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엔 물, 그늘, 휴식 그리고 폭염 영향예보 서비스
‘여름’ 하면 즐거운 여름방학이나 멋진 해수욕장을 떠올릴 수도 있지만, 폭염과 열대야가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여름철에는 집중호우가 동반된 장마 기간이 끝나고 한시름 놓기 무섭게 무더위가 찾아온다. 집중호우에 비해 폭염에 대해서는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무심한 경우들이 있지만, 실제로 기상재해 가운데 사람들의 건강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은 폭염이다. 우리나라의 기상재해 통계를 보면 태풍이나 집중호우보다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더 많으며, 온열질환자 발생뿐만 아니라 농가의 가축 폐사, 하천 녹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많은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더하여 기후위기 속 급변하는 기후로 인해 2023년은 전지구 평균기온이 14.98℃로 산업화 이래 가장 뜨거웠던 해였고, 전 세계 곳곳에서 고온과 폭우 등 기상이변이 발생했다. 우리나라 부울경 지역 역시 이러한 기후변화 추세 속에 지난해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0.9도 높은 14.8도로 역대 1위를 기록했고, 최근 10년간 폭염일수는 15.7일로 평년 대비 2.7일 증가했다. ‘소리 없는 살인자’라고 불리는 폭염은 이처럼 조용하지만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우리 곁에 다가와 있다.
기상청은 폭염으로 사회?경제적 영향을 받는 분야의 피해를 줄이고자 폭염 영향예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영향예보란 보건, 산업, 농축산업 등 각 분야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날씨의 영향을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상세한 기상정보와 대응요령 등을 제공하는 예보를 말한다. 기상청은 폭염과 한파의 위험 수준을 관심, 주의, 경고, 위험 4단계로 분류하여 폭염?한파 영향예보를 생산하고, 위험 수준에 따라 차별화된 대응요령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부산지방기상청은 지난해 경상남도 창녕군의 어르신과 보호자, 마을 이장을 대상으로 농촌 어르신들의 폭염 피해 최소화를 위한 맞춤형 폭염 영향예보 서비스를 시범 운영했다. 위험 수준이 ‘주의’ 단계 이상이거나 폭염 상황 단계 변동 및 장기간 지속 시에 폭염 정보와 대응 요령 등을 문자나 휴대전화 앱 메시지로 제공했다. “어르신, 낮에는 야외활동을 줄이시고 물을 충분히 마셔주세요.”, “오늘 창녕은 어제보다 더우니 부모님께 외출은 피하고 시원한 곳에서 쉬시라고 전화 부탁드려요.”처럼 친근한 표현을 사용했다.
여름이 지나고 해당 서비스를 받은 어르신과 보호자들에게 정보가 얼마나 유용했는지 물어보니, 한낮 더위에도 농사일을 나가시던 어르신들이 폭염 정보를 받으신 후에는 바깥 활동을 조심하고 밭에 나가는 시간도 새벽이나 저녁으로 변경하셨다고 했다. 또한, 폭염 정보 문자를 받은 타지에 있는 자녀가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안부 전화를 함으로써, 가족 간에 정을 나누고 고향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효과도 있었다.
올해는 맞춤형 폭염 영향예보 서비스의 제공 지역과 대상을 확대했다. 최근 10년간 부울경에서 폭염일수가 가장 많았던 밀양시를 서비스 제공 지역에 추가하고, 어르신, 보호자, 마을 이장뿐 아니라 보건 관계자에게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어르신들의 건강을 현장에서 챙기는 보건진료소장, 방문진료 간호사, 생활보호사 등 보건 관계자에게 제공되는 폭염 정보는 지역의 건강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쁨은 나누면 2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절반이 된다는 말이 있다. 기상정보도 주변 사람들과 공유하면 2배 이상의 효과가 있다. 기상청은 날씨누리와 날씨알리미 앱을 통해 가장 신속하고 신뢰감 있는 기상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주머니 속의 비서라고도 하는 휴대전화에 날씨알리미 앱을 설치하면, 몇 번의 터치로 최신 기상정보와 폭염 영향예보를 확인하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유용한 정보를 알려줄 수 있을 것이다. 폭염 시 기억해야 할 것은 ‘물, 그늘, 휴식’ 그리고 ‘폭염 영향예보 서비스’임을 잊지 말고 폭염에 대비해, 모두 함께 건강하고 행복한 여름을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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