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뿌리면 공연도 스타도 뜬다…물 쓰는 여름축제 올해도 성행
"아티스트 체급 높일 수 있는 무대"…'과도한 물 사용' 지적도 여전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할리우드 배우도, 여름철 대세를 노리는 가수도 무대에서 사정없이 쏟아지는 물줄기에 흠뻑 몸을 적신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물로 모두의 더위를 날리는 축제는 이제 여름철 공연장을 상징하는 풍경이 됐다.
축제에서 인지도를 높인 뒤 일약 스타로 떠오른 가수의 사례까지 등장하면서, 물을 사용하는 축제는 '물 낭비'라는 지적 속에서 올해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13일 가요계에 따르면 싸이 흠뻑쇼, 워터밤, S2O 등 물을 테마로 한 음악 축제가 이번 주말 전국 각지에서 열린다.
대구스타디움 주경기장에서는 곳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을 맞으며 싸이의 히트곡을 감상할 수 있는 '싸이 흠뻑쇼'가 주말 양일간 열린다.
흠뻑쇼는 누구나 따라부를 수 있는 히트곡을 특유의 에너지와 함께 가창하는 싸이의 모습을 만날 수 있어 매년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역시 티켓 오픈과 동시에 예매 사이트 접속 트래픽이 분당 800만 건을 넘기는 등 높은 관심 속에 6월 말부터 전국 9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다.
매 공연 달라지는 게스트의 무대가 묘미로 꼽힌다. 올해는 제시, 다이나믹 듀오, 창모 등이 무대를 꾸몄다.
이날 제주종합경기장에서는 에픽하이, 비비, 이영지 등이 출연하는 '워터밤 2024 제주'가 펼쳐진다.
워터밤은 아티스트와 관객이 서로 물총을 겨누며 무대를 즐긴다는 콘셉트에 힘입어 여름철을 대표하는 행사로 자리를 잡은 축제다.
가수들이 여름철을 맞아 평소보다 과감한 의상과 퍼포먼스로 관객의 호응을 끌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워터밤을 주제로 한 챌린지 영상도 유행하며 지난해에는 전국적으로 약 20만명이 방문하기도 했다.
2018년 선미의 무대를 촬영한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뒤로는 매년 '워터밤 스타'를 배출하고 있다.
지난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 공연에서는 그룹 시그니처 지원과 키스오브라이프의 무대가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았고, 할리우드 배우 휴 잭맨과 라이언 레이놀즈가 깜짝 출연해 추억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양일간 서울랜드 일원에서 개최되는 '2024 S2O 코리아'는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장르 음악을 특색으로 내세운다.
니키 로메로, 마이크 윌리엄스, 비니 비치 등 유수의 해외 EDM 아티스트들이 내한 공연을 선보인다. 약 100만 리터(ℓ)의 물을 활용한 워터 쇼도 볼거리다.
물을 사용하는 음악 축제는 흥행과 마케팅에서 성과를 거두며 매해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흠뻑쇼는 지난해 서울, 부산, 수원 콘서트를 공연시장 티켓 판매액 상위 20위 안에 진입시켰다. 그중 서울 공연의 경우 대중가요 공연 가운데 가장 많은 티켓 판매액을 기록했다.
워터밤의 경우 도약의 계기가 필요한 아티스트들에게 자신을 드러낼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일례로 권은비는 지난해 워터밤 무대 영상이 인기를 끈 뒤로 2022년 발표한 곡 '언더워터'(Underwater)가 역주행하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가요계 관계자는 "워터밤에서 화제를 모은 뒤 광고와 방송, 대학 축제에 섭외되는 사례가 생기다 보니 아티스트에게는 워터밤이 자신의 인지도를 비롯한 이른바 '체급'을 높일 수 있는 무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러한 축제가 과도한 물 사용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환경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벨기에 출신 방송인 줄리안 퀸타르트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형 페스티벌들이 환경까지 생각할 수 있다면 더 멋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형 페스티벌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보여주거나 지속 가능한 축제를 고민하지 않아 아쉽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의견에 대해 S2O 페스티벌 측 관계자는 "수돗물을 특수제작한 수조에 담아놓고 계획된 특수효과에 따라 물을 살수하고 있다"며 "허투루 사용되는 물이 없도록 최대한 계획적으로 물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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