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까지 나서 ‘작심 발언’…“체계 완전히 무너져, 선임 번복은 KFA와 홍명보 감독의 결정”
[골닷컴] 이정빈 기자 =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레전드 박지성까지 나서 대한축구협회(KFA)에 쓴소리를 가했다. 박지성 전북현대 테크니컬 디렉터는 KFA의 미흡한 체계를 비판하면서 향후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투명성을 강조했다.
박지성 디렉터는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MMCA: 주니어 풋살’ 행사에 참여한 뒤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체계 자체가 완전히 무너진 것 같다. 우리가 그 체계를 바로 세우고 앞으로 나아갈 거라는 기대는 5개월 전이 마지막이 아니었나”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 상황에서 협회가 전력강화위를 만들고, 거기에서 제대로 된 선임을 하도록 행정적 절차를 밟겠다고 했을 때, 변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팬들에 많이 심어줬던 것 같다”라며 “결국 그러지 못했다는 건 팬들에게도 충격이지만, 협회 내부에서도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체계를 바꾸는 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고, 모든 걸 새롭게 다시 하나부터 쌓아나가야 하는 상황을 맞이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을 경질한 KFA는 새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 5개월이라는 시간을 활용했다. 제시 마시(미국), 에르베 르나르(프랑스), 다비트 바그너(독일), 거스 포옛(우루과이) 등 큰 무대에서 인상을 남긴 지도자들이 하나둘 거론됐으나, KFA의 최종 결정은 홍명보 감독이었다. KFA가 체계를 무너트리고 홍명보 감독을 내정한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 축구 팬들이 분노하며 비판 여론을 형성했다.
박지성 디렉터는 홍명보 감독 선임에 대해 “새 감독이 오면 큰 기대를 받고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런 상황에서 시작하는 감독은 처음이다. 어떤 결과를 맞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프로 스포츠에서는 결과가 중요하고, 결과가 과정을 이기는 경우가 너무나 많았다는 걸 저 역시도 안다”라고 말했다.
곧바로 “다만 과연 결과가 이 상황을 바꿀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저도 가늠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결국 감독 선임을 번복하는 일에 대해 협회와 홍명보 감독님의 결정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지금 이 분위기에서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을 가지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박지성 디렉터는 정몽규 KFA 회장의 사퇴 여론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박지성 디렉터는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다. 규정 자체가 없는 상황에서 회장직 거취에 대해 외부의 압력으로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결국 회장님이 스스로 선택하셔야 할 상황이라는 건 사실이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회장님이 그만둔다면 다른 대안이 있느냐에 대한 부분도 고민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협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재확립하고 어떻게 신뢰를 심어줄지가 가장 우선시돼야 하는 부분이다. 그 상황에서 그 답이 맞는 거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혼란에 빠진 한국 축구가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진실과 투명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도 전했다. 박지성 디렉터는 “내부 사람이 아니기에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진실은 안에 있는 사람이 알고 있을 것이다. 왜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이유를 설명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결과적으로는 진실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진실을 알아야지만 해결책을 가질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이미 협회의 신뢰는 떨어졌고, 그 신뢰를 회복하는 데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절차대로 감독을 선임해야겠다는 약속 자체가 무너졌기에 지금 당장 사실을 말해도 그 사실을 받아들일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라며 “시간이 걸려도 앞으로는 사실에 입각해서 일을 진행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투명성을 지켜보고 (협회에 대한) 믿음이 쌓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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