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높이뛰기 해미시 커의 도약, 늘어난 우상혁의 라이벌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남자 높이뛰기 '빅4'가 2024 파리 올림픽을 대비해 경기 수를 조절하거나 부진에 시달리는 사이, 해미시 커(27·뉴질랜드)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긋고 있다.
커는 13일(한국시간) 모나코 퐁비에유 루이 2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세계육상연맹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 경기에서 2m33을 넘어 우승했다.
2m16, 2m21, 2m25를 모두 1차 시기에 넘은 커는 2m28 1, 2차 시기에 실패했지만, 3차 시기에서 바를 넘으며 첫 위기를 넘겼다.
2m31을 1차 시기에 넘은 뒤, 2m33 1, 2차 시기에서는 바를 건드린 커는 3차 시기에서 성공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전문가들이 꼽는 현재 세계육상 남자 높이뛰기 빅4는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 저본 해리슨(미국), 우상혁(용인시청)이다.
모나코 대회에는 우상혁과 해리슨이 출전했다.
우상혁은 2m28로 공동 3위에 올랐고, 해리슨은 2m21에 그쳐 8명 중 6위에 머물렀다.
바르심은 이번 대회에 불참했다. 탬베리는 애초 대회 출전을 예고했으나 허벅지 부상 탓에 대회 직전 불참을 통보했다.
키 198㎝의 장신 점퍼인 커는 경기 뒤 대회 조직위원회와 인터뷰에서 "2m28에서 3차 시기까지 몰리면서 경각심이 생겼다. 2m33 3차 시기에서는 관중의 환호를 듣고 힘을 냈다"며 "나는 꽤 키가 크고, 압박감도 잘 극복한다. 아직 내 점프는 완성되지 않았다. 나는 더 높이 뛸 수 있다"고 말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더 높이 뛰겠다는 의지가 담긴 우승 소감이었다.
꾸준히 메이저 대회에 출전했지만, 2022 세계실내선수권 동메달 외에는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했던 커는 올해 '빅4를 위협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3월 2024 세계실내선수권에서 개인 최고 이자 오세아니아 기록인 2m36을 넘고 우승한 커는 4월 쑤저우 다이아몬드리그(2m31)에 이어 이번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2m33)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올해 남자 높이뛰기 기록 순위에서도 2m36으로, 2m37의 탬베리에 이은 2위를 달린다.
우상혁의 개인 최고 기록은 2m36이고, 올해 최고는 2m33이다.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치른 마지막 실전에서 2m28에 그쳐, "2m37을 넘고서 파리에 입성하겠다"는 1차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커가 꾸준히 좋은 기록을 내는 터라, 파리 올림픽에서 의식해야 할 상대도 늘었다.
우상혁은 커와 역대 맞대결에서 9승 7패로 앞섰다.
하지만, 올해에는 3번 붙어 1승 2패로 밀렸다.
5월 왓 그래비티 챌린지에서는 우상혁이 2m31로 2위, 커가 2m25로 4위를 했다.
3월 세계실내선수권에서는 우상혁이 3위(2m28), 이날 모나코 다이아몬드에서도 우상혁이 공동 3위(2m28)를 해 두 대회 정상에 오른 커에게 패했다.
모나코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우승 후보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파리 올림픽을 향한 각오를 드러냈다.
올림픽 메달 3개(금 1개, 은 2개)를 보유한 바르심은 13일 SNS에 "파리에서 내 올림픽 여정을 마무리한다. 2012년 런던 대회부터 2021년 도쿄까지 나는 많은 고난을 겪었고 용감하게 도전했으며, 수많은 교훈을 얻었다"며 "내 마지막 올림픽에서도 카타르 국기를 게양하겠다"고 썼다.
허벅지 재활 중인 도쿄 올림픽 공동 금메달리스트 탬베리도 "파리가 내게 마지막 올림픽"이라며 "아직 남자 높이뛰기에서 올림픽 금메달 2개를 딴 선수는 없다.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 빨리 부상에서 회복해 두 번째 금메달에 도전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우상혁의 인생 목표도 파리 올림픽 금메달이다.
경쟁자는 늘어나고, 올림픽 전에 원했던 기록을 작성하지는 못했지만 우상혁은 "가장 중요한 경기는 파리 올림픽 결선"이라고 의욕을 키웠다.
세계육상연맹은 이날 파리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에 출전할 선수 33명의 이름을 공개했다. 애초 연맹이 정한 32명보다 1명이 늘었다.
우상혁이 메달 획득에 도전할 파리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선은 한국시간으로 8월 11일 오전 2시 10분에 시작한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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