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점타→역전 결승타→완벽한 릴레이' 이래서 복덩이…'7위 수성'의 선봉장! 펄펄 날아올랐던 로하스의 함박미소 [MD부산]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한 명의 주자라도 불러들이자는 마음이었다"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는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9차전 원정 맞대결에 우익수,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5-4 역전승의 선봉장에 섰다.
로하스의 존재감은 경기 초반부터 드러났다. 비록 득점과 연결되진 않았으나,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로하스는 롯데 선발 박세웅을 상대로 3구째 143km 직구를 잡아당겨 우익수 방면에 2루타를 뽑아내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3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는 1루수 땅볼, 5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고개를 숙였으나, 네 번째 타석에서 가장 필요할 때 한 방을 터뜨렸다.
로하스는 2-4로 추격에 성고한 7회말 1사 2, 3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롯데의 바뀐 투수 구승민과 맞붙었다. 로하스는 1~4구까지 연달아 파울볼을 기록하며 매우 불리한 카운트에 놓였으나, 포기 하지 않고 끈질긴 승부를 펼친 끝에 8구째 133km 슬라이더를 공략,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뽑아냈다. 이때 3루 주자는 물론 2루 주자까지 홈을 파고들었고, 일방적으로 끌려가던 KT가 단 한 번의 찬스로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로하스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로하스는 4-4로 팽팽하게 맞선 9회초 1사 1, 3루의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 다시 한번 타석에 들어섰고, 이번에는 김상수의 초구 141km 직구에 힘차게 방망이를 내민 결과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는 희생플라이를 터뜨렸다. 그리고 9회말에는 이닝 중 우익수에서 좌익수로 포지션을 바꾸게 됐는데, 이 선택이 '신의 한 수'가 됐다.
9회말 1사 1루에서 롯데 윤동희가 친 큼지막한 타구가 좌익수 방면으로 뻗었다. 이때 로하스가 완벽한 중계플레이를 통해 타구를 잡아냈고, 재빨리 유격수(김상수)에게 공을 건넸다. 그리고 김상수 또한 주저함 없이 포수(장성우)를 향해 송구한 결과 홈을 파고들던 이학주를 잡아내게 됐다. 비디오 판독에도 결과에 대한 변화는 없었다. 로하스로 시작된 완벽한 중계플레이로 실점을 막아낸 KT는 이어지는 2사 3루를 실점 없이 막아냈고, 5-4로 짜릿한 역전승을 손에 넣었다. 로하스가 만든 승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로하스는 "홈(수원)에서 연장전도 치르는 등 경기가 길게 갔지만, 오늘 경기까지 포함해 후반기 세 경기에서 2승을 거뒀다"며 "성적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 팀이 승리할 수 있다면 연장전을 간다고 하더라도, 계속해서 팀이 이길 수 있다면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7회초 1사 2, 3루에서 구승민과의 승부, 어떠한 마음으로 임했을까. 로하스는 "득점권에 주자가 있는 상황이었다. 롯데 구승민이 거의 실투가 없이 좋은 공들을 뿌렸다. 그중에서도 한 개 정도가 실투로 들어왔는데, 이를 내가 인플레이 타구로 만들지 못했다. 그래서 계속해서 좋은 공이 올 때까지 커트를 했다. 어떻게든 한 명의 주자라도 불러들이자는 마음이었는데, 2타점으로 이어져서 정말 기뻤다"고 설명했다.
이날 KT의 승리는 로하스와 함께 김상수가 만들었다고 봐도 무방했다. 로하스와 김상수의 방망이에서 KT의 5점이 모두 생산됐고, 경기를 매듭짓는 과정에서도 로하스와 김상수의 완벽한 중계플레이가 없었다면 승부는 연장으로 향하거나, 9회말 역전패를 당할 수도 있었다. 로하스는 "마이너리그에 있을 때부터 이런(9회 윤동희) 타구가 왔을 때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한 훈련을 많이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로하스는 "일단 윤동희의 타구는 내가 잡을 수 있는 타구가 아니었기 때문에 펜스 플레이를 해야 된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공이 튀어나왔을 때 낙구지점을 최대한 빨리 캐치해서 던져야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정확하게 떨어졌다. 그리고 최대한 빠르게 송구를 하려고 했고, 김상수가 공을 잡은 뒤 장성우에게 정확하게 송구를 했다"며 "동료들의 좋은 송구로 주자를 잡을 수 있었다"고 활짝 웃었다.
이강철 감독도 이날 로하스의 활약에 "타선에선 공격이 잘 안 풀렸지만, 상대 실책으로 잡은 한 번의 찬스를 집중력 있게 살렸다"며 "상수와 로하스가 각각 2타점 적시타를 기록하면서, 빅이닝을 만들었다. 마지막 9회초에는 로하스의 희생플라이로 역전할 수 있었다. 9회말 마지막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로하스와 김상수가 좋은 릴레이 송구를 통해 승리를 지켰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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