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국립박물관 클러스터 조성…"수장고 넘어 창작물 생산해야"
유인촌 장관 "영상산업박물관·대중문화예술인 명예의전당도 목표"
(파주=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가 경기도 파주시에 수장고형 박물관을 중심으로 한 '국립박물관 문화클러스터'를 조성한다. 2030년까지 파주 통일동산 관광특구 내 23만㎡ 부지에 박물관 소장품의 수집과 활용의 전 과정을 경험하는 문화공간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12일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을 방문해 국립박물관 문화클러스터 기본구상 연구 용역을 보고받고 조성 방향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장상훈 국립민속박물관장, 한수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 박인건 국립극장장 등이 참석했다.
국립박물관 문화클러스터에는 이미 2021년 개방형 수장고 시설인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이 개관했으며, 인근에 국가유산청 산하 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의 전통건축부재보존센터가 들어서 있다.
9월 27일 국립극장 무대예술지원센터가 개관하며,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기억과유산 자료센터'와 국립한글박물관 '통합수장센터'가 지어질 예정이다. 당초 개별 기관이 추진하던 시설을 문화클러스터로 조성해 헤이리예술마을과 파주출판단지, CJ ENM 스튜디오센터 등 지역 자원과 연계한다는 구상이다.
유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이미 완성된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에 이어 다른 박물관이 들어오면 유기적으로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공통의 목적을 갖고 운영될 것인지 지금은 준비하는 단계"라며 "아직 갈 걸이 먼데 시설들이 잘 협업해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또한 교통 문제와 공간 설계를 살펴본 뒤, 개방형 수장고 역할만으론 문화클러스터가 지속 가능하기 어렵다며 이 공간에 모이는 시설들의 소재를 활용해 제2·제3의 창작물과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한글, 역사, 민속, 국립극장까지 소재는 많다"며 "민속박물관만 해도 판소리로 만들어낼 수 있는 아카이빙센터의 스토리가 엄청나게 많을 것이다. 여기서 개발된 콘텐츠가 국립국악원이나 국립극장 전속 단체를 통해 국제 무대에도 나갈 수 있다. 박물관 기능과 함께 다른 창작물이 나오는 역할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에 이어 전통건축부재보존센터와 국립극장 무대예술지원센터를 둘러보며 현황을 점검했다.
2017년 건립된 전통건축부재보존센터에는 숭례문 화재 이후 수습한 부재(部材)와 주요 사찰 등 국가유산 수리 현장에서 나온 기둥과 대들보, 기와 등이 보관돼 있다.
지난해 준공된 무대예술지원센터는 무대 세트 및 의상 보관소(일부 개방형)와 기획·상설 전시실, 체험룸 등으로 구성됐다. 이곳은 국립극장과 국립발레단, 국립오페라단, 국립극단, 국립현대무용단, 서울예술단 등 6개 단체가 사용하게 된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수장고 포화를 해결하기 위해 자동차 같은 대형 자료 등 113만점까지 소장이 가능한 기억과유산 자료센터 건립을 추진한다. 국립한글박물관도 올해 기준 수장고 포화도가 114.2%로 통합수장센터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목표다.
유 장관은 이날 문화클러스터 조성과 함께 드라마와 영화 등을 아카이빙 하는 영상산업박물관, 대중문화예술인을 위한 명예의전당 건립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류, 한류 하지만 과거 방송, 영화와 관련해 축적된 게 없다"며 "예컨대 (직접 출연한) '전원일기'가 1980년 시작할 때 비디오테이프를 썼는데 그땐 한번 쓰고 지워 초반 기록이 없다. 요즘은 디지털로 변환해 보관하지만 그땐 그런 돈도 없고 그런 생각을 못 했다"고 돌아봤다.
또한 "얼마 전 그래미 뮤지엄이 우리 아이돌 스타(방탄소년단과 세븐틴 등 하이브 아티스트)들의 무대 의상을 전시한다는데 우리가 생각 못 한 일을 그들이 하고 있다. 굉장히 중요한 일이니 올해 연구 용역을 할 수 있는 예산을 담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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