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 출마 최대호 "이재명 먹사니즘 동지 '속명'은 한 명뿐"
국회의원 중심 당 지도부에 새로운 바람
"생활 이슈 선도하며 자치분권 살려야"
"지방정부 성과 전국화→유능한 민주당"
'시장 동기' 이재명과 10여년 정책 연대
"속까지 닮은 동지, 러닝메이트 시너지"
"여의도 정치에서 '자치분권'을 살릴 골든타임입니다. '민생 실력'을 갖춘 정당이 되려면 지도부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최대호(66) 안양시장은 국회의원 중심의 중앙정치만으로는 "결코 민심을 얻지 못한다"고 말했다. 유일한 현직 시장 후보로서 당론에 '지방자치'의 가치를 담아낼 적임자임을 내세운 것.
"싸움판이 된 정치권에 국민들은 너무 지쳤어요. 전국구 스타의원, 화려한 언변의 최고위원들은 많지만, 생활형 이슈를 던질 지도자도 하나쯤 있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지방자치 사수에 나선 배경으로는 윤석열 정부를 가리켰다. '중앙집권적' 정책 기조로 지방분권을 향한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현실을 두고만 볼 수 없다는 각오다.
"정부에서 지방을 살리겠다고 말은 하지만, 오히려 지역들은 피폐해지고 있어요. 부자감세에 따른 세수 결손부터 지자체 교부세·보조금 축소, 지방정부 재정 운용법 개정까지. 중앙에 예속시키려 드니까 지자체는 중앙 관료들 눈치만 봐야 하는 처지죠."
이런 맥락에서 4년 전 최초의 현직 지방자치단체장 출신 정당 최고위원에 올랐던 염태영 전 수원시장(현 국회의원)의 불운은 뼈아픈 기억이다. 전국 재보궐 선거 참패로 7개월여 만에 당 지도부가 일괄 사퇴하면서 지방자치에 관한 소명을 마치지 못했다는 게 최 시장 판단이다.
최 시장은 지난 11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염 전 시장과 같은 3선이자 지역 살리기 정책성과를 이뤄본 단체장으로서 바통을 이어받겠다"며 "지방자치를 대표하는 최고위원이 돼 2년 뒤 지방선거 압승을 이끌겠다"고 힘을 줬다.
자치분권이 '민생의 뼈대'…"尹은 일방통행+역주행"
무엇보다 그는 중앙정부를 앞서는 지방정부의 '민생 기능'을 자부했다. "코로나19 때 지자체방역 성과가 모여 K-방역의 뼈대가 됐었다"며 "지방이 국가 위상을 드높였다"는 것이다.
또 다른 사례로 이재명의 경기도 시절 시그니처 정책이던 '지역화폐'를 들기도 했다. 골목경제의 선순환을 일군 대표적인 지역밀착형 성과라는 게 최 시장의 해석이다.
그럼에도 이 같은 지방자치의 활약이 꾸준히 빛을 보지 못하는 데 대해 거듭 윤 정부를 겨냥했다. 그는 "지역을 살리는 제도에 칼질을 해 예산을 대폭 줄이려 했다"며 "소상공인, 영세상인, 중소기업을 도와줄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데, 야당 정책에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프레임을 씌워 반대만 하려는 게 문제다"라고 짚었다.
이어 "정부·여당의 일방통행과 역주행을 저지하려면 지방정부에서 피부로 느껴지는 정책을 다뤄본 다선의 지자체장이 당 지도부에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거대 조직을 이끌고 민심을 품어본 시장이 리얼하게 비판하고 대안을 내면 국민도 감동할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와 함께 "시정에서 성공했던 정책들을 전국화해 당의 정책으로 진화시켜 '유능한 정당'으로서의 민주당 입지를 다지겠다"며 "싸울 때 싸우더라도 한쪽에서는 세밀하게 민생을 챙겨가며 희망을 줄 수 있는 다양성 있는 지도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과 속까지 닮은 '정책 동지'…시너지 낼 것"
연임에 도전하는 이재명 전 당대표(전 성남시장)와 경기도내 '시장 동기'라는 점도 고무적이다. 또 이 전 대표가 도지사 시절 최 시장과 정책 연대를 해온 것 역시 당 지도부 내 '러닝메이트'로서의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최 시장은 "이동노동자들을 위한 플랫폼 최초 도입이라든가 친환경 무상급식, 공공복합청사 청년주택 개발, 박달스마트시티 공약 등으로 서로 뜻을 나눴다"며 "도지사 취임하자마자 안양에 와서 아스콘 공장 문제에 대해 민생탐방을 했었는데, 이를 시작점으로 해서 최근 안양시가 관련 소송전의 최종 승소 판결을 받았다"고 이 전 대표와의 인연을 돌이켰다.
이와 관련 "지자체장 동지로서 친분 관계를 뛰어넘어, 정치적 어깨동무를 하며 서로에게 길잡이와 버팀목 역할을 했던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최 시장은 이 전 대표의 프로축구 성남FC 관련 사법리스크에 대해 FC안양 구단주인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엄호했다. 구단주를 겸임한 시장의 '적극 행정'을 범죄로 단정할 수 있느냐는 물음이다. 그는 "그렇게 따지면 구단주인 모든 지자체 수장들이 엮여 들어가야 한다"며 "어떤 시민구단들이 후원을 안 받고 운영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해당 사태로 인한 부작용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성남FC 의혹에 대한 수사로 후원과 광고가 쪼그라들면서 구단이 굉장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하며 "이런 여건들이 고려되지 않은 가운데 당대표가 외롭게 수사당국과 싸워왔던 것"이라고 이 전 대표를 감쌌다.
다만 이 전 대표와의 친소 관계에 방점이 찍히는 건 경계했다. 자치분권 목소리를 높이겠다는 출마명분이 자칫 가려질 수 있다는 걸 걱정하는 눈치였다. 최 시장은 "부담될 것 같아 이 전 대표에게 전화도 걸지 않았다"며 "'친명 팔이' 소리를 듣고 싶진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이 전 대표가 말한 '먹사니즘(먹고 사는 문제 해결을 위한 이데올로기)'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함께 호흡을 맞추며 고민해온 이념이다"라며 "다들 친명, 찐명을 자처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최대호는 속까지 닮은 '속명'이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어떻게 소식을 듣고는 이 전 대표가 먼저 전화를 걸어 왔는데, '힘내서 잘 하라'는 응원이었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민주당의 8·18 전국당원대회 최고위원 선거에는 최 시장을 포함한 13명(원내 8·원외 5)이 도전장을 냈다. 14일 예비경선(컷오프, 중앙위원급 50%·권리당원 50%)을 통과한 8명이 본선에서 5석을 놓고 경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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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창주 기자 pc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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