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의 로보틱스 편입에 “일반주주 수익 기회 박탈” 반발도

안승진 2024. 7. 12.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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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한 것에 대해 일반주주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고경범 연구원은 "두산로보틱스, 두산밥캣은 상대적으로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지만 두산에너빌리티는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편으로 기타 주주가 반대할 경우 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무산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특히 두산밥캣은 두산그룹 내에서 이익 기여도와 현금흐름이 양호한 종목으로 해당 종목을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로 이전하는 것에 대한 주주저항이 존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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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한 것에 대해 일반주주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소형 장비분야에서 매년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는 알짜기업 두산밥캣이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인적분할한 뒤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편입된다는 내용에 각사 주가는 요동쳤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 주가는 이날 23.92% 급등한 10만57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두산밥캣이 자회사로 편입된다는 소식에 두산로보틱스의 재무안정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반면 두산밥캣이 분할되는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오전 중 8% 넘게 하락하다 4.35% 떨어진 2만9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두산그룹. 두산그룹 제공
두산밥캣의 주주들은 상장폐지 계획에 이변이 없을 시 시가를 기준으로 두산로보틱스의 주식을 교환하거나 주당 5만459원으로 매수청구를 할 수 있다. 두산밥캣의 이날 주가는 5% 오른 5만4600원으로 마감했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날 논평을 통해 두산의 지배구조 개편이 “자본시장법의 상장회사 합병비율 조항을 최대로 악용한 사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알짜인 두산밥캣을 떼어내는 두산에너빌리티의 70% 일반주주들도 당황스럽겠지만 연 매출이 10조원에 육박하고 영업이익이 1조3000억원이 넘는 상장사 두산밥캣의 과반수인 54% 일반주주들은 어떤 상황에 처하는 것인가”라며 “매출규모가 두산밥캣의 183분의 1인 530억원에 불과하고 무려 192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두산로보틱스와 같은 기업가치로 주식을 바꿔야하는 충격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포럼은 상장사 계열사 합병에서 기업 가치를 시가를 정하도록 강제한 자본시장법이 이 같은 사태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포럼은 “지배주주가 사실상의 의사결정을 하는 계열사 사이에서 지배주주에 가장 유리한 시기와 시가를 기준으로 합병 또는 주식교환이 이뤄지면서 그 과정에서 일반주주들은 회사성장에 따른 수익의 기회를 박탈당하는 일이 반복됐다”며 “이게 바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의 민낯”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주주에 대한 일반적인 충실의무, 보호의무도 없으니 두산밥캣의 이사가 아무리 이 상황이 상식적으로 부당하다고 생각해도 ‘이런 가격과 시기에 엄청난 고평가 테마주인 로보틱스 주식과 교환하는 것은 안 된다’고 말할 법적 근거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일부 증권가에서도 두산밥캣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며 투자의견을 하향했다. 삼성증권은 이날 두산밥캣의 목표주가를 매수청구가인 5만500원으로 내리고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내렸다. 한영수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시장은 복합기업 및 지주사보다 순수 영업회사를 선호한다”며 “두산밥캣 주주 입장에서는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도 “두산밥캣 주주 모두가 주식교환에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두산밥캣은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안정적인 실적 및 꾸준한 배당 등에 이끌린 투자자들이 많은 반면, 두산로보틱스의 투자자들은 높은 성장기대감에 주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주주 반대에 따라 개편안이 거절될 가능성도 제시했다. 고경범 연구원은 “두산로보틱스, 두산밥캣은 상대적으로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지만 두산에너빌리티는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편으로 기타 주주가 반대할 경우 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무산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특히 두산밥캣은 두산그룹 내에서 이익 기여도와 현금흐름이 양호한 종목으로 해당 종목을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로 이전하는 것에 대한 주주저항이 존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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