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장택동]‘VIP는 해병대 사령관’이라더니 이번엔 “김 여사, 하지만 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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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VIP한테 얘기할 테니까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사표 내지 마라(고 했다)"는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전 대표 이모 씨의 녹음파일이 공개된 이후 세간의 관심은 'VIP의 정체'에 집중돼 있다.
이를 의식해서였는지 이 씨는 당초 "VIP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라고 했다가 "말이 되냐"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그는 "VIP는 김 여사를 뜻한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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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VIP한테 얘기할 테니까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사표 내지 마라(고 했다)”는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전 대표 이모 씨의 녹음파일이 공개된 이후 세간의 관심은 ‘VIP의 정체’에 집중돼 있다. ‘구명 로비설’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누가 로비를 받았는지에 따라 사건의 파장과 성격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이를 의식해서였는지 이 씨는 당초 “VIP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라고 했다가 “말이 되냐”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그는 “VIP는 김 여사를 뜻한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이 씨와 김건희 여사의 관계를 알려면 먼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살펴봐야 한다. 약 3년간 진행된 주가조작은 1, 2차 시기로 나뉜다. 1심 법원은 2010년 10월 시작된 2차 시기에서 이 씨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고, 이 씨 또는 블랙펄인베스트의 이사가 김 여사의 계좌를 운용하면서 시세 조종에 이용했다고 판단했다. 이 씨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에게서 김 여사를 소개받았다고 한다. 두 사람이 10여 년 전부터 아는 사이였다는 얘기다.
▷이 씨는 VIP를 언급한 것은 “허풍 과시였을 뿐”이라고 했다. 변호사 A 씨가 이 씨와의 통화를 녹음한 것은 이미 이 씨가 김 여사의 계좌를 관리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인 지난해 5월부터 올해 6월 사이였다. 김 여사와의 관계를 알 만한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섞어 일종의 호가호위를 했다는 게 이 씨의 주장인 셈이다. 공개된 녹음 내용 중에는 모 경무관을 언급하며 “별 2개(치안감) 달아줄 것 같아”라는 대목이 있는데, 이건 허언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흘려듣기 어려운 대목도 적지 않다.
▷그는 지난해 7월 통화에서 “아마 내년쯤에 발표할 거거든. 해병대 별 4개 만들 거거든”이라고 했다. 해병대를 독립시켜 ‘4군 체제’를 만들고 해병대 사령관을 대장으로 격상한다는 취지다. 이 씨는 “신문 기사를 보고 한 얘기”라고 했지만 별도의 채널로 정보를 얻었을 가능성도 있다. 법조계 일각에선 임 전 사단장이 지난해 8월 두 번째 사의를 표명했을 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게 로비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씨가 국방부 장관 인사에 개입한 듯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 역시 확인이 필요하다.
▷이 씨와 임 전 사단장은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올해 3월 이 씨의 녹음파일에는 A 씨에게 “너는 성근이를, 임 사단장을 안 만났구나”라고 말하는 대목이 있다. 자신은 임 전 사단장을 만난 적이 있다는 전제가 깔린 발언으로 들린다. 김 여사가 결혼(2012년 3월)한 이후 연락한 적이 없다면서 지난해 김 여사를 갑자기 ‘VIP’라고 언급했다는 이 씨의 주장도 수상하다. 이런 의혹들 하나하나가 말끔하게 규명돼야 한다.
장택동 논설위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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