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 '초양극화'…정부 '집값' 개입 필요성 나와
공급부족, 벼락거지 '불안감'이 집값 끌어올려
공급 안정화, 집값 잡겠다는 '정부 의지' 보여야
서울 집값이 지난 3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 중입니다. 상승폭은 지난주에 이어 최대치를 경신했는데요. 9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는 지방과 격차가 커지면서 양극화를 넘어 '초양극화'가 진행 중인 모습입니다.
서울의 가파른 상승 속도에 심상치 않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옵니다. 주택경기 회복도, 부동산 뇌관인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은 상태입니다. 기준 금리 역시 여전히 동결인 상황. 즉 대내외 악재는 그대로인데 서울 집값만 오르는 형국이라 그렇습니다.▷관련기사: [집잇슈]'대세 상승장' 왔나? 시장 과열시 규제·조정 우려도(7월11일)
정부는 서울 집값 상승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전문가들은 2021년 집값 폭등기에 집을 사지 않으면 벼락거지가 된다는 '불안감'이 다시금 증폭된 것으로 보고 있어요.
따라서 양극화를 잡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불안 심리'가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는 만큼 불안을 잠재울 수 있을만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폭 경신중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둘째 주(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4% 상승했습니다. 16주 연속 오르고 있는데요. 상승폭이 약 5년 10개월 만에 가장 크게 나타났어요.
지역별로는 여전히 강남 4구와 '마·용·성' 지역의 상승폭이 두드러졌어요. 마용성은 성동(0.52%), 용산(0.36%), 마포(0.35%) 순으로, 강남4구는 송파(0.41%), 서초(0.40%), 강동(0.32%), 강남(0.28%) 순으로 전주 대비 높은 상승세를 보였어요.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정주여건이 양호한 선호단지 위주로 매수문의가 지속돼 매도희망가격이 높아져 상승거래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가격상승 기대심리가 인근 단지로 퍼지는 등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어요.
서울 집값 상승은 인접 지역인 수도권으로 번지고 있는데요. 수도권은 전주(0.10%)보다 상승폭이 확대된 0.12%의 매매가 상승을 기록했어요. 경기와 인천 모두 0.06% 상승해 전주(0.05%)보다 상승폭을 키웠어요. 서울과 수도권 상승 영향으로 전국 상승폭도 0.03%에서 0.04%로 확대됐어요.
다만 지방은 -0.03%로 지난주(-0.04%) 대비 하락폭이 소폭 줄어들었을 뿐 내림세를 지속하는 모습이에요.
서울의 급격한 상승과 지방의 지속적인 하락은 서울과 지방의 집값 차이를 키우고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서울 상급지 중심으로 오른 집값이 '갭(격차) 메우기' 현상으로 서울 전역으로 퍼지면서 몇 년 간 상승 흐름이 지속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와요.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강남, 한강 변 일대 가파른 가격 상승이 기존 고점 회복에 그칠 것이란 시각도 있지만 갭 메우기, 풍선효과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전세가격 상승, 신축 부족, 고분양가가 지속할 경우 상대적으로 덜 오른 서울 다른 지역으로 가격상승이 전이돼 공급부족이 예상되는 2025~2026년까지 상승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어요.
지금처럼 강남과 마용성 등 입지가 좋고 신축 단지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며 주변지역과 가격 격차를 벌리는 것을 '갭 벌리기'라고 하는데요. 갭이 커지면 높아진 가격에 대한 부담으로 대안을 찾으면서 상대적으로 덜 오른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게 돼요. 이에 따라 덜 오른 지역들에서 가격 따라잡기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갭 메우기'라고 해요.
서울 상승 일시적이다? "정부 나서야"
하지만 정부에서는 현재 서울의 집값 상승을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있어요.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1일 "서울 집값 상승은 단기적 쏠림 현상이 일어나는 지역이 크게 보이는 것으로 부분적 상승"이라고 진단했어요. ▷관련기사: "집값 일시적 잔등락…무지막지 오르지 않을것"(7월11일)
지방의 경우 '악성미분양'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이 2만 가구가 넘게 있는데다, 현재 경제·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문제들이 집값 상승을 계속 이끌 힘이 없다고 본 건데요.
전문가들은 "괜찮다, 문제없다"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을만한 근거와 함께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지적해요. 2021년처럼 '벼락거지 될까'하는 불안감이 시장을 이끄는 상황에서 '괜찮다'는 말은 불안감 해소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봐서예요.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양극화를 근본적으로 막기는 어렵지만 상승 속도가 빠른 만큼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면서 "상승의 근본 원인이 불안인 만큼 정부가 무엇 때문에 괜찮은지, 과도한 상승시 어떤 방법으로 규제할 것인지 등 시장을 정확히 보고 있다는 구체적인 신호를 줘야한다"고 강조했어요.
김 소장은 "서울의 공급부족은 늘 있었고 몇 달 전에도 상황이 비슷했는데, 몇달 사이 이렇게 집값이 오른 것은 불안심리 때문"이라며 "대출규제 적용 유예, 공공 사전청약 폐지 등 정부가 집값을 잡지 않겠다는 시그널을 주니 불안은 더 커지고 있는데 신뢰 회복과 일관성 있는 정책으로 불안심리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말했어요.
함영진 랩장도 "갭 메우기, 풍선효과 등으로 집값 상승이 전이되지 않도록 간극을 줄이고 집값 상승 리스크를 낮추려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금리인하에 대한 과도한 낙관론으로 갭투자가 다시 늘고 있는데 이미 금리하락 기대감은 시장금리에 반영된 만큼 이런 위험을 시장에 알리고 공급부족에 대한 불안감도 안정시켜야 한다"고 말했어요.
계속 오르는 전셋가격…갭, 집값 상승으로 번져
전세가격은 60주 연속 오르고 있어요. 전국 주간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05% 상승했어요. 상승폭은 전주와 같았는데요. 수도권은 (0.12%→0.13%)은 상승폭이 확대됐고, 서울은 0.20% 상승폭을 유지, 지방은 -0.02% 하락폭을 유지했어요.
서울 전셋값은 25개 자치구 모두 여전히 상승 중이에요. 영등포(0.36%), 은평(0.34%), 노원(0.30%) 순으로 높았고요. 집값 상승이 가장 높았던 성동(0.27%), 용산(0.22%), 마포(0.20%)와 서초(0.21%) 등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어요.
전셋값 상승이 갭투자와 집값 상승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에요.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전세자금대출을 활용한 수요 등 영향으로 선호단지 중심으로 상승거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매물 소진으로 인근 단지로 거래가격 상승이 번지며 서울 전체 상승세가 직속하고 있다"고 분석했어요.
인천(0.10%→0.10%)은 상승폭을 유지했고, 경기(0.09%→0.10%)는 소폭 늘었어요. 지방은 -0.02%로 하락세가 여전한 상황이에요. 5대 광역시는 전주 대비 0.03%, 세종은 0.10% 하락했어요.
함영진 랩장은 "아파트 위주 전세선호와 신생아 특례 등 정책모기지, 입주물량 감소 등으로 수도권 전세가격은 내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어요.
김미리내 (panni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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