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난민·기후 위기…‘남의 일’ 아니다
박형수 2024. 7. 13. 00:01
임주리 지음
북스톤
전쟁·난민·기후·불평등·저출산, 그리고 생성형 인공지능(AI)까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는 날로 다양해진다. 하지만 취약 계층을 먼저 파고드는 재난의 특성상, 선진국에선 이같은 위협을 ‘먼 나라, 남의 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이 책은 남의 일로 치부돼 온 국제 이슈를 영화라는 창으로 재해석해 이해와 공감을 끌어냈다. 전 세계에서 29억 달러(약 4조원)를 벌어들인 영화 ‘헝거게임’으로 ‘불평등’을, 시리아 출신 수영 선수의 실화를 담은 ‘더 스위머스’로 난민 이슈를 읽어내는 식이다.
신문 기자로 문화부·국제부 등을 두루 거친 저자는 꼭 알아야할 국제 이슈를 짚어내고 이에 딱 맞는 영화 스토리를 녹여 예리하면서도 부드럽게 풀어냈다. 여기에 자신의 결혼, 육아 경험을 곁들여 한편의 에세이집을 읽는 듯 풍성한 재미를 더했다.
저자는 무엇보다 ‘따뜻한 시선’을 강조한다. 키르기스스탄 출신 이주 여성 아이카(‘아이카’)의 비극, 가난 때문에 범죄를 저지른 인도 하층민 발람(‘화이트 타이거’)의 이야기를 분석하기 앞서 공감하고 아파한다. 이런 태도가 ‘어쩌면 당신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부제로 시작해 ‘남의 일은 없다’는 문장으로 마무리되는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하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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