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회의 직후 트럼프와 '엄지척'... 헝가리 '마이웨이 외교'에 등 돌리는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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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1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마치자마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났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이 돌아가면서 맡는 6개월짜리 순환의장국에 지난 1일 오른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까지 EU와 각을 세운 인물들과 잇따라 회동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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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의장국 직함 활용 말라" 불만에도
'돌출행보' 계속... '업무 비협조' 움직임↑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1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마치자마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났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이 돌아가면서 맡는 6개월짜리 순환의장국에 지난 1일 오른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까지 EU와 각을 세운 인물들과 잇따라 회동한 것이다.
헝가리의 돌출 행보가 계속되자 유럽에서는 '헝가리 의장국 업무 비협조' 등 견제 조치를 마련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만나서 영광"... 오르반, 트럼프와 친분 과시
오르반 총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오늘(11일) 마라라고에서 대통령을 만나게 돼 영광이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마라라고는 미국 플로리다주(州)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이다. 사진 속 두 사람은 엄지손가락을 나란히 들어 올린 채 웃고 있다.
오르반 총리는 이번 만남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중재를 위한 '평화 임무'로 규정했다. 오르반 총리는 "우리는 평화를 만드는 방법을 논의했고, 그는 그것(전쟁)을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이었다면 전쟁은 없었을 것'이라며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되면 내년 1월 취임 전 전쟁을 끝내리라고 공언하고 있다.
오르반 총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오랜 지지자라는 점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는 지난 3월에도 마라라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났다.
그러나 이번 행보는 유럽의 분노를 자극했다. 창설 75주년을 기념해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안보 협력을 이어가자'고 다짐하자마자 나토 체제를 뒤흔들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토를 매개로 미국이 유럽의 안보 비용을 대신 부담하고 있다며 이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 유럽 내 안보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경고 안 통하는 오르반... 분노 커지는 유럽
유럽이 더 분노한 건 'EU 의장국 직함을 외교에 활용하지 말라'는 경고에도 헝가리의 '마이웨이 외교'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오르반 총리는 헝가리가 의장국이 된 직후 평화 임무를 명분으로 푸틴 대통령, 시 주석을 만났다. 최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시간은 우크라이나 편이 아니라 러시아 편"이라며 러시아 쪽에 서기도 했다.
이에 유럽에서는 '헝가리 보이콧' 움직임마저 일고 있다. 올해 하반기 의장국인 헝가리에서 여러 EU 회의가 소집되는데 스웨덴은 EU 담당 장관의 회의체 참석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독일 디차이트는 보도했다. 직급이 낮은 인사를 대신 참석시키는 방식으로 불만을 표하자는 목소리와 함께 헝가리의 EU 의장국 역할 수행 저지를 위한 수단을 검토하자는 여론도 EU 내에서 커지고 있다고 헝가리 네프자바는 전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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