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 말라야 일반인처럼 나와"…연예인 극단적 다이어트 '주의'
[서울=뉴시스]전재경 기자 = 3년 전 한 방송에서 가수 김장훈이 식사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당시 김장훈은 밥을 먹지 않고 멸치볶음과 시금치무침, 계란프라이만 먹었다. 제작진이 "왜 밥은 안 먹고 반찬만 먹냐?"고 의아해하자 김장훈은 이렇게 답했다. "다이어트 때문에요."
김장훈의 '처절한 먹방'이 최근 불현듯 떠오른 이유는 배우 혜리의 다이어트 선언 때문이다. 혜리가 누군가. 엄청난 양의 짜장면을 젓가락에 돌돌 말아 한입에 먹고 군대 짬밥마저 맛있게 먹던 '먹방 스타' 아닌가. 그랬던 혜리가 지난달 한 예능에서 "작년 12월부터 지금까지 정제된 탄수화물과 밀가루·밥·빵·면을 끊었다. 올해 크리스마스까지 밥·빵·면을 먹지 않을 거"라고 선언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혜리의 모습은 날씬했던 이전보다 더 마른 느낌이다.
'외모가 곧 무기'인 연예인에게 다이어트는 '숙명'이자 '사명'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배우 고(故) 최진실 아들인 래퍼 지플랫은 데뷔 전 방송인 홍진경에게 '살 안 빼면 연예인 못한다. 카메라 앞에 잡히는 연예인들을 실제로 보면 카메라에 나오는 것보다 훨씬 말랐다. 그렇게 깡 말라야 일반인처럼 나오는 거다'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털어놨다.
'외모지상주의'가 기본값으로 설정된 연예계에서 혜리처럼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하는 연예인은 비일비재하다.
가수 겸 배우 엄정화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내가 영화 '베스트셀러' 찍을 때 8㎏이나 뺐다. 거의 죽을 뻔했다. 두 달 넘게 견과류와 계란만 먹고 살았던 것 같다. 진짜 너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김민희나 공효진처럼 마르고 싶었다"고 했다.
배우 진태현은 "2016년 드라마 '호텔킹' 촬영할 때 한 달 만에 12㎏을 뺀 적이 있다. 다이어트 당시 아침에 일어나서 물 한잔 마시고, 하루에 밥 반 공기에 김치, 된장찌개만 먹었다"고 했다. 그의 아내인 배우 박시은은 "그 때 남편의 몸이 분명히 상했을 거"라며 안타까워했다.
최근 '키토 다이어트'로 2달 만에 16㎏ 감량에 성공했다는 방송인 강남은 "탄수화물 안 먹었고 고기만 먹었더니 X빡쳐서 열 받는다"고 스트레스를 호소하기도 했다. 배우 한예슬은 지난달 소셜미디어에 극단적인 다이어트 식단을 공개했는데, 첫 끼니가 밥 한줌과 방울 토마토 3개·채 썰은 오이·닭가슴살이 다였다.
연예인들이 소셜 미디어와 유튜브에 공개하는 다이어트 식단은 대중들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인스타그램 검색란에 '연예인 다이어트 식단'을 검색하면 수천 개의 게시물이 쏟아지고, 매스컴에서도 관련 내용이 기사화가 된다. 정은경 강원대 심리학과 교수는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권위 있는 사람들에게 쉽게 설득되고 동조하는 경향이 있다"며 "연예인이 하는 방법은 뭔가 신뢰가 높고 타당할 것이라는 무의식적 전제가 작동해 대중은 그 사람의 방법을 다소 무비판적으로 따라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대중은 '날씬하고 예쁜 연예인처럼 되고 싶다'는 욕구를 가지고 있고 그들을 선망한다"며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하는 다이어트를 따라함으로써 자신을 해당 연예인과 동일시하려는 성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예인들의 극단적인 방식의 다이어트가 건강에 좋을 리 없다. 최근 한 가정의학과 의사에게 연예인 식단 다이어트에 대해 물었더니 "너무 극단적인 방식의 다이어트는 지속하기 어려워서 다이어트를 그만두면 요요가 심하게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탄수화물을 아예 먹지 않는 다이어트 방법은 장기적으로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영양 불균형과 소화 문제, 근육 손실, 우울증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극단적인 식단을 공개하며 다이어트를 선언했던 한예슬은 건강에 위협을 느꼈던 걸까. 그녀는 최근 소셜 미디어에 "2주의 식단을 마치고…더 이상은 못하겠어요"라며 다이어트를 포기했다. 그런 그녀에게 누가 돌을 던지겠나. 쿨하고 현명하다고 할지 언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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