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 대통령” “수석변호인”…친명 일색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
비전은 안 보이고 ‘친명 팔이’만 난무한다. 13명의 최고위원 후보가 격돌하는 더불어민주당의 8·18 전당대회 얘기다. 각 후보는 10일 연임 도전을 선언한 이재명 전 대표와의 친분을 내세우며 강성 당원의 표심 얻기에만 골몰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주당은 14일 최고위원 예비경선을 치른다. 원내에선 4선 김민석 의원, 3선 이언주·전현희 의원, 재선 강선우·김병주·민형배·한준호 의원, 초선 이성윤 의원이 나섰다. 원외에서도 김지호·박완희·박진환·정봉주·최대호 후보가 등록해 후보만 13명이다. 예비경선은 권리당원 50%와 중앙위원(국회의원·광역단체장 등 약 800명) 50% 투표를 합산해 상위 8명에게만 본선 진출권을 준다. 내달 18일에 이 중 5명의 최고위원을 뽑는다.
강성 당원의 입김이 세진 만큼 후보 모두 친명 마케팅을 하고 있다. 10일 여의도 당사에서 있었던 이 전 대표의 대표선거 출마선언식에는 강선우·김민석·김지호·전현희·한준호 후보가 좌우에 도열했다. 말도 쏟아지고 있다. 강선우 후보는 “제 마음속 대통령은 이 전 대표”라고 했고, 전현희 후보는 “이 전 대표 곁을 지키는 수석변호인이 되겠다”고 했다.
여당에 대한 공세는 나날이 거칠어지고 있다. 김병주 후보는 이달 초 국회 대정부질문 중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이라고 해 논란을 빚었다. “윤석열 정권을 끝장내겠다”(정봉주),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인) 한동훈 정도는 내가 상대하겠다”(이언주) 같은 말도 예사다.
13명 후보가 모두 친명 색채를 강조해 차별화가 쉽지 않자, 일각에선 “중앙위원의 표심이 예비경선 당락을 가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권리당원 표심을 13명 후보가 적당히 나누어 가질 경우, 나머지 50% 비중을 차지하는 중앙위원들의 향배가 상대적으로 중요해진다는 논리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최고위원 후보들이 의원회관을 돌아다니면서 중앙위원 다수를 차지하는 개별 의원에게 ‘도와달라’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고 전했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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