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 되찾아 돌아온 문동주의 다짐···“이제 사람 같이 던지고 싶다”[스경x인터뷰]
문동주(21·한화)가 완벽하게 돌아왔다.
문동주는 12일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LG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8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한화의 6-0 승리를 이끌었다.
문동주는 개막 이후 2차례나 2군행을 겪었다. 4월말 한 번 2군에 다녀왔으나 이후 다시 기복을 겪었다. 지난 6월2일 삼성전에서 7이닝 6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이후 4경기 연속 4실점 이상을 하면서 4연패를 기록했다.
김경문 감독은 6월말 문동주를 다시 2군으로 보냈다. 한 번 더 재정비 시간을 갖도록 했다. 지난 6월26일 두산전에서 4이닝 8피안타 5사사구 7실점을 기록하고 물러난 뒤 2군에 갔던 문동주는 약 보름 만에 1군으로 돌아온 이날 쾌투를 펼쳤다.
101개를 던지며 6월2일 삼성전 이후 5경기 만에 투구 수 100개를 넘기고 다시 7이닝을 책임졌다.
구단 측정, 최고구속 159.8㎞를 찍으며 직구 구위가 살아나자 투구 수의 절반이 넘는 59개의 강한 직구를 뿌리며 LG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이날은 야수들의 호수비도 뒷받침 해줬다. 거의 매이닝 병살플레이가 나왔다. 3회초 1사후 안타와 볼넷, 폭투로 1사 1·3루 위기를 맞았으나 문성주의 타구를 2루수 황영묵이 직선타로 잡은 뒤 1루주자 홍창기를 태그아웃, 이닝을 끝냈다.
4회가 최대 고비였으나 역시 수비 도움을 받았다. 선두타자 3번 오스틴을 좌전안타로 출루시켰으나 문보경의 2루 땅볼을 잡은 황영묵이 2루 베이스를 찍고 1루로 송구, 병살 처리했다. 문동주는 5번 오지환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6번 신민재에게 좌월 2루타를 허용했다. 타구를 잘 잡은 페라자가 빠르게 송구, 유격수를 거쳐 3루로 커버 들어간 2루수 황영묵에게 연결했다. 2루를 돌아 3루를 밟은 오지환의 오버런에 황영묵이 태그아웃 시키면서 그대로 실점 없이 이닝이 종료됐다.
문동주는 경기 뒤 “운이 좋았다. 이런 경기는 야구인생에서도 앞으로 또 나오기 힘들 것 같다. 내가 아니라 (황)영묵이 형이 던져서 이긴 경기”라고 웃었다.
지난해 신인왕을 받은 뒤 큰 기대를 받고 스스로도 기대를 하며 출발한 시즌, 전반기에 심한 부침을 겪은 문동주는 더 신중해진 모습이다.
문동주는 “나에게 있어 가장 좋아야 하는 부분이 직구 구위인데 오늘은 괜찮았다. 1회부터 평상시처럼 던졌는데 구속도 잘 나왔다. 올해 중 가장 좋았던 날인 것 같다”며 “그동안 기대에 비해 결과가 잘 안 나오기도 했지만 경기 결과를 보면서 나 스스로도 나를 옥죈다고 해야 하나, 그런 게 있는 것 같다. 나 역시 나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서 그런 것 같은데, 이제 후반기 시작했고 오늘 경기를 계기로 좀 잘 풀어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동주는 전반기에 13경기에서 3승6패 평균자책 6.92에 머물렀다. 그러나 후반기 돌아와 안정감 있는 투구를 되찾고 한화의 기대치를 높였다. 문동주는 “오늘 한 번 잘 던진 거니까 크게 의미부여 하지 않고 조금 더 꾸준하게 잘 하고 싶다”며 “후반기에는 사람 같이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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