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호중의 재테크 칼럼]재무제표와 주식투자
일정시점의 자산의 조달과 운용상황을 특성별로 나누어 정리한 것이 ‘재무상태표’라 면 일정기간의 영업활동의 성과를 수익과 비용으로 나누어 정리한 것은 ‘손익계산서’다. 횡적인 분석이 ‘재무상태표’라면 종적인 분석이 ‘손익계산서’인 것이다. 재무제표에 관한 사항은 전자공시(dart.fss.or.kr)에서 매 분기마다 기업활동 보고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회계’는 기업의 사업을 표현하는 하나의 언어다.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이 버크셔 헤더웨이 연례보고서에서 언급했듯 투자자들은 회계의 세부적인 내용을 잘 알아야 한다.
과거 ‘양대 재무제표’라고 하면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를 일컫는 말이었다. 대차대조표는 국제회계기준(IFRS)도입으로 이름이 바뀌었는데, 새로 바뀐 이름이 바로 ‘재무상태표’다. ‘재무상태표’는 말 그대로 회사의 재무 상태를 보여주는 표다. 회사가 가진 재산과 갚아야 할 채무가 얼마나 있는지 보여준다. 가진 재산을 회계상으로는 ‘자산’이라 부르며, 갚아야 할 채무는 ‘부채’라 부른다. 자산에서 부채를 빼고 나면 가져갈 수 있는 몫이 남는데 이를 ‘자본’ 혹은 ‘순자산’이라고 부른다.
투자자들이 매수하는 ‘주식(Equity)’은 바로 ‘자본에 대한 권리’라 생각하면 된다. 자산에서 부채를 갚고 나서 남게 될 순자산인 자본에 대한 권리가 바로 주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자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자산의 규모’가 아니라 ‘자본의 규모’가 된다. 단순히 자산의 규모로 회사의 건실함을 주장한다든지 ‘총자산증가율’로 회사의 성장성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자본은 손실이 나면 그만큼 감소하지만 ‘증자’를 통해 늘릴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사업보고서의 ‘자본금 변동사항’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자본은 소유주가 납입한 자본금과 경영활동의 결과가 누적된 이익잉여금 등으로 구성된다. 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 CoCo Bond)은 만기에 원리금 상환을 연장할 수 있는 옵션(Option)을 가지고 있어 일정조건 충족 시 자본으로 인정되는 회사채다. 회계 상 자본으로 분류되더라도 상환 가능성 등의 부채의 특성을 함께 보유하고 있으므로 자본의 질적구성에 대해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주석을 통해 신종자본증권의 발행규모, 원리금 상환조건, 청산 시 우선순위, 중도상환 가능성 등 상세한 발행조건을 확인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재무제표는 작성범위에 따라서 연결재무제표와 개별재무제표로 나뉜다. 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 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이 도입되면서 연결재무제표가 기본 재무제표가 되었다. 일반적인 재무제표라 하면 연결재무제표를 일컫는 것이라 이해하면 된다. HTS(Home Trading System)에서 조회하는 재무제표도 역시 연결재무제표다. 연결재무제표는 적어도 최근 5년 치 추이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기억할 것은 관리종목 편입여부를 결정하는 영업이익의 판단에 있어서는 ‘별도재무제표 기준’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연결기준으로 영업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별도기준으로 영업이익이 발생하면 관리종목 편입이나 상장폐지에 해당되지 않는다. 다른 회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면서 모회사의 역할을 하는 기업을 ‘지주회사(Holding Company)’라고 하고, 모회사의 지배를 받는 자회사를 ‘종속회사’라고 한다.
재무제표에 있어 기본적으로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우량한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거나 자회사의 실적이 좋아지면 모회사의 주가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재무제표에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가운데 투자자가 주목할 것은 ‘영업이익’이다. 영업이익은 지속가능성이 높아 이래를 예측하는데 도움이 된다.
영업외 수익이나 비용에는 일회성 항목이 많다. ‘토지처분이익’도 부동산 매매업이 아닌 이상 일회성 수익일 가능성이 높다. ‘환율’도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하다가 불리하게 작용하기도 하기에 연속성이 없다고 보는 견해다. 주가는 미래를 반영하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일회성 손익을 제외한 영업이익에 초점을 맞추어분석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액면가 5000원짜리 주식을 발행했던 회사가 성장성이 좋고 투자자의 기대가 높아져 더 높은 금액으로 주식으로 발행해도 될 때, 발행가 1만 원으로 주식을 발행했다면 1만 원 중 액면가 5000원은 자본금이 되고, 액면가 초과분인 5000원은 자본잉여금이 된다. 이와 같이 주식을 발행하면 자산계정에서 현금이 증가하는 동시에 자본계정에서 ‘자본금’과 ‘자본잉여금’이 증가한다. 자본잉여금이 재원이 되어 주식을 발행하는 것을 ‘무상증자’라고 하는데, ‘무상증자’를 하면 자본계정의 자본잉여금이 감소하는 동시에 자본금이 증가하므로 기업의 가치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반면 이익잉여금은 영업활동으로 인한 이익의 내부 유보분을 의미한다. 손익계산서 계정에서 수익에서 비용을 뺀 금액인 ‘당기순이익’이 매년 재무상태표 계정에서 ‘이익잉여금’으로 쌓여간다. 따라서 이익잉여금이 계속 증가하는 기업이 순이익이 계속 발생한다고 보면 된다. 기업의 영업활동과 관련된 잉여금이고 배당의 재원이 되므로 재무상태표의 자본항목 중 가장 중요하게 보아야 하는 부분이다. 기업이 재투자를 할 때 채권이나 주식발행으로 조달한 자금보다 내부유보자금으로 재투자를 하는 편이 조달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 투자자 입장에서 이익잉여금을 자본잉여금보다 중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빼면 ‘매출총이익’이 된다. 여기서 판관비(판매관리비)를 차감하면 영업이익, 다시 영업외수익과 비용을 가감하면 법인세비용 차감 전 순이익이 되고, 법인세 비용까지 반영하면 당기순이익이 된다. 관리종목에 편입되거나 상장 폐지되는 기준은 거래량 미달, 공시의무 위반, 시가총액 미달 등 여러 가지 요건이 있다. 일반적으로 ‘적자’라고 하면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인 경우를 말한다. 당기순손실이 몇 년 연속되면 관리종목에 편입될까?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관련규정이 아예 없고, 코스닥시장에서는 당기순손실이 아닌 영업 손실과 관련된 내용만 있다.
당기순이익이 누적되면 이익잉여금이 되지만, 반대로 당기순손실이 누적되면 이월결손금이 된다. 이월결손금이 커지면 자본금으로 손실을 충당하는 자본잠식 상태가 된다. 자본잠식의 크기가 자본금의 50% 이상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2년 연속 지속되거나 완전 자본잠식이 되면 상장폐지까지 될 수 있다. 이러한 자본잠식 기업들은 자본잠식을 해결하기 위해 감자 후 유상증자를 하는 경우가 많기에 유의할 부분이다.
분식회계 하는 기업을 쉽게 찾는 방법도 있다. 분식회계는 주로 매출채권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매출채권 회전일수를 살펴봄으로 우량기업과 부실기업을 가릴 수 있다. 소위 매출채권 회전일수는 제품을 판매하고 현금을 회수하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이다. 구하는 공식은 [365일/(매출액/매출채권)]인데 일반적으로 매출채권회전일수는 짧을수록 좋으나 업종별로 다르기 때문에 동일업종 내에서 비교방식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매출채권회전일수가 평소와는 달리 갑자기 높아지게 된다면 위험신호로 받아들이고 그 원인을 찾는데 주력해야 된다.
앞서 살펴 본 재무제표 항목 중 자본은 주주로부터 조달한 자본금과 자본잉여금, 그리고 사업으로 번 돈인 이익잉여금으로 구성된다. 자본구성항목을 보고 우량기업과 부실기업을 가릴 수도 있다. 우량기업의 자본구조는 ‘자본총계(자본) > 이익잉여금 > 자본잉여금’ 순이다.
이익잉여금과 자본총계가 꾸준히 늘어나는 기업이 바로 우량기업의 조건이다. 회사가 흑자를 지속하면 이익잉여금이 꾸준히 늘어나기 때문이다. 반면 자본잉여금이 늘면서 자본금이 늘어난 기업은 유상증자 등과 같이 주주들에게 손을 벌린 경우라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이익잉여금이 수년간 제자리걸음이나 마이너스(-)인 경우에는 투자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익조정이나 분식회계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외상매출금 또는 재고자산이 비정상적으로 급증하지는 않는지도 체크(Check)해봐야 한다. 특히 서비스(Service)업종에서는 외상매출금의 급증에 유의하자.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는데도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경우도 있는데 이는 정상적인 경우가 아니다.
감가상각 연수의 변경(주로 확대)으로 감가상각비용을 적게 잡아 이익을 확대시킬 수도 있다. 이는 불법은 아니지만 이익의 질이나 이익증가의 사유를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반드시 체크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 영업현금흐름-투자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경우이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으로 투자가 수행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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