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5대 금융그룹 참전… 4800만 여행객 겨냥 '트래블카드' 경쟁

강한빛 기자 2024. 7. 1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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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철, 트래블戰 격화… 똑똑한 재테크①] 농협도 출시… 올 여름 성수기 잡는다
[편집자주]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여행족을 잡기 위한 금융사들의 막판 총력전이 한창이다. 5대 금융지주(하나·신한·KB국민·우리·농협)는 물론 인터넷은행까지 참전하면서 급증한 여행 수요에 대응한 파격적인 금융 상품 출시에 적극적이다. 환전이나 현지 ATM 출금 시 수수료 0원은 기본, 저렴한 가격과 편의성이 장점인 여행자보험 출시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래픽=강지호 기자
/사진=머니S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오랜만에 해외여행을 계획 중인 직장인 A씨는 여행 전 해외여행 특화카드를 발급받을 예정이다. 여행 커뮤니티 글을 읽어보니 요즘은 현지 통화를 두둑이 환전해 떠나기보다 여행 혜택이 강화된 카드를 가져 가는게 더 이득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해외 현지 입출금기(ATM) 인출 시 수수료 절약은 물론 여행 후 국내에서 사용할 때도 혜택이 쏠쏠하다는 글도 보여 솔깃했다.
올해 5월까지 하늘길을 오간 국내·국제선 여객 수는 4847만9335명. 1년 전(3743만1714명)과 비교해 30%가량 늘었다. 여행객들만큼이나 바빠진 건 카드사. 엔데믹 전환 이후 해외여행객이 늘자 이들의 수요를 흡수하려는 카드사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로 시장 선두를 지키고 있는 하나카드의 뒤를 이어 신한·KB국민·우리카드가 참전, 이달 NH농협카드가 여행족을 겨냥한 카드를 출시하면서 5대 금융그룹의 무한 경쟁이 예고됐다. 이들은 은행과의 시너지를 통해 환전 수수료, 현지 ATM 출금 수수료 면제라는 파격 혜택을 앞세우고 있다.


이달 농협카드도 뛰어든다… 5대 금융, 은행-카드 '시너지'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전업 8개 카드사(신한·KB국민·현대·삼성·롯데·하나·우리·비씨)의 개인회원 해외 결제 금액은 7조4861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동기(5조8480억원) 대비 28.0% 증가했다. 해외로 떠나는 이들이 늘면서 현지에서 카드를 긁는 규모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그래픽=강지호 기자
여행 수요에 맞춰 이달이면 해외여행 특화카드 라인업도 강화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과 농협카드는 오는 18일 해외여행 특화 체크카드 '트래블리를 출시한다. 농협은행의 카드 출시로 5대 금융그룹 모두가 해외여행카드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은행의 영업력과 카드사의 비대면 경쟁력 등 계열사만의 장점을 합쳐 시너지를 극대화한 게 특징이다.

현재 해외여행 특화카드 선봉장은 하나카드다. 2022년 7월 하나은행, 하나카드의 협업으로 출시 된 트래블로그는 '하나머니' 앱으로 원, 달러, 엔, 유로, 파운드 등 통화를 외화 하나머니로 충전한 뒤 체크카드로 사용하는 서비스다. 외화 하나머니로 충전할 때 환전 수수료가 없는 것이 특징으로 앱을 통한 실시간 충전이 가능하다. 환율 100% 우대도 제공한다. 지난달 500만 가입자를 돌파, 환전액은 2조원을 넘어섰다.

신한카드는 지난 2월 신한은행과 '현금 없이 떠나는 스마트한 해외여행'이라는 흐름에 발맞춰 해외여행 혜택을 담은 '쏠 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42종 통화 환전수수료 무료에 외화를 다시 원화로 환전할 때 수수료 50% 우대, 신한은행 외화 계좌에 미국 달러와 유로를 넣어두면 각각 연 2%, 1.5% 이자 지급 등의 혜택을 담았다.

이후 4월 KB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 진용이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출시, 상품을 내놓은지 4일 만에 발급 10만장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카드는 해외 가맹점 이용 수수료 면제, 해외 ATM 인출 수수료 면제(일 2회, 월 10회)를 제공한다. 전월 이용실적 20만원 이상 시 월 최대 2만원의 국내 혜택이 담겼다.

지난달 출시된 우리카드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는 해외결제 수수료 및 국제브랜드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온·오프라인 쇼핑 업종과 이동통신, 대중교통, 카페, 배달플랫폼 등에서 5% 캐시백 서비스도 제공한다.


'그룹 자존심' 새판 짜는 카드사… 점유율 하나>신한>우리>국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열린 트래블로그 서비스 500만 돌파 기념행사에 참석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첫줄 왼쪽 다섯 번째), 이승열 하나은행장(첫줄 왼쪽 네 번째),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이사(첫줄 왼쪽 여섯 번째)가 임직원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하나금융
5대 금융그룹 라인업이 완성되며 뺏고 뺏기는 점유율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이용금액 점유율 1위는 하나카드로 55%, 신한카드 20%, 우리카드 15%, KB국민카드 10%를 차지했다.

한 달 뒤인 4월 말 역시 하나카드 53%, 신한카드 23%, 우리카드 14%, KB국민카드는 10%가량으로 순위 변동은 없었지만 하나카드와 신한카드의 점유율 나누기가 시작된 모습이다.

트래블카드가 각 금융그룹의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자 그룹 회장 역시 직접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 트래블로그 서비스 500만 가입자 돌파 기념행사에는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물론 이승열 하나은행장,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함 회장은 특히 지난해 8월 200만 회원 달성, 같은해 12월 환전액 1조원 돌파 기념 행사를 모두 참석하며 트래블로그에 각별한 애정을 보이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한 지붕 아래 공조를 본격화한다. 신한은행은 '2024년 하반기 정기인사'를 통해 '고객솔루션그룹' 아래 신한은행과 신한카드의 직원들이 협업 근무하는 '체크카드솔루션실'을 만들었다.

이번 인사는 지난 2월 신한은행과 신한카드의 협업으로 탄생한 해외여행카드 '쏠트래블 체크카드' 출시 이후 이뤄져 눈길을 끈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당 카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번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카드 출시 당시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해당 상품을 소개하는 유튜브 영상에 출연해 "기존 존재하는 상품 중에서는 이만한 상품은 없다는 걸 직을 걸고 약속한다"며 상품에 대한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역시 "신한은행의 장점, 신한카드의 장점이 크로스로 만났다"고 설명했다.

공조는 상품군 확대에도 긍정적이다. 최대한 많은 고객을 확보해 향후 예·적금, 보험 상품가입 등 계열사 간 연계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하나은행은 '트래블로그 여행자적금', 하나손해보험은 '트래블로그 여행자보험' 내놨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트래블카드는 수수료 무료를 내걸고 있어 수익성 확대를 노릴 수는 없지만 고객 수요 대응,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 긍정적"이라며 "트래블카드 혜택이 상향평준화 돼 이제는 차별화를 경험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는 곳에 고객들이 더욱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한빛 기자 onelight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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