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나인 "꾸준하면 강해지는 RPG 근본 되찾다"
"로드나인은 로드나인만의 날카로운 칼날을 갖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로드나인'을 2시간 가량 즐기며 든 소감이다. 6시간 동안 세 차례 연장 점검, 예상과 다른 유료 아바타의 인게임 능력치 등 게임 시작 전부터 잡음이 많았던 로드나인이다. 기대했던 많은 이들이 우려를 표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우여곡절 끝에 서버가 열리고 난 뒤, 직접 게임을 플레이해보니 경쟁 MMORPG 중에서는 꽤 상급의 게임성을 보였다 최근 젊은 세대에게 인기 있는 장르는 아니지만, 경쟁 MMORPG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꽤 적절한 선택이다.
최근 출시되는 MMORPG 급의 그래픽 퀄리티는 아니다. 게임의 외관만 보면 "이거 최신 게임 맞나"라는 의구심이 든다. 기자가 로드나인을 높게 평가한 이유는 그래픽이 아니다. 기존 경쟁 MMORPG와 비교했을 떄 성장의 요소가 상당히 다양한 덕분이다.
유료 아바타에 붙은 높은 옵션 수치가 '옥에 티'로 작용하긴 한다. 많은 유저들이 지난 쇼케이스를 '사기'라고 손가락질하는 이유다.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과감한 슬로건을 내건 만큼 유료 아이템에 인게임 옵션이 담겨있으리라곤 생각하지 못했을 테니 말이다.
기자도 그 중 한 명이었다. 들어가봤자 자사 게임 '로스트아크'처럼 미미한 수치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로드나인은 정도가 과했다. 공격 속도 50%, 시전 속도 15% 등 핵심 스탯 증가에다가 그 수치도 높다.
아바타는 유저들이 분명 실망할 요소가 적지 않다. 다만, 나머지 요소들은 상당히 훌륭하다. PvP 위주의 경쟁 MMORPG를 즐기던 이들에게는 기존과는 다른 방향성으로 적잖이 당황할 수도 있다.
■ 로드나인만의 비대칭 전력 '다양한 성장요소'
로드나인 등급 별 아바타를 제외하면 '플레이 투 윈' 비중이 높다. 소위 '내실'이라고 부르는 요소들 말이다. 꾸준히 게임을 하고, 콘텐츠를 즐기며 자연스럽게 강해지는 그런 요소들이다. 기존 경쟁 MMORPG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무기 특성, 어빌리티, 마스터리, 성물, 탈것 장비, 그리고 호문까지 다양한 요소에 캐릭터 성장 관련 능력들을 넣어놨다. 성장 그래프는 상당히 완만하다. 이는 여타 내실 콘텐츠와 유사한 형태다. 조금씩이지만 꾸준히 쌓였을 때의 차이는 엄청나다.
로드나인은 아바타 외에는 지름길을 만들어놓지 않았다. 꾸준한 플레이를 권장한다. 기자가 높게 평가한 이유다. 아바타가 눈에 걸리지만 전체를 봤을 때 캐시샵에서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요소는 찾아보기 힘들다.
캐릭터 레벨 성장이 아닌, 무기 별 마스터리 레벨 성장을 채택했다는 점이 재미있다. 특정 무기를 사용해 특정 행위를 했을 때 경험치를 얻는 방식이다. 기본 공격 적중 시, 몬스터 처치 시, 치명타 공격 적중 시 이렇게 세 요소가 대표적인 성장 방식이다.
즉, 하나의 무기를 꾸준히 사용했을 때 어드밴티지가 생긴다. 이 마스터리 시스템은 다른 성장 요소들에 연쇄작용을 일으킨다. 무기 특성 포인트를 얻고, 그 포인트로 각 무기 스킬을 올린다.
개발진은 최소 2개 무기를 기반으로 스왑을 활용해 각 유저마다의 플레이스타일을 적립하길 원했다. 오픈 초이기에 어떤 식으로 작용할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직업 제한 같은 것들이 없기에 다양한 무기를 돌려가며 써보는 재미는 확실하다.
튜토리얼 보상으로 모든 무기 별로 최소 1개 이상은 주기에 무기를 사기 위해 쓸데없는 지출을 할 필요가 없다. 추후에는 특정 마스터리 조합에 따른 '히든 직업'도 나온다고 하니 기대해 봄직하다.
로드나인은 여타 경쟁 MMORPG에는 없는 비대칭 전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취향이 맞는 게이머라면 로드나인을 상당히 재밌게 즐길 수 있다.
■ 전투 특징은 '글로벌 쿨 다운'
전투는 여타 경쟁 MMORPG와 큰 차이 없다. 우선 선판정이다. 컨트롤 여하에 따른 격차를 줄이고, 컨트롤을 못하는 유저들을 배려하기 위함이다. 대신 타깃팅과 논타깃팅 스킬을 적절하게 섞어 컨트롤 재미를 넣었다.
선판정은 일장일단이 있다. 개발진이 말한 것처럼 컨트롤 격차를 줄이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그만큼 컨트롤하는 재미의 비중이 적어진다. 공격모션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이미 피격된 것으로 판정돼 대미지가 들어오는 구조적인 원인 탓이다.
후판정 중심의 실시간 게임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는 불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경쟁 MMORPG 유저들의 평균 연령은 타 장르에 비하면 높은 편이다. 장르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적절한 선택이다.
다만, 글로벌 쿨 다운(GCD)를 넣었어야 했는지는 의문이다. GCD는 와우나 파이널판타지14를 즐기는 이들에겐 익숙한 시스템일 것이다. 모든 기술이 동시에 일정시간 쿨타임이 걸리는 방식이다. 로드나인의 GCD 간격은 2초다.
로드나인은 최대 8개 스킬을 핫바에 등록할 수 있다. 이는 GCD 시스템을 채택할 만큼 많은 스킬 수가 아니다. 초반임을 감안해야하겠지만, 전투가 루즈하게 흘러간다. 한 번에 버스트를 넣는 손맛도 비교적 떨어진다.
스킬의 타격감이나 사운드 등은 훌륭하다. 하지만 선판정과 GCD로 인해 '전투의 재미' 자체는 떨어진다. 개발진이 GCD를 허투로 넣진 않았겠지만, 오픈 단계에서는 그 의미를 찾기 어려웠다.
■ 다소 아쉬운 그래픽과 최적화
그래픽은 다소 아쉽다. 이에 대해서는 개발진도 반박하긴 어려울 것이다. 기자의 경우 그래픽 품질 '매우 높음', 해상도 '높음'으로 플레이했다. 하지만 컷신을 비롯해 캐릭터 및 배경 주변이 자글자글 일어나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이 문제는 밝은 부위를 비출 때 그 정도가 심했다. 플레이에 직접적인 문제를 일으키진 않지만 캐릭터를 오랜 시간 보는 MMORPG 특성 상 확실히 눈에 거슬린다. 이 문제는 해결이 필요해 보인다.
최적화 및 서버 문제는 서비스 초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CPU를 거의 40~50%나 잡아먹는다. 트리플 A급 게임만큼이나 많이 잡아먹는다. 자동사냥 등을 이유로 켜놓는 경우가 많은 게임인데, PC에 상당한 부하를 가져온다.
서버는 6시간 점검했어도 원활하게 해결되진 못했다. 약 2시간 가량을 플레이하는 동안 '서버와의 접속이 끊어졌다'라는 문구와 함께 계속 로비로 튕겨졌다. 오픈 첫날 기준 원활한 게임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물론 스마일게이트가 '로스트아크'를 비롯해 라이브 서비스 운영 노하우가 충분하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이 같은 문제는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명확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이 빠르게 이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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