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민주당 우세 지역 유세 집중하며 사퇴 압력 저항[2024美대선]
상황 변화 내세워 "사명 완수하겠다" 입장 뒤집어
디트로이트 유세에 유력 민주당 인사들 다수 불참
[디트로이트=AP/뉴시스] 강영진 기자 = 4년 전 조 바이든 후보는 디트로이트 고등학교 유세에서 카말라 해리스 등 민주당 신진 인사들에 둘러싸여 스스로를 차세대 지도자들로 이어지는 교량이라고 묘사했다.
12일(현지시각) 디트로이트 고등학교를 다시 방문한 바이든이 후보 사퇴 요구가 커지고 있음에도 선거 운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스스로를 더 이상 “교량”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냐는 질문에 “경제, 외교 정책, 국내 분열 등 상황이 위중해졌다. 전에 경험하지 못한 일이다. 내가 다른 세대에 넘기지 못하는 이유다. 내가 일을 완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퇴 압력 맞서지만 성과는…
지금까지 민주당 상원의원 1명과 약 20명의 하원의원들이 후보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바이든이 출마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프리 하킴스 하원 민주당 원내 총무가 11일 바이든 기자회견 뒤 비공개로 만나 민주당 하원의원들의 분위기를 전달했다고 동료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시간 주 유세에 앞서 아시아계 및 라틴계 하원의원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라틴계 의원인 마이크 레빈 의원이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고 익명의 소식통들이 전했다.
그러나 11일의 단독 기자회견에 대해 만족한 바이든 보좌관들은 더 강하게 당내 반대 세력을 압박하고 있다.
바이든 선거 캠프 마이클 타일러 대변인은 대통령 기자회견 뒤 기부금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여전히 “여러 세력에 걸쳐” 지지를 받는다는 징후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제 밤에만 4만 건의 기부가 있었다”면서 평소 기부의 7배라고 밝혔다.
바이든 선거 캠프는 바이든 당선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하고 있다. 이른바 민주당 우세지역인 미시간 주, 위스콘신 주,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분명한 승기를 잡고 있다”면서 격전지인 아리조나 주와 네바다 주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고 밝힌다.
민주당 우세 지역 주 집중 공략하며 지지세 재확인 시도
그러나 이날 유세에 미시간 주 출신 주요 민주당 인사들이 거의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바이든 선거캠프 공동의장인 크레첸 위트머 주지사는 주를 떠나 있을 예정이고 게리 피터스 상원의원과 엘리사 슬로트킨 하원의원이 불참한다. 숀 페인 자동차 노동조합 위원장 등 다른 노조 지도자들은 다른 지역에서 열리는 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격전지인 미시간 서부에서 하원의원 재선을 노리는 힐러리 숄튼 하원의원도 바이든 후보 사퇴 촉구 의원에 합류했다.
조슬린 벤슨 미시간 주 국무장관은 바이든이 대선 후보로 남아 있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답변하기를 거부했다.
다만 데비 딩겔, 할리 스티븐스, 슈리 타네다 하원의원과 리즈 슐러 노동총연맹(AFL-CIO) 의장이 디트로이트행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했다. 아카데미상 수상자인 옥타비아 스펜서도 유세에 합류할 예정이며 디트로이트 지역 주의원 10여 명이 바이든 지지 서한에 서명했다.
2020년 디트로이트 고등학교 유세에서 바이든은 해리스 등의 손을 잡은 채 “나는 단지 교량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내 뒤를 이을 지도자들이 모두 뒤에 서 있다. 이들이 우리나라의 미래”라고 강조했었다.
2016년 대선 때 트럼프는 흑인 유권자가 많은 웨인 카운티 등지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면서 간신히 미시간 주에서 승리했다. 힐러리 클린턴은 버락 오바마가 받은 지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바이든이 4년 전 패배를 만회하면서 미시간 주에서 15만4000표 차로 승리했다. 그러나 지난 2월 예비 선거 때 주민의 78%가 흑인인 디트로이트의 투표율이 12%로 저조해 주 전체 투표율 23%의 절반에 불과했다.
또 아랍계 미국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미시간 주의 경우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을 지지하는 바이든 정책에 대한 불만이 커 예비선거 때 “지지후보 없음”이라고 밝힌 투표자가 10만 명이 넘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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