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웹3.0]⑦ 에드 펠튼 아비트럼 공동창업자 “멀티 체인 전략으로 실용성 강화”

김태호 기자 2024. 7. 1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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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이용자 수요 맞춘 ‘멀티 체인’ 전략 채택
美 프린스턴대 교수 출신… 연방거래위원회·백악관 근무 이력
메인넷 예치자산 5위·이용자 6위 달성
그래픽=손민균
“하나의 블록체인이 모든 사용자의 수요를 감당할 여력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이상적이죠.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비트럼은 실용적인 ‘멀티 체인’ 전략을 택했습니다.”

에드 펠튼(Ed Felten·61) 오프체인랩스 공동창업자 겸 수석과학자는 지난 2일 조선비즈와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용자 수요에 맞춰 여러 개의 블록체인을 운용하는 멀티 체인 전략을 통해 실용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프체인랩스는 펠튼 창업자와 스티븐 골드페더 최고경영자(CEO), 해리 칼로드너 최고기술책임자(CTO)가 2018년에 세운 블록체인 개발사다. 오프체인랩스에서 만든 대표적인 제품이 바로 이더리움 기반의 블록체인 메인넷 ‘아비트럼’이다. 블록체인 메인넷이란 가상자산과 디앱(dApp·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 등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데 기반이 되는 네트워크를 뜻한다.

지난 2021년 8월 오프체인랩스는 첫 메인넷인 ‘아비트럼 원’을 출시했다. 이후 2022년엔 게임 개발 특화 메인넷인 ‘아비트럼 노바’를 공개했다. 지난해엔 이용자가 새로운 블록체인 메인넷을 직접 개발할 수 있는 도구 성격의 메인넷 ‘아비트럼 오르빗’을 선보였다. 이처럼 오프체인랩스는 단일 메인넷에 의존하지 않고 이용자 수요에 맞춰 여러 메인넷을 함께 운용하고 있다.

에드 펠튼 오프체인랩스 공동창업자. /오프체인랩스 제공

펠튼 창업자는 멀티 체인 전략에 대해 언급하면서 실용성을 강조했다. 그는 “아비트럼도 처음엔 하나의 블록체인으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각 분야의 개발자들이 다른 개발 환경을 요구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면서 “하나의 메인넷으로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지 못하니 여러 메인넷을 선보이고 더 나아가 각자 원하는 메인넷을 만드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기업의 경우 유동성이 풍부한 하나의 블록체인을 사용할지, 아니면 각자 수요에 맞게 개량한 블록체인을 사용할지 선택해야 한다”며 “아비트럼은 멀티 체인을 제공하되 서로 다른 블록체인 간 상호작용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치 하나의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것과 같은 이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게 우리의 목표다”라고 덧붙였다.

아비트럼의 기원은 2014년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더리움이 세상에 공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시점이다. 당시 미국 프린스턴대학교의 교수였던 펠튼 창업자는 블록체인 기술이 단순히 자금을 이동시키는 수단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펠튼 창업자는 “당시 블록체인 기술의 난제는 확장성이었다”면서 “다양한 앱 개발이 가능하고 대규모 이용자를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의 블록체인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고 회상했다. 펠튼 창업자는 당시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었던 골드페더, 칼로드너와 함께 연구를 시작했고, 시간이 지나 회사까지 세웠다. 이 회사가 오프체인랩스다.

그래픽=손민균

첫 메인넷이 출시된 지 3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현재 아비트럼의 총예치자산(TVL)은 약 28억달러(약 3조8475억원)로 전 세계 메인넷 중 5위에 올랐다. TVL이 높을수록 블록체인 사용자들이 메인넷을 신뢰하고 돈을 맡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메인넷 이용자 수를 파악할 수 있는 활성지갑수(UAW)는 지난 한 달 간 562만좌로 전체 메인넷 중 6위를 기록했다. 아비트럼 코인의 시가총액은 23억달러(약 3조1604억원)로 전체 가상자산 시장에서 38위에 올라있다.

많은 사람들이 아비트럼에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에 대해 펠튼창업자는 “아비트럼의 보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들인 노력의 결과”라고 답했다. 그는 “프로젝트 초창기부터 아비트럼은 ‘프리미엄 블록체인’을 지향했고 이용자에게 최상의 보안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생각으로 개발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이더리움을 토대로 하면서 빠른 속도와 높은 보안성 등 장점이 많아 여러 글로벌 주요 금융사들이 아비트럼을 이용하고 있다. 미국의 대형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프랭클린템플턴,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핀테크사 로빈후드 등이 아비트럼을 이용 중이다.

펠튼 창업자는 한국 시장에도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해 한국에 왔을 때 한국 블록체인업계의 열정에 놀랐다”면서 “한국은 게임 산업이 매우 발달돼 있고, 여러 분야의 기술이 발전할 수 있는 이상적인 시장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게임 제작사, 공급사 등 관련 분야 기업들과의 협업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게임업계가 더 안전하고 빠른 블록체인을 쓸 수 있도록 오프체인랩스도 제품 개발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게임제작사 네시삼십삼분, 제페토 기반 메타버스 서비스 ZTX와 협업을 구체적인 사례로 꼽기도 했다.

지난해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 2023에 참여한 에드 펠튼 오프체인랩스 공동창업자. /KBW 유튜브 갈무리

메인넷의 성과에 비해 아비트럼 코인의 활용처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펠튼 창업자는 “아비트럼 생태계 참여자들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아비트럼 생태계는 아비트럼 블록체인 메인넷, 메인넷 위에서 구축된 각종 디앱과 개발자, 사용자들을 포함한다. 이 생태계는 탈중앙화 성격을 띠는데, 투표권을 대신하는 게 바로 아비트럼 코인이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자산으로서 성격을 띤다면 아비트럼 코인은 아비트럼 생태계 내 의사결정 권리 증명에 가깝다.

펠튼 창업자는 “아비트럼 생태계의 통제권을 모든 이용자에게 분산시키기 위해 만든 게 아비트럼 코인이다”며 “현재 이 부분이 의도대로 작동돼 만족스럽다”고 했다. 이어 “아비트럼 코인의 향후 발전 방향 역시 생태계 참여자들이 토론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펠튼 창업자는 향후 오프체인랩스의 사업 목표에 대해 “사람들이 매일 아비트럼을 사용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블록체인이 대중화되려면 수 년에 걸쳐 기술과 규제의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면서 “오프체인랩스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기술을 정교하게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드 펠튼 오프체인랩스 공동창업자 겸 수석과학자는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 물리학 학사 ▲워싱턴대 컴퓨터공학 석사 및 박사 ▲프린스턴대 컴퓨터과학부 및 공공문제분야 석좌교수 ▲미 연방거래위원회 수석기술책임자 ▲백악관 부수석기술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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