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10득점 대폭발’ KIA 만나면 힘내는 SSG, 헤드샷 악재 딛고 승리… KIA 6연승 종료 [광주 게임노트]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올 시즌 선두 KIA를 상대로 전적에서 앞서는 두 팀 중 하나인 SSG가 또 KIA를 잡고 5할 승률 위로 올라왔다. 2위권 팀들을 상대로 한 6연전을 모두 쓸어담고 기세를 올렸던 KIA는 연승 행진이 끝났다.
SSG는 1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와 경기에서 5회까지만 10안타-7볼넷 14득점으로 대폭발한 타선을 등에 업고 14-6으로 이겼다. SSG(44승43패1무)는 올 시즌 KIA와 상대 전적에서 7승3패의 우위를 점하며 2연승으로 5위 자리를 지켰다. 반면 리그 KIA(51승34패2무)는 경기 초반 열세를 만회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SSG 선발 오원석으로는 아찔하면서도 아쉬운 마무리였다. 오원석은 이날 2⅓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볼넷만 두 개를 내주며 나름 호투 중이었다. 하지만 팀이 10-0으로 앞선 3회 1사 후 최원준에게 던진 몸쪽 패스트볼이 헬멧을 강타하며 이른바 ‘헤드샷’ 규정에 의해 퇴장 당했다. 승리투수 요건을 챙길 가능성이 높은 경기에서 아쉬운 퇴장이었고, 그나마 최원준이 크게 다치지 않아 다행이었다. 투구 수는 단 33개였다.
몸도 제대로 풀지 못하고 올라온 두 번째 투수 최민준이 1⅔이닝 동안 5피안타(2피홈런) 5실점으로 부진했으나 점수차가 워낙 크게 벌어진 상황이었고, 5회 마운드에 오른 한두솔이 6회까지 2이닝 1실점으로 정리하면서 KIA의 추격 흐름을 끊어줬다. 서진용이 1⅔이닝 2피안타 무실점, 그리고 남은 이닝은 백승건이 정리했다.
타선은 너나 할 것 없이 잘 터졌다. 홈런은 없었지만 집중타가 돋보였다. 최지훈이 6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추신수가 4타수 2안타 1볼넷 2타점 1득점, 최정이 4타수 1안타 1볼넷 2득점, 에레디아가 4타수 3안타 3타점 1볼넷 2득점, 고명준이 5타수 1안타 2타점, 한유섬이 4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 2득점, 정준재가 3타수 1안타 1볼넷 2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고른 활약을 펼쳤다.
반면 KIA는 선발 황동하가 2회까지 잘 던지다 3회 들어 급격하게 무너지며 힘을 쓰지 못했다. 황동하는 이날 2⅓이닝 동안 5피안타 3볼넷 3탈삼진 8실점(5자책점)으로 부진했다. 투구 수는 73개였다. 실점과 자책점에서 보듯이 수비 지원도 받지 못했다. 두 번째 투수 김사윤도 1⅔이닝 4피안타 3볼넷 5실점으로 힘을 쓰지 못했다. 김도현이 3이닝 1실점으로 분전했지만 팀 타선의 지원이 없었다.
타선은 나름대로 자기 몫을 했으나 마운드가 허용한 점수가 너무 많았다. 이창진이 4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 김도영이 3타수 1안타 1득점, 김선빈이 4타수 1안타(1홈런) 3타점, 변우혁이 4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김태군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최원준이 2타수 1안타 1볼넷 기록했다.
경기는 SSG가 한 이닝에 무려 10점을 뽑은 3회부터 추가 기울기 시작했다. SSG는 3회 안타와 볼넷으로 기회를 만들었고 추신수 에레디아의 적시타가 나오면서 앞서 나갔다. 이후 박성한 타석에 나온 병살 기회에서 오히려 김선빈의 실책이 나오면서 이닝이 이어졌고, 결국 SSG는 이후 7점을 더 뽑으며 3회에만 10점을 냈다.
SSG는 4회 3점을 더 추가해 KIA의 백기를 받아내는 흐름으로 갔다. KIA는 4회 김선빈과 김태군의 홈런으로 5점을 추격하고 불씨를 되살렸으나 SSG는 5회 1점을 더 뽑으며 KIA의 추격 흐름 자체를 끊어놓는 등 결국 이 점수차를 착실하게 지키면서 승리를 거뒀다.
◆ 필승조 못 나오는 KIA, 한유섬 7번 배치 SSG… 상성의 싸움 시작
이범호 KIA 감독은 최근 팀이 6연승, 그것도 2위권 팀인 삼성·LG를 상대로 거두기는 했지만 지나간 경기는 지나간 경기라면서 현재 팀에 여유가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단정했다. 특히 SSG를 상대로는 경기를 잘 못 풀어나갔다면서 잔뜩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이날은 팀의 필승조였던 전상현 장현식이 휴식차 나오지 못하는 날이었고, 최근 부진했던 최지민은 경기력 조정차 2군으로 내려간 상황이었다.
이 감독은 이날 선발로 나서는 황동하가 5이닝 이상을 던져줄 것으로 기대하는 동시에 최근 등판하지 않아 나름대로 힘이 있었던 선수들을 최대한 동원해 불펜 운영을 해보겠다는 구상을 드러냈다. 최지민이 빠진 좌완 셋업맨 자리로는 곽도규 이준영 김대유를 상황에 따라 쓰며 메워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날 KIA는 이창진(좌익수)-박찬호(유격수)-김도영(3루수)-나성범(지명타자)-김선빈(2루수)-소크라테스(중견수)-변우혁(1루수)-김태군(포수)-최원준(우익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선발로는 황동하가 나섰다. 황동하는 시즌 14경기(선발 10경기)에서 4승3패 평균자책점 4.53을 기록 중이었다. 선발로 나선 10경기의 평균자책점은 5.25, 최근 5경기는 2승1패 평균자책점 4.91, 그리고 올 시즌 SSG를 상대로는 2경기에서 9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4.82를 기록했다.
주중 롯데와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달성한 SSG는 이날 최지훈(중견수)-추신수(지명타자)-최정(3루수)-에레디아(좌익수)-박성한(유격수)-고명준(1루수)-한유섬(우익수)-김민식(포수)-정준재(2루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최근 잘 맞은 타구가 수비에 잡히며 생각이 많아진 한유섬을 7번으로 내려 여유를 주고, 광주와 KIA에 강한 박성한을 5번 타순에 둬 최정 에레디아 뒤에서 해결사 몫을 기대하는 라인업이라고 소개했다.
선발로는 오원석이 나섰다. 오원석은 시즌 18경기(선발 17경기)에서 5승5패 평균자책점 4.15를 기록 중이었다. 최근 5경기에서는 1승2패 평균자책점 2.84로 좋은 흐름을 이어 가고 있었고, 올 시즌 KIA를 상대로는 1경기에서 5이닝 2실점, 통산 KIA를 상대로는 11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4.53을 기록했다. 이 감독은 오원석의 투구 레벨이 많이 올라왔다면서 아웃카운트 1~2개만 더 잡아주면 불펜 운영에 조금 더 여유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냈다.
◆ SSG 3회 10득점 실화냐… 무너진 KIA, 황동하 난조에 김선빈 실책까지
경기는 2회까지 0-0 팽팽한 흐름으로 흘렀다. 하지만 SSG가 3회 빅이닝의 기준까지 넘어서는 10득점을 폭발하면서 경기가 한순간에 SSG쪽으로 기울었다.
SSG는 3회 1사 후 정준재가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포문을 열었다. 이어 최지훈이 우전 안타로 뒤를 받쳐 1사 1,2루를 만들었고, 추신수가 내야를 살짝 넘겨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터뜨리며 선취점을 뽑았다. SSG는 이어 최정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다시 베이스를 꽉 채웠다.
SSG는 1-0으로 앞선 1사 만루에서 에레디아가 풀카운트에서 2타점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귀중한 추가점을 뽑았다. 여기서 KIA의 치명적인 실책이 나왔다. 박성한의 타구가 2루수 김선빈 앞으로 왔다. 약한 타구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김선빈의 수비 범위 안에 있었던 공이었다. 하지만 김선빈이 너무 병살을 먼저 생각했던 탓인지 공을 한 번에 포구하지 못해 1루 주자 에레디아와 타자 주자 박성한이 모두 살았다.
이닝이 끝날 수도 있었지만 만루가 됐고, SSG는 고명준이 좌측 담장까지 가는 2루타를 터뜨려 2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 들여 5-0으로 달아났다. 이어 한유섬이 볼넷을 골랐고, 김민식의 밀어내기 볼넷과 정준재의 2루 땅볼 때 1점씩을 더 추가했다. SSG는 7-0으로 앞선 2사 1,3루에서 최지훈이 우익수 방면 2타점 3루타를 쳐 9-0으로 달아났고, 추신수가 좌전 적시타를 치며 기어이 한 이닝 10득점을 채웠다.
SSG는 변수를 맞이했다. 10-0으로 앞선 3회 1사 오원석의 패스트볼이 손에서 빠져 최원준의 머리를 맞힌 것이다. 다행히 정면으로 맞은 건 아니라 최원준의 부상 정도는 심하지 않아 보였으나 규정에 따라 자동 퇴장됐다. 10-0으로 앞선 3회에서 잘 던지고 있던 선발 투수를 내릴 상황은 아니었다. 그래서 SSG는 불펜에 대기하고 있는 투수가 없었고, 부랴부랴 최민준이 마운드에 올랐다. 일단 최민준이 두 타자를 처리하고 3회 위기를 넘겼다.
SSG는 10-0으로 앞선 4회 선두 에레디아와 박성한이 연속 볼넷을 골랐다. 고명준이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한유섬이 우익수 옆 적시 2루타를 쳐 에레디아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어진 1사 2,3루에서 김민식의 2루 땅볼 때 1명의 주자가 더 들어왔고, 정준재가 중전 적시타를 쳐 13-0까지 달아나 승리를 목전에 두는 듯했다.
◆ 홈런 터진 KIA 추격, 하지만 SSG는 그 흐름을 빨리 끊었다
13점차 열세에서도 주전 선수들을 제외하지 않은 KIA는 추격을 개시하며 챔피언스필드를 들썩이게 했다. 0-13으로 뒤진 4회 선두 김도영이 좌측 펜스를 향하는 총알 같은 2루타를 쳤고, 나성범이 볼넷을 골랐다. 여기서 김선빈이 좌측 담장을 넘기는 추격의 3점 홈런을 터뜨려 흐름을 바꿨다.
KIA는 이어 소크라테스가 볼넷을 골라 그 흐름을 이어 갔다. 다만 변우혁의 병살타가 아쉬웠다. KIA가 변우혁의 병살타 이후 김태군의 솔로홈런, 최원준의 2루타, 이창진의 좌전 적시타를 연이어 터뜨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아쉬웠다. KIA는 4회에 5점을 쫓아가며 간격을 8점으로 좁혔으나 여전히 갈 길이 멀었다.
SSG가 그 추격의 흐름을 비교적 빨리 끊어낸 것도 주효했다. SSG는 5점을 허용한 직후인 5회 선두 추신수가 볼넷을 골라 출루했고, 1사 1루에서 에레디아가 가운데 담장까지 날아가는 적시 2루타를 쳐 1점을 추가했다. 단순히 1점이 중요한 게 아니라 KIA의 흐름을 다시 주저앉혔다는 게 중요했다. SSG는 세 번째 투수인 한두솔이 5회 김도영과 나성범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고 김선빈까지 3루 땅볼로 처리하면서 불씨를 진화하기 시작했다.
KIA는 6회 1사 후 변우혁이 좌월 솔로홈런을 쳐 6-14까지 따라갔지만 8점의 간격이 여전히 컸다. SSG가 점수를 추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KIA는 7회 상대 실책에 힘입은 득점권 기회를 잡았으나 이 또한 살리지 못하며 SSG의 굳히기 흐름으로 이어졌다. 산술적으로 뒤집기 어려운 경기가 되자 KIA는 김도영을 시작으로 나성범 소크라테스 박찬호 등 주전 선수들을 차례로 교체하며 다음 경기를 기약했다. SSG는 경기 끝까지 추가점을 뽑지는 못했으나 KIA도 더 추격할 만한 힘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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