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금융 돋보기] "韓기업, 실적 개선에도 신용도 하향압력 높아" 글로벌 신평사 경고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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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 기업들의 산업별 신용도 흐름 차별화가 심화할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향후 12개월간 반도체·자동차 섹터의 견고한 실적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 화학·전기차 배터리·철강의 신용도는 하향 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산업별로 보면 화학·철강 기업들이 신용도 하향 압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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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올해 한국 기업들의 산업별 신용도 흐름 차별화가 심화할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향후 12개월간 반도체·자동차 섹터의 견고한 실적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 화학·전기차 배터리·철강의 신용도는 하향 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박준홍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신용평가 상무는 지난 11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국제금융센터가 개최한 S&P 초청 세미나에서 "한국 기업들의 신용등급 적정성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산업간 차별화는 깊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박 상무는 올해 한국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강하게 반등하는 반도체·자동차·유틸리티 부문의 수익성이 약한 성과를 내고 있는 화학·철강·전기차 배터리 부문을 더 많이 상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한국 기업들의 공격적인 캐파 확장 때문에 올해 한국 기업들의 부채 증가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우려했다.
S&P는 전날 '이득 이전의 고통(The Pain Before The Gain)'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도 "수출 중심의 중간 규모 시장에 기반을 둔 한국 기업들은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상무는 "성장을 위해 리스크를 감수하는 분위기가 한국 기업 부문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며 "기업들의 신용등급 추이가 다소 부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채권 투자자들의 리스크 익스포저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별로 보면 화학·철강 기업들이 신용도 하향 압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발 공급과잉이다. 중국이 대규모 증설로 공급을 크게 늘리면서 국내 기업과 경쟁구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에쓰오일 등 정유사의 석유화학 제품 생산력 확대와 중동 지역의 증설도 신용도 하향 가능성을 높이는 원인으로 꼽혔다.
배터리 산업도 신용도 리스크가 커졌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공격적인 투자 확장 속에서 매출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로 S&P는 지난 상반기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BB+'로 하향 조정했으며,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
반면 반도체와 자동차 섹터는 실적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신용도 부담이 완화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체는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에 힘입어 지난해 말부터 빠르게 반등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균형 잡힌 제품 믹스를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한편 SK그룹은 계열사별로 신용도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SK하이닉스와 SK E&S는 크게 문제 없겠지만 SK이노베이션은 부담이 클 것으로 분석됐다.
박 상무는 "SK온의 실적 개선에는 시간이 더 많이 걸릴 수 있을 것"이라며 "유럽 공장 가동률이 낮은 데다 유럽 시장에서 중국 업체와 경쟁도 쉽지 않다. 미국 투자도 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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