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삼바의 위엄"…K-바이오시밀러 르네상스 연다

정승필 2024. 7. 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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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총 56개 시밀러 허가…韓 12개로 전 세계 '2위'
허가 후 교체처방 위한 별도 과정 폐지되면 개발 '러시' 예상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한국의 바이오시밀러(동등생물의약품) 기술력이 전 세계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지난 9년간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총 12개 품목을 허가받아내 제약·바이오 선진국인 스위스, 독일 등보다 큰 차이로 앞선 것이다. 게다가 미국이 오리지널 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 간 교체 처방 관련 규정 개정을 추진하면서, 매출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1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이하 시밀러) '피츠치바'가 FDA로부터 허가받았다. 이로써 미국 내 허가받은 국산 시밀러는 총 12개가 됐다.

앞서 FDA는 2015년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총 56개의 시밀러를 승인했다. 미국이 24개 허가를 받아 가장 많으며, 스위스 6개, 독일과 인도가 각 5개, 아이슬란드 2개 그리고 중국·대만이 각각 1개씩 승인받았다. 즉 한국이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품목 수를 기록해 전체의 21.4%에 해당하는 셈이다.

구체적으로 12개 품목허가 중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각각 7개, 5개를 차지해 국산 시밀러 위상을 높였다. 이들 회사는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등 전 세계에도 자사의 시밀러 점유율을 확대하며 매출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초로 FDA 허가를 받은 기업은 셀트리온이다. 지난 2016년 4월, 글로벌 제약사 얀센의 레미케이드 시밀러 '인플렉트라'로 시작을 알렸다. 이후 '트룩시마(리툭산 시밀러)'와 '허쥬마(허셉틴)', '베그젤마(아바스틴 시밀러)', '유플라이마(휴미라 시밀러)' 등 5개 품목의 허가를 차례대로 획득했다.

지난해 셀트리온의 시밀러 매출은 약 1조4530억원으로, 이는 전년 대비 11.6% 증가한 수치다. 이중 램시마(인플렉트라 유럽명)의 정맥주사(IV) 제형 매출이 1조원 상당에 달했고, 피하주사(SC) 제형인 램시마SC의 매출도 3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3월부터는 미국에서 짐펜트라(램시마SC 미국명)를 출시하며 연 매출 2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셀트리온이 자체 개발한 세계 최초의 인플릭시맙 성분 SC 제형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2017년 레미케이드의 시밀러 '렌플릭시스'로 FDA의 첫 허가를 받은 바 있다. 이후 회사는 점차 '온트루잔트(허셉틴 시밀러), '에티코보(엔브렐 시밀러)', '하드라마(휴미라 시밀러)', '바이우비즈(루센티스 시밀러)', '오퓨피즈(아일리아 시밀러)', '피츠치바(스텔라라 시밀러)'등 7개로 늘려 국내 최다 품목 보유사가 됐다.

꾸준히 시밀러 개발에 힘써 온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창립 12년 만에 역대급 성과를 내기도 했다. 해외 파트너사 바이오젠 등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피츠치바를 제외한 6개 시밀러로 13억6300만 달러(한화 약 1조8000억원) 상당 매출을 거둬들였다.

더불어 FDA는 최근 오리지널 의약품과 교체 처방이 가능한 '인터체인저블(상호교환성) 바이오시밀러' 규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 규정은 미국에만 있는 제도인데, 미국에서 시밀러 허가를 받더라도 별도의 상호교환성 관련 임상 데이터를 추가하고 허가를 확보해야만 약국에서 교체 처방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에는 오리지널 의약품과 시밀러 간 상호교환성 연구가 더 이상 필요 없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오는 9월 20일까지 공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이번 개정이 확정되면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물론, 이외 국내 기업들의 시밀러 개발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우비즈와 오퓨비즈가 인터체인저블 제품으로 지정돼, 미국 내 매출 수준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 역시 자사가 개발한 졸레어의 시밀러인 '옴리클로'를 인터체인저블 제품으로 허가받기 위해 절차를 밟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 선진국으로 꼽히는 스위스, 독일, 인도를 크게 앞선 것은 한국의 바이오시밀러 기술력과 추진력이 전 세계에 우수함을 입증한 것"이라며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 만료에 따라 개발 속도가 중요하다. 이번 FDA의 인터체인저블 개정 추진으로 시밀러 시장 성장세와 경쟁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시밀러 시장 규모는 약 38조원에 달했다. 향후 글로벌 대형 제약사의 의약품 특허가 만료되면, 시밀러 시장 규모는 연평균 17.8% 성장을 거듭해 오는 2028년까지 104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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