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의 6연승 KIA, 그러나 이범호 우려가 현실로… 실책 하나가 ‘대패 스노우볼’

김태우 기자 2024. 7. 13.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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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회 한 이닝에만 10실점하며 무너진 KIA는 결국 12일 광주 SSG전에서 6-14로 져 6연승이 끝났다 ⓒ연합뉴스
▲ 3회 수비 지원을 받지 못한 황동하는 결국 위기를 탈출하지 못하고 패전을 안았다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KIA는 후반기 첫 3연전이었던 잠실 LG전을 모두 다 쓸어 담고 기세등등하게 홈으로 돌아왔다. 후반기 시작까지만 해도 1·2위였던 두 팀의 대결을 선두 KIA가 다 이기면서 2위권과 격차가 5.5경기까지 벌어졌다.

이범호 KIA 감독은 12일 광주 SSG전을 앞두고 전반기 마지막 일정과 후반기 초반으로 이어지는 일정이 힘들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 고비를 잘 넘겼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KIA는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이었던 대구 삼성전을 모두 다 잡으며 역시 당시까지 2위로 1위 KIA의 자리를 노리고 있었던 삼성을 떨어뜨렸다. 그리고 후반기 시작부터 KIA의 뒷덜미를 노렸던 LG마저 떨어뜨리며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이 감독은 12일 광주 SSG전을 앞두고 “기분은 좋았다. 굉장히 중요한 경기였다”면서도 “지나간 경기는 지나간 경기”라고 선을 그었다. 한 경기, 한 경기 이기려고 하다보니 연승이 이어졌을 뿐 “여유가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SSG와 시리즈를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이 감독은 “SSG와 경기할 때 약했고, (경기를) 잘 풀어나가기 힘들었던 팀 중 하나였다”고 했다.

실제 KIA는 올해 9개 구단 상대 전적에서 유독 SSG와 롯데에만 힘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상위권 팀들을 상대로는 죄다 5할 이상인데, SSG와 롯데를 상대로 5할을 못했고 승패 마진도 제법 컸다. SSG를 상대로는 이날 경기 전까지 3승6패를 기록 중이었다. 만날 때마다 혈전을 벌였던 매치업으로 이름이 높지만, 올해는 유독 KIA가 힘을 못 썼다.

어느 한 가지로 설명할 수 없는 복합적인 이유였다. 지난해에도 KIA는 7승9패로 SSG에 열세였다. 다 잡은 경기, 혹은 상대를 그로기까지 몰고 간 경기에서 진 경우가 있었다. 올해도 유독 SSG를 만나면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 게다가 시리즈 첫 판부터 사정이 썩 좋지 않은 KIA였다. 마무리인 전상현과 필승조인 장현식이 이날 휴식을 부여받아 출전이 어려웠다. 이 감독은 황동하가 5이닝 이상을 소화해주길 바란다고 했지만, 그만큼 불펜 운영이 여의치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그런 KIA가 경기 초반 최악의 시나리오가 겹치면서 6-14로 크게 졌다. 0-0으로 맞선 3회에만 무려 10점을 내주는 등 주도권을 완전히 뺏긴 끝에 대패했다. 황동하가 3회 흔들렸고, 수비도 도와주지 못했다.

황동하는 2회까지 안정적인 투구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3회 첫 타자인 김민식을 상대로도 삼진을 잡아냈다. 그 상황까지만 해도 KIA가 3회 한 이닝에 10점을 내줄 것이라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1사 후 정준재와 승부에서 볼넷을 허용하면서 상황이 꼬이기 시작했다. 이어 최지훈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고, 추신수의 타구는 내야를 건너 중견수 앞에 떨어졌다. 첫 실점이 올라갔다.

▲ 이범호 KIA 감독은 SSG와 만나면 유독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다며 경계했지만 12일 경기에서도 그런 모습이 드러났다 ⓒKIA타이거즈

이어 최정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만루 상황에 몰렸고, 결국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맞으면서 0-3으로 처졌다. 하지만 그 다음 상황이 더 중요했다. 이닝을 끝낼 수 있는 상황에서 실책이 나오며 실점이 불어났다.

박성한의 타구가 2루수 김선빈을 향했다. 약하지 않은 타구였지만 김선빈이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잘 잡기만 하면 타구 속도가 비교적 빨라 병살로도 갈 수 있었다. 유격수 박찬호는 이미 그 준비를 끝낸 상태였다. 그런데 김선빈이 병살을 의식한 탓인지 공을 한 번에 포구하지 못했다. 결국 1루 주자 에레디아와 타자 주자 박성한이 모두 살고 만루로 이어졌다.

여기까지만 해도 KIA가 3회 10실점을 할 줄은 몰랐지만 한 번 꼬인 흐름이 잘 풀리지 않았다. 고명준이 두 명의 주자를 불러들이는 2타점 적시타를 치면서 황동하가 크게 흔들렸다. 야수가 투수를 도와줘야 하지만, 때로는 투수도 실책으로 꼬인 흐름을 스스로 풀어줘야 하는 때가 있는데 이날은 둘 다 되지 않았다. 황동하를 구원한 김사윤 또한 제구 문제가 드러나며 결국 3회에만 10실점하고 그대로 무너졌다. SSG는 KIA를 상대로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한 판이었고, KIA는 13일 경기가 굉장히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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