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에 구멍을 뚫는 초능력···일본만화 실사, 이번엔 재밌네 ‘칠석의 나라’[오마주]

최민지 기자 2024. 7. 13. 08: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디즈니플러스 ‘칠석의 나라’
디즈니플러스 제공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한 청년이 있습니다. 이름은 미나미마루 요지(호소다 카나타). 졸업이 코앞인데 대학을 나가면 뭘 해야 할지 막막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청년이죠. 그런 미나미마루에겐 특기가 하나 있는데요. 할아버지에게 전수 받은 ‘초능력’입니다. 양 손바닥을 서로 마주 보게 한 뒤 기를 모으면 작은 크기의 구체가 생기는데 이것을 날려 원하는 곳 어디에나 구멍을 낼 수 있습니다. 신기한 재주이긴 해도 실생활엔 딱히 쓸모가 없습니다. 구멍 크기가 겨우 볼펜 하나가 들어갈까 말까한 정도거든요. 초능력 계발 동아리에서 A4 용지에 구멍을 내 부원들의 박수를 받은 게 전부입니다. 그나마도 한 번 할 때마다 온몸의 기운을 소진해야 하고요.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칠석의 나라>는 이런 미나미마루에게 기이한 일이 벌어지면서 시작됩니다. 어느 날 자료 조사차 마루카미 마을로 떠난 민속학 교수가 실종되자 미나미마루는 연구실 동료들과 교수의 발자취를 따라 마을로 나섭니다. 그곳에서 미나미마루는 자신의 가문과 얽힌 특별한 능력을 깨닫게 됩니다. 마을에는 오래 전부터 ‘손이 닿는 자’, ‘창을 여는 자’라는 두 가지 능력자들이 태어나는데 그 자신이 구멍을 낼 수 있는 자, 즉 ‘손이 닿는 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죠.

그러는 사이 마을 안팎에선 의문의 사건이 잇달아 벌어집니다. 누군가 신체가 동그란 모양으로 패인 채 사망하고, 건물 곳곳에는 쇠공을 맞은 듯 구멍이 뚫립니다. 모든 것이 의문투성이인데도 마을 사람들은 좀처럼 입을 열지 않습니다. 한편 미나미마루의 능력은 점차 강력해집니다. 그가 만드는 구체의 크기는 커지고, 그 위력도 어마어마해집니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자에겐 어둠이 손을 뻗는 법이죠. 미나미마루에게도 어둠의 세력이 찾아옵니다. 하지만 선한 미나미마루는 자신의 능력을 이로운 곳에 쓸 수 없을까 고민합니다.

마루카미 마을은 온통 비밀 투성이다. 칠석을 맞아 열린 축제에서는 기이한 일이 벌어진다. 디즈니플러스 제공
<칠석의 나라> 포스터. 디즈니플러스 제공

<기생수>, <히스토리에>의 이와아키 히토시가 그린 동명의 만화가 원작입니다. 국내에도 1999년 출판됐습니다. <기생수>보단 덜 알려져 있지만 이와아키의 또 다른 명작으로 꼽힙니다.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보여온 작가의 작품답게 기묘한 분위기와 진지한 문제의식이 특징입니다.

일본 만화의 실사 영화·드라마라고 하면 영 미덥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실패작이 어디 한두 편이었나요. <21세기 소년>, <카우보이 비밥> 등 인기 만화의 실사판은 모두 혹평을 받으며 원작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습니다. 평가나 흥행 면에서 괜찮은 성적을 거둔 <기생수> 역시 원작에 비하면 부족한 면이 많았습니다.

<칠석의 나라>의 경우 아직 미완결이지만 나쁘지 않은 출발을 했습니다. 지난 11일까지 5개 에피소드가 공개됐는데, 원작 팬들은 독특한 소재와 분위기를 영상 안에 잘 구현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총 10부작으로 한 편당 러닝타임은 40~60분 정도입니다.

다만 시청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기생수>처럼 신체 훼손을 포함한 잔인한 장면이 매회 등장합니다. 관람 등급 역시 청소년 관람 불가입니다.

‘방구석 피서’ 지수 ★★★★ 무더위 날려주는 오싹함

‘일단 한 번 잡솨봐’ 지수 ★★★★ 일본 만화 실사판이지만, 나쁘지 않은 출발

이와아키 히토시 작가의 만화 <칠석의 나라>. 학산문화사 홈페이지 갈무리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