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하위권 예상했는데…” 사자군단의 2위 돌풍, 39세 리빙 레전드가 꼽은 원동력은 ‘투혼’이었다
[OSEN=잠실, 이후광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리빙 레전드' 강민호(39)가 사자군단의 2위 돌풍 원동력으로 아기 사자들의 투혼을 꼽았다.
강민호는 지난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10차전에 교체 출전해 쐐기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팀의 9-5 승리에 기여했다.
컨디션 관리 차 선발 제외된 강민호는 6-4로 근소하게 앞선 8회초 1사 1루에서 이병헌의 대타로 타석에 등장했다. 그리고 바뀐 투수 박치국의 초구 높은 싱커(145km)를 공략해 비거리 110m 좌중월 2점홈런으로 연결했다. 승부의 쐐기를 박는 한방이었다.
강민호는 11일 대구 NC 다이노스전에 이어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하며 시즌 7홈런에 도달했다. 동시에 최형우(KIA), 최정(SSG), 이승엽(삼성), 이대호(롯데), 김현수(LG), 양준혁(삼성), 김태균(한화), 이호준(NC)에 이어 KBO리그 역대 9번째 1200타점 고지를 밟았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쫓기는 8회초 강민호 선수의 벼락같은 초구 홈런으로 승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라고 39세 베테랑의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 만난 강민호는 “감독님께서 5회 이후에 상황이 생기면 나갈 수 있으니 준비하라고 했다. 불펜에서 계속 몸을 풀었다”라며 “초구를 무조건 쳐야겠다는 생각은 아니었다. 이진영 코치님이 박치국 선수의 투심이 좋다고 해주셨고, 투심은 타이밍이 늦으면 땅볼이 나올 확률이 높아서 포인트를 앞으로 가져가서 치려고 했다.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대타 초구 홈런 비결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잠실 베이스를 도는데 기분이 정말 좋더라. 오랜만에 짜릿한 느낌을 받았다. 사실 잠실뿐만 아니라 우리 삼성 팬들은 광주, 대구 등 전국 어디든 많이 찾아와주신다. 정말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는 팀인 거 같다”라고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1200타점 대기록 달성에 대해서는 “최근 보면 역대 10번째 안에 들어가는 기록들이 많다. 야구를 오래했고, 또 건강하게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더 잘 마무리하고 싶다”라며 “물론 어릴 때부터 경기를 뛰었기 때문에 조금 늦었다는 생각도 든다. 지난 시즌들을 떠올리면 더 잘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생긴다. 그러나 일단 현재 주어진 역할에 충실해야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집중해서 잘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두산전 6연승을 질주하며 두산에 시즌 9승 1패 압도적 우위를 유지했다. 강민호에게 비결을 묻자 “두산과 경기를 해보면 정말 강하다. 투수도 굉장히 좋은데 두산 쪽에서 우리한테 조금 꼬인다는 느낌이 든다. 우리가 특별히 두산 상대로 잘한다는 생각은 안 든다. 오늘은 초반부터 기싸움이 치열했다. 그렇게 야구를 하는 모습이 멋졌다. 양팀 모두 오늘 좋은 경기를 했다”라고 답했다.
삼성은 이와 더불어 1위 KIA와의 승차를 4.5경기로 좁히고, 3위 두산을 1경기 차이로 따돌렸다. 시즌 전 전문가들의 5강 후보 예측에서 늘 제외됐던 삼성의 대반전이다.
강민호는 “우리 선수들이 너무 잘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시즌 전 모든 야구 관계자들이 우리 팀이 하위권에 있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야구는 정말 모르는 것이다. 특히 야구는 분위기 싸움이기에 지금 분위기가 잘 처지지 않도록 고참으로서 더 파이팅을 내고 잘 이끌어보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후배들이 너무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경험이 그렇게 많지 않은 선수들이 팀 상승세와 함께 신바람 나게 뛰는 모습이 선배로서 대견하다”라며 “나이가 어려도 체력적으로 힘들 것이다. 그럼에도 선수들이 약한 모습 안 보이고 계속 경기에 나가려는 모습 또한 보기 좋다”라고 후배들의 투혼에 경의를 표했다.
강민호에게 끝으로 올 시즌 목표를 물었다. 그는 “솔직히 순위는 정말 신경 쓰지 않는다. 다만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한국시리즈에 가고 싶다. 은퇴 전에 한국시리즈 냄새라도 한 번 맡아보고 싶다. 경기가 아직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매 경기 열심히 하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backlight@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