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9승1패' 당연했다…'곽빈 붕괴→홈런 오심→이승엽 퇴장' 두산 애쓰고 자멸[잠실 게임노트]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두산 베어스 상대로 6연승 행진을 달렸다. 올 시즌 상대 전적은 무려 9승1패로 삼성의 절대 우세다.
삼성은 1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과 팀간 시즌 10차전에서 9-5로 역전승했다. 2위 삼성은 3연승을 달리면서 시즌 성적 47승38패2무를 기록했고, 3위 두산은 시즌 성적 47승41패2무에 그쳐 삼성과 1경기차가 됐다. 삼성은 지난 5월 1일 잠실 경기부터 두산 상대 6연승을 질주하며 두산에 사자 공포증을 제대로 심어줬다.
삼성은 김지찬(중견수)-류지혁(2루수)-구자욱(좌익수)-김영웅(3루수)-이성규(우익수)-박병호(1루수)-윤정빈(지명타자)-이병헌(포수)-안주형(유격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백정현이었다.
백정현은 지난달 23일 대구 두산전(5이닝 3실점, 10-4 승)에 이어 2경기 연속 두산전 승리를 책임졌다. 5이닝 88구 5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4탈삼진 4실점(2자책점)을 기록해 시즌 2승째를 챙겼다. 이후 최지광(1이닝)-김재윤(2이닝)-이승현(1이닝)이 이어 던지면서 승리를 지켰다.
두산은 정수빈(중견수)-허경민(3루수)-헨리 라모스(우익수)-양의지(지명타자)-김재환(좌익수)-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김기연(포수)-박준영(유격수)으로 맞섰다. 선발투수는 국내 에이스 곽빈이였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삼성전 5연패를 끊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곽빈을 후반기 첫 시리즈부터 활용하지 않고 삼성과 주말 3연전 1선발로 내세운 것과 관련해 "(곽)빈이는 전반기 열흘 말소된 뒤에 2차례 아주 좋은 피칭을 하고 전반기를 끝냈다. 그래서 5일 쉬고 던지면 그저께 나설 수 있었지만, 이틀 정도 더 쉬게 했다. 이제는 시즌 끝날 때까지 책임지고 로테이션에서 빠지지 않고 좋은 피칭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빈이가 그만큼 우리한테는 중요한 선수고, 이렇게 쉬지 않으면 다음부터는 등판을 조금 조절해 줄 수가 없다. 이게 마지막 배려가 아닐까 싶어서 시즌 끝날 때까지 본인 컨디션을 잘 유지해서 로테이션을 지켜주면 좋을 것 같아 판단했다"고 했다.
그러나 곽빈은 사령탑의 배려에 전혀 보답하지 못했다. 곽빈은 3⅓이닝 77구 5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2탈삼진 6실점(5자책점)에 그치면서 시즌 7패(7승)째를 떠안았다. 77구 가운데 볼이 35개에 이를 정도로 제구가 전혀 되지 않았다. 두산은 지난 10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선발 김민규가 2⅓이닝 5실점, 11일 수원 kt전에서는 선발 김유성이 2이닝 1실점으로 고전해 이미 불펜에 과부하가 걸린 상태였는데 곽빈마저 무너지면서 불펜 총력전을 피하기 어려웠다.
삼성은 1회초 선두타자 김지찬이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선취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다음 류지혁 타석 때 2루를 훔친 김지찬은, 류지혁이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날 때 3루까지 갔다. 이어 구자욱이 2루수 땅볼로 타점을 올려 1-0이 됐다.
두산이 곧장 반격했다. 1회말 2사 후 라모스가 3루수 김영웅의 땅볼 송구 실책으로 출루하는 바람에 실점했다. 삼자범퇴 기회를 놓친 백정현은 다음 타자 양의지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김재환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해 1-1이 됐다. 이어 우익수 이성규의 홈 송구 실책이 나왔고 그 틈에 1루주자 양의지까지 2루와 3루를 돌아 홈까지 들어와 1-2로 뒤집혔다.
두 팀은 치열하게 점수를 주고받았다. 2회초 곽빈이 또 선두타자 박병호를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어진 2사 2루에서 안주형이 좌중간 적시타를 때려 2-2가 됐다.
그러자 2회말 선두타자 강승호가 똑같이 볼넷을 얻으며 반격했다. 다음 타자 김기연이 희생번트를 시도했는데, 선행주자 강승호가 2루에서 잡히면서 투수 땅볼로 1사 1루가 됐다. 백정현은 고비를 잘 넘기나 싶었는데 박준영에게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적시 3루타를 얻어맞아 2-3 리드를 내줬다.
3회초에는 이성규가 큰 한 방을 휘둘렀다. 2사 후 김영웅이 볼넷으로 출루한 상황. 이성규가 좌월 투런포를 터트려 순식간에 4-3으로 뒤집었다. 시속 151㎞짜리 직구를 스트라이크존 낮게 던졌는데, 이성규의 방망이에 제대로 걸렸다. 3회말 선두타자 라모스가 똑같이 왼쪽 담장 너머로 시즌 10호 아치를 그리면서 4-4 균형을 맞췄다. 라모스는 백정현의 체인지업을 걷어 올렸다.
4회초 이승엽 감독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 곽빈이 선두타자 윤정빈을 볼넷으로 내보내고, 이병헌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무사 1, 2루가 됐다. 안주형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가 되자 좌완 이병헌으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좌타자 김지찬을 우타자 이재현으로 바꾸면서 맞불을 놨다.
두 팀 감독이 승부수를 던진 가운데 결론은 너무 쉽게 났다. 패스트볼이 나오면서 두산으로선 허무하게 3루주자 윤정빈이 득점해 5-4로 뒤집었다. 1사 3루로 상황이 바뀌자 이재현은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쳐 6-4로 거리를 더 벌렸다.
대타 강민호가 두산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은 쐐기포를 터트렸다. 8회초 선두타자 박병호가 볼넷으로 출루한 상황. 윤정빈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자 1사 1루에서 두산은 김명신에서 박치국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그러자 삼성은 대타 강민호 카드를 꺼냈다. 강민호는 박치국의 초구 싱커가 스트라이크존 중앙 높이 들어오자 왼쪽 담장 너머로 보냈다. 8-4 승리에 쐐기를 박는 강민호의 시즌 7호포였다.
8회말 복잡한 상황 속에서 두산이 한 점을 따라붙었다. 선두타자 양석환이 가운데 담장 상단 노란색 바를 때리는 3루타를 날렸다. 이때 최영주 2루심이 홈런 콜을 하면서 두 팀 모두 혼란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양석환은 일단 홈까지 질주했고, 2루심의 적극적은 홈런 콜에 중계 플레이를 이어 가려면 삼성 중견수 이성규는 동작을 멈췄다. 노란색 바를 맞고 그라운드 안으로 들어온 타구는 홈런으로 인정되지 않는데, 2루심이 규정을 착각한 결과였다.
삼성 벤치는 당연히 비디오판독을 신청했고, 판독 결과 홈런이 아닌 것으로 번복됐다. 심판진은 상의 끝에 양석환이 충분히 3루까지 갈 수 있었던 타구로 보고 3루타로 인정했다. 이때 이승엽 감독이 비디오판독 결과에 항의하면서 퇴장했고, 경기는 무사 3루 상황에서 재개됐다. 1사 후 김기연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쳐 8-5로 좁혀졌으나 경기를 뒤집기는 역부족이었다. 삼성은 9회초 전병우의 1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9-5로 달아나면서 두산의 막판 추격 의지마저 꺾었다.
한편 두산 관계자는 이승엽 감독의 항의 내용과 관련해 "이승엽 감독은 끝까지 플레이했는데 왜 홈런이 아닌지 물었다. 지난해 7월 26일 롯데전에서 조수행이 스트라이크아웃낫아웃 삼진을 당했는데, 조수행이 '파울'이라는 심판의 콜에 안 뛰었다. 비디오판독 결과 조수행이 아웃됐고, 당시 심판진이 '끝까지 플레이를 하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양석환이 끝까지 홈까지 뛰었는데, 비디오판독 결과 홈런이 아니라고 하고 심판 재량으로 재배치해 3루로 보냈다. 그것을 항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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