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합리적 선택”
전수진 2024. 7. 13. 00:01
존 J 미어샤이머·서배스천 로사토 지음
권지현 옮김
서해문집
저자 이름만으로 소구력을 갖는 책이다. 존 J 미어샤이머(77). 국제정치학계의 거목이자, 현재 한국 외교안보를 책임지는 핵심인사 중 한 명인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의 스승이기도 하다.
미어샤이머는 2001년 미국이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물꼬를 터줄 때부터 미·중 갈등을 경고하며 반대했던 강대국 중심 현실외교주의자다. 그는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당시에도 “미국은 러시아와 싸워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논란을 부른 주장의 취지는 사실, 한결같다. 지금 미국이 힘을 집중해 싸울 대상은 중국이지, 러시아가 아니라는 것이다. 언뜻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다. 잘못을 한 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라는 생각이 상식적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어샤이머는 이 책에서 그 상식에 의문을 제기한다.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은 일각의 주장처럼 그가 판단력을 잃었기 때문이 아니라, 러시아의 국익을 철저히 계산해 나온 합리적 의사결정이라는 게 이 책의 논리다. 이 주장에 동조하지 않더라도, 15가지 이상의 역사적 사례를 책 한 권으로 통찰할 수 있는 건 충분한 미덕이다. 외교가 단순 국익을 넘어 일상과 생존의 열쇠가 된 한국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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