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도서관] 그리움·외로움·즐거움·슬픔… 변덕쟁이 내 마음을 찾아 떠나요
마음은 어디에
이수영 지음 | 김선진 그림 | 그림책공작소 | 60쪽 | 1만8000원
‘엄마 가게 나가니까, 밥 잘 챙겨먹고 놀고 있어.♡’
일요일 아침, 텅 빈 집에서 혼자 일어난 동수에게 말을 거는 건 냉장고에 붙은 엄마의 쪽지 뿐. 친구 준재는 가족과 놀이동산에 가는 중이고, 아파트 창 밖으로 아빠와 자전거를 타고 나가는 또래 아이가 보인다. 동수는 수도꼭지를 틀어 놓은 세면대에 콸콸 내려가는 물을 보며 생각한다. ‘마음이 좀 이상하다. 마음에 구멍이 난 걸까? 그런데… 마음은 어디에 있지?’ 동수는 옷을 챙겨 입고 집을 나선다. 이제 동네를 다니며 한 번 물어볼 참이다.
“마음이 어디 있는지 알아?” 동수가 묻자 아파트 입구에서 만난 친구가 말한다. “저기 문구점에서 봤어!” 이런, 친구 이름 ‘마음이’가 아닌데.
마음은 오래된 수수께끼와 같다. 휴일 아침의 외로움도, 엄마가 보고픈 그리움도 다 마음에서 온다는데. 기쁘거나 슬픈 것도, 노엽거나 신나는 것도 다 마음의 움직임이라는데. 마음이 대체 뭔지, 동수는 알아낼 수 있을까. 동수의 물음에 동네 어른들은 웃으며 저마다의 답을 내놓는다.
편의점과 세탁소 지나 동글책방, 친절한 사장님은 웃으며 책을 한 권 쥐여 주신다. “이 책 말이니?” 제목이‘ 마음 여행’ 이다. 포장마차 노점 ‘엄마손 떡볶이’ 사장님은 컵 떡볶이를 한 가득 담아 주신다. “마음? 이 떡볶이에 다 넣었지!” 구두·열쇠방 할아버지는 껄껄걸 웃으시더니 커다란 금색 열쇠 하나를 목에 걸어주신다. “혹시 찾거든 이걸로 한 번 열어 보렴.”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 도대체 마음이 뭘까? 강아지도 마음이 있을까?’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데 어느새 어스름 노을이 진다. 집에 돌아온 동수가 저녁을 차리시는 엄마를 뒤에서 꼭 안았다. “근데 동수야, 어디 갔었니?” 동수는 미소지으며 답한다. “그냥 뭐 좀 찾으러요.”
당장 그 답을 알 수 없다 해도, 스스로 열심히 찾고 들여다본 동수의 마음은 조금씩 더 맑고 단단해질 것이다.
집집마다 각자의 휴일을 보내는 저층 아파트, 아이들로 와글와글한 놀이터, 할머니들이 옹기종기 앉아 채소를 파는 재래시장이며, 휴일에도 아이들이 바삐 드나드는 학원 건물 간판들까지…. 이웃들 사는 모습을 세심히 관찰하고 꼼꼼히 그려넣었다. 책장마다 배어나는 정겨운 마음들에 자꾸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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