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심장’ 대구서도 ‘닥공’한 원희룡… ‘맞불’ 삼간 한동훈

유태영 2024. 7. 12.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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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는 12일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TK) 당원·지지자들을 상대로 한 합동 연설회에서도 한동훈 후보 때리기를 이어갔다.

나 후보는 연설에서 "우리가 서로 헐뜯고 싸울 만큼 한가한 상황인가"라며 원·한 후보에게 자제를 촉구하면서도 한 후보를 에둘러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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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대구·경북 합동 연설회서
세 후보 일제히 한동훈 때리기
나경원 “자기 살자고 금기어 함부로 쓰는 후보 있어”
윤상현 “두 후보, 지난 총선서 이재명에 패한 분들”
元 후보 “적과 화해 주선하는 자, 바로 그가 배신자”
韓 후보, 연설문서 元 비판 넣었다가 빼… 대응 삼가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는 12일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TK) 당원·지지자들을 상대로 한 합동 연설회에서도 한동훈 후보 때리기를 이어갔다.

나 후보는 연설에서 “우리가 서로 헐뜯고 싸울 만큼 한가한 상황인가”라며 원·한 후보에게 자제를 촉구하면서도 한 후보를 에둘러 비판했다. 나 후보는 “제가 탄핵 막겠다고 했더니 어떤 후보가 ‘공포 마케팅 하지 말라’고 하더라”며 “이거 한가한 소리 아닌가”라고 했다. 이어 “자기 살자고 당무개입이니 국정농단이니 금기어를 함부로 쓰는 후보가 있다. 그런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당정파탄이다”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연설에서 ‘의성의 아들’, ‘박정희 정신’ 등을 강조하며 TK 표심을 파고 드는 데 주력했지만, 연단을 내려와 기자들과 만나서는 원·한 후보를 두고 “두 분은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에게 패한 분들”이라며 “자칫 전당대회가 대권 후보들의 격론의 장이 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대표 후보들이 12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대구ㆍ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동훈·원희룡·윤상현·나경원 당 대표 후보. 연합뉴스.
원 후보의 발언은 훨씬 수위가 셌다. 그는 연설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누군가는 인생의 화양연화였는지 몰라도 우리는 모두 지옥을 겪었다”, “민주당 탄핵열차 벌써 출발했는데, 바보 같이 아직도 채 상병 특검을 받아야 된다고 한다”며 한 후보를 정조준했다.

그는 영화 ‘대부’에 나오는 대사를 인용해 “적과 화해를 주선하는 자가 있다면 바로 그가 배신자다”라고 하기도 했다. 

한 후보는 직접 대응을 삼가는 모습이었다. 사전 배포한 연설문에는 원 후보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지만, 실제 연설에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 후보는 30대 조지연 의원이 경북 경산에서 최경환 후보를 꺾은 것을 언급하며 ‘보수의 새로운 변화’를 강조했다. 또 총선 기간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 선거운동 기간 목 관리와 영양 보충 등에 관한 조언을 들었다며 “너무 따뜻하게 맞아줘 감동했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표 한동훈 후보와 원희룡 후보가 12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대구ㆍ경북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후보는 연설 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도 생략했다. 한 후보와 가까운 국민의힘 의원은 “네거티브(흑색선전)를 안 하려고 하는데 (기자들이) 물어보면 답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비난받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이날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합동연설회는 당원과 지지자 약 3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전체 당원의 20.6%가 몰려있고 전당대회 투표율도 가장 높은 지역인 만큼 지지자 간 신경전도 치열했다. 한 후보가 연설회장에 입장할 때 상대 후보 지지자들이 “배신자”라고 연호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대구=유지혜 기자, 유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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