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이 변했어요…"점주 수수료 40%대 인상" 쥐어짜는 모회사, 왜
[편집자주] 국민 앱 '배달의민족'이 달라졌다. 독일계 딜리버리히어로(DH)가 주인으로 나선 지 4년여 만에 이익 실현을 본격화했다. 자유로운 기업문화와 자영업자의 상생 등 배민의 철학은 희미해졌다. 대신 수수료 인상으로 상생과 소비자 물가에 '적신호'를 켰다. 이윤 추구는 기업의 본질이라지만, 배민을 바라보는 불안한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는 DH 행보의 배경을 살펴본다.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내달 정률형 요금제 '배민1플러스' 중개 이용료율을 기존 음식값의 6.8%에서 9.8%로 3%포인트(p) 인상한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부가세를 합치면 10.8%에 이른다.
지난 2일 이국환 전 우아한형제들 대표의 사임, 피테얀 반데피트 임시대표의 선임과 맞물린 수수료 인상 결정은 배민을 소유한 독일계 딜리버리히어로(DH)의 결정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전 대표는 2017년 배민에 입사해 김봉진 창업자와 손발을 맞췄지만, 반데피트 임시대표는 2015년부터 DH에서 근무하다 2019년 배민 인수 후 DH 측 인사로 합류한 인물이다.
DH 인수 이후 배민은 폭풍 성장했다. 2019년 364억원 영업손실을 냈지만 2022년 4241억원, 지난해 699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전 세계에서 배달 플랫폼의 특수가 사라지며 우버이츠와 도어대시, 메이투안 와이메이 등이 적자를 냈지만, 배민만은 예외였다. 경쟁사를 압도하는 70% 이상의 점유율, 그만큼 불어난 점주 수수료 덕분이다. 실제로 점주 수수료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배민의 '서비스매출'은 2019년 5057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2조7187억원으로 5.4배가 됐다.
하지만 성장 속도는 눈에 띄게 떨어졌다. 전년대비 서비스매출 증가율은 2019년 69.8%, 2020년 71.5%, 2021년 81.5%로 꾸준히 상승세였지만 2022년 53.9%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12.2%에 그쳤다. 액수로도 2021년에는 전년대비 7069억원, 2022년에는 8491억원 늘었는데 지난해에는 2953억원 증가에 그쳤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는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거나, 자칫 역성장할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배달 플랫폼이 일상의 필수재로 자리 잡았고, 음식점주들도 배민 없이는 장사하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이제는 모두가 배민을 쓰는 만큼, 수수료를 낼 새로운 점주를 찾기도 어려워졌다. 또 경쟁사 쿠팡이츠가 '무료배달' 경쟁에 불을 붙였고, 라이더 확보를 위한 고비용 구조는 여전하다. 배민의 성장이 더뎌진 이유다.
음식점주 수수료 외 새로운 수익의 돌파구를 찾기도 쉽지 않다. 'B마트' 등으로 이뤄지는 상품매출은 지난해 6881억원으로, 여전히 서비스매출 4분의 1에 불과하다.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도 2021년엔 92.8%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34.3%에 그쳤다.
DH는 배민을 인수하면서 기업가치를 약 40억달러로 평가했다. 당시 환율로도 4조7000억원 이상이다. 최근 투자금 회수에 착수했다. DH는 지난해 배민으로부터 4127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는데, 이는 배민의 이익잉여금 72%에 달하는 규모다. 앞으로도 지난해 못지않은 배당이 유력하고, 배민으로선 점주 수수료의 인상 외 뾰족한 대안이 없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대주주의 투자금 회수 자체를 문제 삼을 순 없지만, 시장을 혁신하겠다며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기업마저 외국계 대주주를 위한 고배당 목표에 내몰린 것은 안타깝다"며 "더욱이 독보적 1위의 플랫폼 기업으로, 자영업자와 소비자들에게 배민 외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것도 문제"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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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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