씨는 말한다. 신간 ‘나는 왜 남들보다 쉽게 지칠까’를 통해서다.

저자에 따르면 예민한 기질의 사람들, 즉 ‘에이치에스피(HSP·Highly Sensitive Person)’는 인구통계학적으로 전체 인구의 16% 정도를 차지한다. 이들은 불만을 드러내기보다는 무던하게 일을 진행한다. ‘괜히 일 키우지 말자’, ‘나만 참고 넘어가면 괜찮을 거야’, ‘모두가 좋게 지냈으면 좋겠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기질적으로 예민하다. 또래 아이들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정보를 깊은 수준까지 습득하는 경향인 ‘초감각(Super Sense)’이 있으며 대체로 명민하다. 뭐 하나에 빠지면 광적으로 몰입하다가 에너지가 다하면 순식간에 식어버리는 ‘초감정(Super Feeling)’을 지닌다. 음악·책·그림 등에 대한 깊은 수준의 감상이 가능한 심미안(Aesthetic Sensitivity)을 소유하고 있기도 하다.

외부 자극에 예민하기 때문에 HSP의 사회생활은 쉽지 않다. 회사나 학교, 일상생활 속에서 쏟아지는 온갖 자극들에 압도당한 채 기진맥진하며 집에 돌아오기 쉽다. 이 때문에 집에서는 보통 “축 늘어진 파김치”처럼 지내는 경우가 많다. 에너지를 회복해 ‘내일의 가면’을 쓰고 사회생활을 다시 하러 나가기 위해서다. 이들은 예민함을 거의 표출하지 않고, 겉으로는 순둥순둥하게 보이기 때문에 실제 자신과 보이는 모습 사이의 간극이 크다.

또한 다른 사람들의 감정에 휩쓸려 다니다 하루를 망치는 일이 다반사다. 타인의 화와 짜증에 쉽게 전염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임계점에 다다르면 화를 표출하지만, 주변의 반응은 싸늘할 뿐이다.

“쟤 뭐야? 이제까지 자기만 노력하고 있었다는 거야? 말 한마디 안 해놓고 갑자기 왜 저래?”

저자는 HSP로서 잘 살아가기 위해선 스스로 ‘내가 너무 예민해서 과도하게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명상, 호흡, 운동 등 반드시 자신만의 감정조절 루틴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더불어 “HSP들에게 잘 안 맞는 사람들은 에너지 날강도나 다를 바 없기에 최대한 빨리 관계를 정리할수록 좋다”고 권한다.

무엇보다 지나치게 감정에 집중하진 말라고 강조한다.

“감정에 집중하면 인생은 너무나도 비극입니다. 하지만 ‘그럴 수 있어. 누구나 그래. 그게 정상이지’라고 마음을 비우고 여유를 가지고 생각하면, 아무리 거지 같은 일일지라도 시간이 흐른 뒤 돌이켜봤을 때 말도 안 되는 웃음 포인트를 찾아낼 수 있을 만큼 희극이기도 합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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