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실책-실책, 9회말 치명적인 주루 실수까지...김태형 경고에도, 9위 추락 [오!쎈 부산]
[OSEN=부산, 조형래 기자] 사령탑의 경고도 통하지 않았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홈에서 다 잡았던 경기를 놓쳤다. 선수단도 그리고 벤치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는 경기였다.
롯데는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정규시즌 맞대결에서 4-0으로 앞서다 4-5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로써 롯데는 36승45패3무로 9위로 내려앉았다.
롯데는 이날 ‘천적’이었던 고영표를 상대로 11안타를 집중시켰고 4득점에 성공하며 4-0으로 앞서갔다. 그동안 부진했던 선발 박세웅도 6이닝까지 무실점으로 KT 타선을 틀어막았다.
하지만 7회부터 롯데는 경기 흐름이 꼬이기 시작했다. 4-0으로 앞서던 7회초 선두타자 김민혁을 1루수 나승엽의 실책으로 출루시켰다. 선상 쪽의 타구로 까다로웠지만 비교적 느린 타구였지만 나승엽이 이를 더듬었다.
이후 박세웅이 황재균을 볼넷으로 출루시켜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대타 문상철을 2루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투수 박세웅이 타구를 잡으려다 뒤로 흘리는 등 위험한 상황이 연출될 뻔 했다.
결국 1사 2,3루에서 김상수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추격을 당했다. 이후 배정대의 좌전 안타 때 김상수가 3루까지 향하면서 1사 2,3루 위기가 이어졌다. 결국 로하스에게 2타점 좌전 적시타를 얻어 맞아 4-4 동점이 됐다.
롯데는 고영표를 두들겼지만 충분한 점수를 뽑지 못하며 화근을 만들었다. 8회말 선두타자 대타 이정훈의 볼넷과 황성빈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기회를 잡았지만 고승민과 전준우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결국 9회초, 롯데는 자멸했다. 선두타자 신본기에게 빗맞은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무사 1루 김상수를 맞이한 타석. 롯데는 상대의 작전을 저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결국 슬래시 앤드 런 작전을 간파했다. 투수 김상수가 타자 김상수를 헛스윙으로 유도했고 포수 손성빈은 1루 대주자 박민석의 2루 도루를 레이저 송구로 저격하는 듯 했다.
그러나 유격수 박승욱이 손성빈의 송구를 놓쳤다. 잡기만 하면 아웃 타이밍이었다. 공식 기록원도 이 플레이를 유격수 박승욱의 포구 실책으로 기록할 만큼 명확한 아웃이었다.
김상수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렸지만 이번에도 박승욱이 실책을 범했다. 배정대의 타구를 놓치며 1사 1,3루 위기를 자초했다. 강한 타구였지만 정면 타구였기에 잡아야 했던 상황. 로하스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4-5로 역전 당했다.
9회말 롯데는 동점을 만들 수 있었다. KT 마무리 박영현을 상대로 1사 후 나승엽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윤동희가 좌중간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뽑아냈다. 1루의 발 빠른 대주자 이학주가 홈으로 파고들 법한 타구였다. 하지만 이학주는 너무 신중했고, 2루로 달려가다가 타구 판단을 잘못해 주춤거렸다.
이학주는 뒤늦게 전력질주하며 홈으로 쇄도했지만 KT는 로하스와 김상수, 장성우로 이어지는 중계플레이가 완벽하게 이뤄졌다. 태그 아웃. 비디오판독을 해도 번복되지 않았다. 롯데는 세밀한 플레이에서 연거푸 실수를 범했다. 결국 1점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11일 인천 SSG전에서 자신 앞에 떨어진 타구를 뒤로 빠뜨린 뒤 성실하게 플레이하지 않은 황성빈을 중도에 교체하며 메시지를 던졌다. 김태형 감독은 “황성빈은 2군에 보내려고 했다”라면서 그 당시 격해졌던 감정을 설명하면서 “그렇게 앞에 떨어지는 타구를 뒤로 빠뜨릴 순 있다. 그런 경우가 꽤 있다. 놓친 것은 어쩔 수 없다”라면서 “그러나 타구를 처리하기 위해 빨리 뛰어가야 한다. 가만 보면 전력으로 뛰어가는 애들이 없다. 창피한가보다. 전력으로 뛰어가야 한다. 그것 때문에 화가 났다. 20살이든 40살이든 똑같이 열심히 뛰어가서 후속 플레이를 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의 경고 메시지는 통하지 않았다. 초반 타선의 집중력이 경기 후반 수비 집중력으로 연결되지 못하며 역전패를 당했다. 물론 벤치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결과론이지만 7회 선발 박세웅의 교체 타이밍을 늦게 가져가면서 7회초 4실점 동점 빅이닝을 헌납했다. 7회 이 지점에서 빠르게 결단하지 못한 게 승부의 추를 기울게 한 원인이기도 했다.
롯데는 개막 이후 4월까지 8승21패1무로 침체기에 빠졌다. 하지만 5~6월 27승19패2무로 성적을 대폭 끌어올렸다. 6월 종료 시점에서 35승40패3무, 승패마진 -5까지 줄였다. 두 달 동안 무려 8승을 줄이면서 5강 경쟁 가시권에 돌입했다. 하지만 7월 들어서 현재 1승5패. 다시 -9가 됐다. 두 달 동안 겨우 줄인 승패마진이 순식간에 증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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