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심상찮다…매매 급등 이면에는 전월세 거래 급감
서울 주택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서울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계약일 기준) 거래량은 5957건으로, 부동산 호황기이던 2021년 1월 5952건 기록을 이미 넘어섰다.
지난달 계약 건 신고 기한(계약 체결일로부터 30일)이 이달 말까지인 점을 고려하면 2020년 12월(7745건) 이후 3년 6개월 만에 7천 건 돌파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 2월 2575건에서 3월 4254건으로 급증했고, 4월 4405건, 5월 5002건에 이어 이달까지 넉 달째 전달 대비 증가를 거듭하며 그 폭을 키우고 있다.
매매 거래량이 늘면서 매매 가격도 덩달아 뛰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지난주보다 0.24% 올라, 지난 3월 넷째 주부터 이번 주까지 16주 연속 전주보다 상승했다.
오름폭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데 특히, 이번 주 0.24%는 2018년 9월 셋째 주 0.26% 이후 무려 303주, 약 5년 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매매 거래량 추이와 상반된 양상을 보이면서도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는 전월세 거래량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지난 3월(1만 2834건) 1만 3천 건에 육박했지만, 이후 급감해 4월(1만 351건)과 5월(1만 261건)에는 1만 건을 겨우 넘겼다.
지난 5월 전세 거래량은 2022년 11월(1만 257건)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저치다.
"전월세 가격 상승에 분양가까지 크게 뛰며 무주택 실수요자 압박"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 하락과 매매 거래량 증가에는 전월세 시장에 머물던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최근 매매에 적극 나서는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최근 1년 넘게 전월세 가격이 상승 중인 데다가 공사비 등 이슈로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크게 오르면서 실수요자들이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 주까지 60주 연속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월세통합가격지수도 지난해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열 달째 상승을 거듭했다.
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5월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3863만 원으로 지난해 5월 대비 24.3% 급등했다.
'국민평형(국평)'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로 환산하면 1년 새 분양가가 2억 5738만 원이나 상승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에도 대출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여력이 있는 무주택 실수요자 선택지는 전월세 시장에서 매매로 갈아타는 것밖에는 남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주택 수급 여건 등을 고려하면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앞으로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은 "가격 상승 생각보다 빨라"…정부는 "추세적 상승 아냐" 반복
'집값이 더 오르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매물이 사라지기 전에 사 둬야 한다'는 불안 심리 확산이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매매 갈아타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런데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매매 갈아타기 증가는 그에 따른 매물 감소 등으로 추가 가격 상승을 부르는 악순환을 유발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2021년 같은 집값 폭등 사태 재연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의 획기적인 공급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불안 심리는 공급 불안에 기인한다"며 "앞으로 공급이 지속될 것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야 하고 그 신호가 믿음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 대응은 안일해 보인다.
지난 11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까지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 속도가 생각보다 빨라졌다"고 경고했지만, 정부는 '현재 서울 집값 상황이 추세적 상승은 아니'라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추세적인 상승으로 전환은 아니라고 확신한다"며 "지역적,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잔등락'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향후 가장 큰 집값 불안 요인으로 거론되는 공급 문제와 관련해서도 박상우 장관은 "수도권 3기 신도시가 내년부터 분양 물량을 쏟아내는 만큼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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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희진 기자 heejj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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